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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슈퍼 갑’ 휴양지 호텔
여행사 홍보·홈쇼핑에도 개입… 요구·통제사항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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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TN 김기령 기자 marketing@gtn.co.kr
- 게시됨 : 2018-08-13 오전 8:18:55 | 업데이트됨 : 24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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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시즌 모객이 다가오자 괌, 사이판을 비롯한 휴양지역 호텔들의 입김이 조금씩 세지면서 여행사의 볼멘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비수기 판매실적을 바탕으로 겨울성수기 방 블록을 배정하거나 타 경쟁호텔과의 판매비중에 따라 블록을 결정하는 방식을 취하면서 소위 ‘슈퍼갑’으로 불리고 있다. 불만의 목소리는 높지만 국내여행업계에서는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업계의 관행처럼 이어져 온 휴양지 호텔 상품 판매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재조명해봤다.
<김기령 기자> glkim@gtn.co.kr
휴양지 여행 상품에서는 호텔과 리조트 선정이 고객 유치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렇기 때문에 호텔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고 여행사는 호텔에 휘둘리는 양상을 보인다.
대표적인 사례로 홈쇼핑 상품 준비에 있어서 여행사와 호텔 간의 관계를 보면 호텔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다. 패키지 상품을 홈쇼핑에서 판매할 때 호텔의 승인이 나야 진행할 수 있다. 호텔 측에서 수정을 요구하면 여행사에서 제안서를 거듭 수정해야 하는 것이다.
A여행사 관계자는 “우리 여행사 상품인데 호텔에서 통제하는 것이 기분 좋지만은 않다”고 전하면서도 “휴양지라는 특성상 이 같은 방식의 운영이 불가피한 것 같아 속상하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여행사가 B호텔과의 협업으로 홈쇼핑 상품을 판매하거나 새로운 프로모션을 진행하면 여행사는 A호텔로부터 항의전화를 받게 된다.
항의전화의 주된 내용은 A호텔 이용 상품을 더 돋보이게 해달라는 내용으로 B호텔 상품만 홍보할 계획이면 앞으로 우리 호텔과는 계약하지 말자는 식의 협박 아닌 협박을 한다는 것이다.
B여행사 관계자는 “이런 일은 부지기수다. 여행사 입장에서는 더 좋은 조건의 호텔을 이용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 아니냐”며 “왜 항의하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이는 휴양지 여행시장에서 이미 관행처럼 굳어진 방식이다. 여행사들도 이미 알고 있고 여행업계도 다들 인지하고 있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변화가 필요하다는 부분에는 다들 수긍하고 있으며 호텔과의 관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러한 갈등은 각 지역 대표 호텔들의 횡포에서 비롯된다. 티몬 등 소셜커머스에 B호텔 프로모션 상품을 올렸더니 A호텔 측에서 B호텔 상품 내리고 우리 상품으로 교체해달라며 억지를 부리는 등의 일도 있었다.
C여행사 관계자는 “휴양지는 호텔이 갑, 항공사가 을, 여행사가 병이라고 보면 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여행사는 호텔의 요구를 오롯이 수용할 수밖에 없는 위치”라고 하소연했다.
일례로 한 호텔 그룹은 호텔 측에서 여행사들의 실적, 항공사 슬롯 현황에 가점을 매겨 여행사에 통보한다. 그 실적에 따라 다음 시즌 객실을 나눠주겠다는 식이다. 한국인 여행객이 많이 찾는 겨울 시즌은 객실 확보가 어려운 시즌이기 때문에 호텔에서 객실을 주지 않으면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여름시즌 판매실적에 따른 객실 배분은 여행사 입장에서 민감한 사항일 수밖에 없다.
실적에 따라 객실을 차등배분하는 행태가 불공정한 처사라는 것이 여행사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C여행사 관계자는 “호텔 측이 우리에게 요구만 할 것이 아니라 호텔도 프로모션을 새롭게 준비해 타 호텔들과의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할 것”이라며 “여행사가 판매할 수 있도록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식으로 지원해주는 등의 노력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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