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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비자 분실해놓고 ‘無대책’ 일관 ‘비자불감증’ 만연
고객에게 알리지 않고 보상도 외면 / ‘여행사 운영’ 비자센터도 업무 ‘먹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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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TN 강세희 기자 marketing@gtn.co.kr
- 게시됨 : 2016-10-20 오후 7:28:53 | 업데이트됨 : 4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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곪아있던 비자 문제가 재점화되고 있다. A 여행사 직원이 지난 15일 장가계로 떠나는 공항길에서 단체 비자를 분실해 화제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와 비슷하게 은폐돼 있던 사례들이 하나둘씩 적발되고 있는 것이다.A 여행사에서 지난 15일 벌어진 사건은 이미 업계에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리는 대목은 해당 직원이 6명의 단체비자를 분실해 출국 거부를 당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해당 여행사의 태도다. 해당 직원이 장가계 출발 40분전까지 비자를 분실했다고 손님들에게 이실직고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휴일을 핑계로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보상해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A 여행사 측은 피해자들의 요구 조건을 수용하기 위해 해당 경위를 파악 후 이에 응하는 배상액을 지급할거란 입장이다.
B 여행사 역시 지난 7월 중국 홈쇼핑 상품과 관련해 잡음이 일고 있다.
지난 7월 김해공항에서 출발하는 북경여행을 앞두고 B 여행사 직원이 한 고객에게 가장 먼저 여행계약이 됐다는 이유로 단체 비자를 이양했다는 것이다. 점입가경으로 여행하는 동안까지 16명의 단체 비자를 보관하라며 하수인 취급을 했다고 전해진다. 여기에 ‘단체비자는 원래 가장 먼저 예약한 고객이 책임을 지는 것이 관례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이같은 사례들의 공통점은 우리나라 여행업계가 이른바 ‘비자불감증’을 앓고 있음을 보여준다. 평시에 안전에 대해 무감각하게 느끼는 ‘안전불감증’처럼 비자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 하고 죄의식까지 상실해버린 모양을 뜻한다.오히려 ‘휴일이라 바로 처리가 불가능하다’, ‘단체비자는 달랑 A4 용지이기 때문에 본래 분실하는 것이 비일비재하다’라고 변명하며 적반하장식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때 여행사에 몸담은 한 관계자는 “특히나 중국 상품의 경우 노인 손님들이 많은데 이것저것 요구하는게 많아 비자를 쉽게 분실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며 “워낙 여행사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라 전액 환불로 입막음을 하는 등 은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여행사에서 운영되고 있는 비자센터 역시도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하지만 본지가 취재한 결과 대형여행사의 비자센터의 경우 전화연결은 고사하고 사이트 및 모바일 접수까지 먹통을 일으키는 형국이다. 중소여행사 역시 비자 관련팀을 따로 두거나 직원들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에 대한 실시를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중국 비자가 정부 차원에서 간소화될 필요성이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모 비자기업 관계자는 “여행사들도 그들의 부주의에 대해 각성해야 하지만 비자관련 업체들마저도 중국 비자발급 제도 자체에서부터 회의감이 드는 건 사실이다”며 “중국 정부에서부터 A4 용지 한 장으로 연명하는 비자발급의 관행을 뜯어고쳐야 고질적 구태가 사라질 것이다”고 말했다.
<강세희 기자> ksh@g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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