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힘들고 지칠 때 문득 한 번씩 마음을 신나게 해주는 것이 있을 것이다. 하루하루 정신없이 살아가는 여행업계 직원들이 가장 설레는 순간은 아마도 팸투어에 당첨 됐을 때일 것이다. 여행업계 기자들이야 인원이 많지 않아 일 년에도 몇 번씩 해외출장을 오가지만, 수십 수백 명이 넘어가는 여행사에서 팸투어 대상자로 선정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팸투어라는 것이 참 사람들에게 묘한 희열을 준다. 팸투어를 며칠 앞두고서는 괜히 일도 잘되는 것 같고, 기분이 좋은 것만 봐도 팸투어의 효과를 무시하기는 힘든 것 같다.
팸투어는 따지고 보면 말단 사원일수록 당첨 확률이 높다. 상사가 빠지면 업무 공백이 상당하니 그냥 있어도 없어도 그만인(?) 사원급을 보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냥 의뢰가 들어왔으니 관례상 보내는 것이지만 윗사람 입장에서는 말단사원에게 회사에 입사한 즐거움도 만끽하고, 경험도 쌓을 수 있다는 생색을 내기에도 좋다.
하지만 팸투어라고 마냥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여행가서 마냥 즐겁겠다고 부러워하지만 가본 사람은 안다. 즐거움조차 복불복이란 사실을 말이다.
특히 15분 단위로 칼같이 짜인 일정을 소화하다 보면 구토가 나올 지경이다. 하긴 수배하고 돈을 댄 기업입장에서 보면 팸투어 참가자를 쉬게 하는 것 자체가 예산낭비며 감가상각이라 여겨질 만하다.
쉬지도 않고 데리고 버스타고 기차타고 때론 달구지도 타고 돌아다니다 보면 살이 쏙쏙 빠진다. 필자도 한 번은 아프리카 팸투어를 갔는데, 일주일 만에 5kg이 빠져서 돌아왔다.
오지나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으로 팸투어 갈 땐 낭만이고 자시고 신상품 탐험대가 따로 없다.
팸투어의 고통 정도를 가장 명확히 구분하는 것은 잠자리와 음식이다. 최고급 호텔에 묵는 경우는 땡큐지만 귀신 나올 것 같은 산속 오지에서 모기에 물려 잠을 설칠 때는 집생각이 간절해진다.
팸투어 갔을 때 비로소 의식주 중에 ‘식(食)’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처음 맛보는 현지식 음식은 아무리 친해지고 싶어도 속을 뒤집는다. 그래서 아침만 되면 호텔 식당에서 사발면 먹느라 모두 ‘핫 워터’를 찾곤 한다.
그래도 팸투어는 즐겁다. 유부남은 가끔 와이프 손아귀에서 벗어나 행복하고, 미혼남녀는 한눈에 반하는 짝 찾기 여행이 될지도 모르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