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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불행은 나의 홍보타임’…일부 여행사의 뻔뻔함
티메프 사태를 바라보는 어느 여행인의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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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됨 : 2024-08-14 오후 3:3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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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판매자가 돈을 들고튀었다. 아니, 돈이 없다고 배를 째라고 드러누워 버린 형국이다. 중간 판매자를 믿고 여행상품을 구매했던 사람들은 뿔이 났다. 난 분명히 돈을 냈는데 왜 여행을 가지 못하냐는 것이다. 난 돈을 냈으니까 그 다음은 여행사와 티몬이 알아서 하고, 일단 ‘내 여행은 보내줘~’라는 논리다.
-여행사는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하나투어가 63억 원을 물렸다고 한다. 하나투어 직원이 1,288명이니 1인당 489만원씩을 티메프에 떼인 셈이다. 소비자들은 여행경비 200만원 물려도 ‘피 같은 내 돈’이라고 소리치는데 전 직원이 고르게 1인당 500만원 가까이 떼어먹힌 여행사는 또 다른 가해자가 되어 여론의 입방아에 오르내린다.
-PG사의 대응은 더 가관이다. 여행사더러 책임을 지란다. 여행사들은 이미 6월~7월분의 여행대금을 받지 못하고 티메프 구매자들에게 ‘공짜여행’을 보내드렸다. 여기서 뻔히 예정된 또 다른 손해를 더 보라고? 이건 배임 아닌가? 100% 확실한 손해를 감수하고 공짜 여행을 다시 보내야 한다?
-이 와중에 몇몇 여행사들은 이 기회에 브랜드 이미지를 알려보겠다고 난리다.
부산의 한 일본전문여행사는 “티메프 고객들 전원에게 여행을 보낸다”고 밝혔다. 그런 발표를 하려면 그 회사에 예정된 티메프 고객이 몇 명인지 먼저 밝혀야 하는 것 아닌가. 몇 명 예정되어 있는데 우리가 이 정도 손해 감수하고 보내겠다 이렇게 밝혀야 한다. 막말로 한 수십명 정도 예정되어 있다면 웬만한 1시간 배너광고비로 홍보 좀 해보겠다는 발상 아닌가.
-또 다른 여행사는, 고객이 티몬으로부터 최종환불을 받지 못하면 자사 포인트로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80억 원 규모라고 한다. 감당할 수 있는가? 고객이 티몬으로부터 환불을 받지 못할 것이라 확정되는 날짜는 언제로 예상하는가? 브랜드 이미지 하나 띄워보기 위해서 80억 원을 태우는 용기에 박수를 보내기도 참 민망하다.
-여행업협회의 대응도 참 느려 터졌다. 항의성명 한번 내고 집회 한번 하자고 협회를 만든 것이 아니다. 누구는 7월말까지 누구는 8월까지 누구는 올해까지 이렇게 중구난방 보상해주겠다는 정책들을 좀 모으고 조율해서 하나의 지침으로 행동을 할 수는 없었을까? 그나마 늦게라도 여행사의 입장을 밝히는 성명서 하나 낸 것은 참 고맙다. 근데 그 이후는 무엇을 할지 계획이 있는지 모르겠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가장 화가 났던 것은 “큰 회사는 돈 많으니까 소비자를 위해서 피해를 감수하라”는 정부와 언론의 입장이다. 왜 그래야 하나? 티몬과 여행사, 티몬과 소비자의 계약관계로 누구한테 서비스 이행의 책임이 있는지는 법정에서 밝힐 일이고 그때 법의 판단을 존중하면 될 일이다. 왜 정부가 나서서 언론이 나서서 여행사한테 추가 피해를 감수하라고 강요하는가. 여기에 또 여행사는 무슨 죄를 지었길래 한마디도 못하고 숨죽여 있어야 하는가.
-티메프 사태는 중간 판매상이 돈을 들고 튀어버린 명백한 희대의 사기사건이다.
피해자끼리 싸우도록 만드는 지금의 여론 국면이 너무도 답답하다. 앞에도 얘기했지만 국내 최대여행사 하나투어도 직원 1인당 498만원의 피해를 본 것이 아닌가. 큰 회사라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논리는 모든 재산이 국유화된 공산주의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다. 제발 기본과 원칙을 좀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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