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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여행기] 우리가 나눈 것은 11일의 행복 우리가 얻은 것은 평생의 우정

  • GTN 윤영화 기자 marketing@gtn.co.kr
  • 게시됨 : 2016-11-24 오후 2:07:53 | 업데이트됨 : 4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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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본 호텔을 나선 것은 아침 8시. 지중해까지 밀려 온 미스트랄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었다. 300㎏가 넘는 육중한 바이크가 좌우 앞뒤로 휘청거리는 날씨였다. 오늘 코스는 350㎞. 베지에와 봉플리에를 거쳐 바닷가를 떠나 내륙으로 들어가도 바람은 거세게 불며 우리의 뒤를 쫓았다.


속도를 낮추어 달리다 보니 목적지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아 빠른 고속도로와 국도를 이용해 가자고 제안했다. 우리 셋이 모두 동의하는 데는 1초도 안 걸렸다. 그러나 생각과 달리 고속도로는 더 힘들었다. 바람이 거센데다가 차들을 추월하거나 추월당할 때 마다 바이크는 사정없이 흔들렸다.


보통 차들이 130-140㎞/h로 달리는 프랑스 고속도로에서, 거센 미스트랄과 싸우느라 온몸으로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것은 만만치 않았다. 육중한 체격의 도명이마저 고속도로에서 빨리 나가자는 제안을 먼저 할 정도였으니까. 우리 셋은 모두 이 위험한 고속도로에서 즉시 벗어나자는데 동의했다.


함께 여행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홀로 여행하는 것과는 달리 ‘우리’가 함께 여행을 한다는 마음가짐이다. 아니, ‘너를 위한 여행’이라는 마음가짐을 갖는 일이다.


함께 자고, 함께 하루를 보내고, 함께 먹고, 함께 이동하고. 그것도 장시간을 함께 지내다 보면 지금까지 몰랐던 상대방에 대한 많은 것들을 알게 돼, 실망도 하고 감정 대립도 하고 돌아와서 멀어지는 그런 일들도 보았던지라 함께 여행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 셋은 좀 달랐다. 이런 말을 한 적도 전혀 없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상대방이 즐거운 여행’이 되기를 바라는 서로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넘치는 여행이었다. 3000㎞를 함께 달리면서 늘 즐거웠다. 혹시나 사고가 나지 않을까 “차 한대 내려가요”, “급커브니 조심”, “둘째 오빠 추월해도 좋아”는 기본이고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에 나오는 “배 안고파요?”, “안 피곤해?”, ”쉬어갈까?” 등은 일상의 단어들이었다. 여행은 상대방에 대한 사랑이 기본이었다.


님(Nimes)을 거쳐 내륙으로 들어서도 바람은 아주 거셌다. 새로운 이정표를 GPS에 입력하고 바람을 피해 산길로 들어섰다. 작은 마을들을 지나는 숲길과 산길 지방도를 택해 달리다 보니 바람도 피하고 색다른 경치들을 감상할 수도 있었다.


배가 고파서 들른 조그마한 마을. 유일하게 열려있는 조그마한 카페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아주 간단한 steak hache (다진스테이크)와 frites(프렌치 후라이) 그리고 야채샐러드를 먹으며 도명이가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먹은 것 중에 제일 맛있다”라고.


홀로 일하는 할아버지 주인이 직접 만들어 준 음식이었다. 접시 당 10유로가 안 넘는 그런 식사였다. 그런데 맛이 있었다. 아주 간단한 것이지만 그 간단함이 주는 정갈한 맛. “도명아, 이제부터 너한테 싼 음식만 사줄게”라는 농담을 진담처럼 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아르데시 지방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르데쉬 협곡에 도착한 것은 오후 5시. 카누와 카약을 즐기고자 약 30여㎞나 되는 협곡을 찾은 바캉스족 차량들이 거대한 정체를 이루고 있었다. 이번 바이크 여행 중 정체를 맞아 힘들었던 적은 두 번 밖에 없었기에 정체상황은 참기 어려울 정도였다. 한국에서 매일 겪던 정체를 잠시 잊고 지내다 보니 참을 수가 없었다.


협곡 탐방은 다음날로 미루었다. 다음 날은 바이크 여행을 마치는 날. 제네바까지 돌아가 바이크를 반납하는 날이었다.


바이크 여행의 마지막 밤. 포도주를 두 병이나 땄다. 포도주를 물 먹듯 마시는 조셉에게 그동안 포도주를 많이 안 사준 것이 마음에 걸렸었기 때문이었다. 비싼 요리도 시켰다. 싼 음식을 좋아하는 도명이에게 한 말이 은근히 미안했기 때문이었다. 모르는 사이에 우린 프랑스인들이 되어 있었다.


먹고 마시는 즐거움 그리고 친구끼리 보통 때에는 나누지 않던 수많은 이야기들을 서로 나누는 사랑의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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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바이크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약 220㎞. 오후에 바이크를 반납하기로 되어 있는 까닭에 아침 일찍 바이크에 올랐다. 프리바에서 론(Rhone) 강가를 따라 난 국도와 지방도를 따라 올라가다가 다시 알프스로 접어들었다. 동계올림픽 개최지였던 그르노블과 샹베리를 거쳐 점심을 먹기 위해 도착한 곳은 안씨 호숫가. 많은 프랑스인들이 제일 살고 싶은 도시 중 하나로 꼽은 이곳은 긴 여름 바캉스가 끝나가고 있는 시기라 무척 한가했다. 다시 안씨를 떠나 제네바 국경도시 안마쓰에 도착한 것은 오후 4시.


우리들의 바이크 여행 마지막 날이기도 했지만 조셉은 자기가 가 본 곳 중에 제일 아름다운 곳을 우리 둘에게 보여주기 위해 마지막까지 이곳저곳을 들르는 코스를 택했다. 사실 지중해 보다 더 아름다운 곳이 알프스였다. 어딜 가나 천만 개 얼굴로 환호를 자아내게 하는 알프스. 수없이 거미줄처럼 연결된 멋진 지방도로들. 그리고 차량통행이 많지 않아 정체 없이 달릴 수 있는 국도들을 달려 다시 출발지점에 도착했다. 11일간 총 3000㎞의 바이크 여행을 무사히 마쳤다. 그동안 수고했다며 서로 등을 쳐주며 환한 미소를 짓는 시간. 조그만 사고도 없이 무사히 여행을 마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우정을 넘어선 배려와 존중과 사랑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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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명 : 지금까지 한 외국 여행 중 가장 멋진 여행이었다. 특히 바이크로 하는 여행이라 여러 가지 걱정도 많았다. 그러나 정말 아름다운 깊은 산골 알프스와 지중해를 횡단할 수 있었던 것은 절대 내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반드시 다시 우리가 갔던 곳들을 찾아오고 싶다. 이번 여행에서 바이크 여행의 진수를 느낄 수 있었다. 프랑스 알프스는 바이크 여행의 최적지다. 아직도 가슴 가득히 그 때의 감명이 남아있다.

 

조셉 : 30년을 프랑스에서 살면서 알프스에서도 살았던 적이 있기 때문에 내 친구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곳을 보여주고 싶었다. 될 수 있으면 보통 사람들이 잘 안가는 지방도로와 한적한 곳을 통해 라이딩의 즐거움도 만끽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오랜만에 가 본 프랑스 알프스. 나의 진정한 고향을 친구들과 다시 찾는 가슴 벅찬 기회였다. 나에게 함께 하는 여행이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에 데리고 가서 그들이 그곳을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다. 친구들이 이번 여행을 너무 좋아해서 너무 기쁘다.

 

종필 : 이제 우리 인생에서 해외여행은 그저 편안히 숨 쉬는 것만큼이나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30-40년 전에 도입된 패키지 여행은 아마도 다음 세대쯤 우리가 옛날 한 동네에 TV 한 대를 놓고, 모든 마을 사람들이 함께 봤다는 얘기처럼, 역사 속의 여행의 한 형태가 되지 않을까? 이번 나의 프랑스 알프스 바이크 여행은 앞으로 활짝 꽃필 새로운 형태의 SIT중 하나일 뿐이다. 패키지 여행에서 FIT로, 앞으로는 훨씬 더 세분화 된 SIT로 사람들은 더 넓은 세상으로 도전하고, 더 큰 열정을 분출 해 나갈 것이다. 나에게 이 여행은 앞으로 올 인생의 후반기를 준비하고, 또 다른 시작을 기대하게 하는 순간이었다. 이미 나는 다음 여행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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