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은 12년 만에 휴일이 가장 많은 해다. 공휴일은 67일이며 주 5일 근무제를 하는 근로자는 최대 119일까지 쉴 수 있다. 덕분에 징검다리 휴일과 황금연휴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가는 수요도 덩달아 급증할 가능성이 높아져 여행업계 ‘훈풍(薰風)’이 예상된다. 주요국 환율도 5년래 최저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여행업·항공업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올해는 이러한 경기 개선분위기와 여행산업 팽창 추세가 맞물리면서 지난해 대비 가시적인 실적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경기회복 기대와는 달리 부동산 및 실물경기 회복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점은 복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재필 기자> ryanfeel@gtn.co.kr
>>최장 6일 휴가… 항공 예약 급증
2014년 연휴는 가깝게는 오는 30일~2월2일까지의 설날 연휴를 시작으로 ▲근로자의 날(5월1일), 어린이날(5월5일), 석가탄신일(5월6일)이 있는 5월에는 최장 6일 ▲지방선거일과 현충일(6월6일)이 있는 6월에도 휴가를 하루씩만 내면 최장 5일까지 쉴 수 있는 황금연휴가 된다.
여기에 상황에 맞게 연휴 앞뒤로 연차를 적절히 사용하면 더 많은 휴일이 생긴다. 직장인들과 가족여행객들 위주로 해외여행을 즐기려는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분위기는 이미 항공 예약률만 봐도 알 수 있다. 상반기 가장 여행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빠르게 좌석이 동나고 있다. 조사결과 구정연휴 항공편은 대부분 만석인 상태이고, 5월 황금연휴 항공편은 이미 제주 50% 이상, 홍콩 80% 이상, 방콕 75% 이
상, 파리도 70% 이상 예약이 완료된 상태다.
여행사측은 “이미 8개월 전부터 올해 황금연휴 시즌별 항공권 예약이 이루어졌다”며 “지난해 황금연휴를 겨냥한 예약이 6개월 전에 시작된 것과 비교해 올해는 소비자들이 더욱 발 빠르게 예약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원화 초강세 여행업 최대 수혜
미국과 일본이 여전히 돈을 풀고 있고, 한국 경제 체력이 타국대비 높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원화가치는 수년래 최고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 수출 중심 경제 입장에서 보면 좋지 않은 뉴스지만, 여행사와 항공사들에게는 더 없는 기회이기도 하다.
항공사들은 원화강세로 유류비 및 운영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고, 여행사들은 여행객 증가와 현지 지상비 등 고루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여름 달러당 1150원대였던 원달러환율은 반년 만에 1050원 근방까지 하락한 상태다. 원엔환율의 하락폭은 더 하다. 지난여름 100엔당 1200원에 달했던 원엔환율은 현재 1000원까지 떨어진 상태로 100엔당 900원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정치·방사능 문제로 수요가 정체돼 있던 일본 아웃바운드 수요를 자극할 만큼 매력적인 환율이다.
일본 전문여행사 팀장은 “최근 엔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일본 여행을 문의하는 수요가 전년대비 30% 이상 늘었다”며 “여전히 방사능 우려로 남서부 위주의 예약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환율만 받쳐준다면 올해는 호실적을 기대할 만하다”고 전했다.
유럽 패키지 상품을 주로 판매하는 여행사는 “올해 연휴도 많고 대체 휴일제가 본격 시행되기 때문에 구매력이 월등한 직장인, 중장년층, 가족여행객 위주로 장거리 여행상품 문의가 서서히 늘고 있다”며 “과거보다 기업들이 여가 및 휴일문화에 관대해 지면서 장거리 여행 수요도 올해 크게 늘 것”으로 전망했다.
>>체감경기 여전히 꽁꽁… 변수
하지만 여전히 복병은 있다. 주요 경기분석 기관들이 올 경제 전망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서민 체감경기는 여전히 전혀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 최근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체감경기 불씨가 살아나지 않고 있어 아쉽다”고 표현한바 있다.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인구가 늘고 있다고는 하나 부동산 침체 및 증시 부진이 이어지면서, 최종소비 단계인 여행지출이 줄어들 확률이 높아진 것이다.
지난 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7로 기준치인 100보다 높아 비교적 낙관적으로 나왔다. 하지만 캠핑 인구 확산 등으로 높은 수치를 예견됐던 ‘여행소비’ 항목은 실제 90에도 미치지 못했고, 그나마 이달에는 87로 전월비 1p 하락했다.
일부 여행사들도 경기확산 분위기와 체감경기 침체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여행사 관계자는 “올해 경기가 좋아진다고는 하는데 누적 실적은 아직 전년보다 못하다. 성수기가 지나봐야 알겠지만 여행객들이 닫았
던 지갑을 쉽게 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