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변화 외면·부적응이 맹점
> FIT여행객 취약점 공략이 관건
유럽을 찾는 FIT 여행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전문 FIT 여행사들이 수익성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만 해도 유럽 FIT 여행객이 일본으로 향하는 FIT 여행객을 가뿐히 추월했으며 이 성장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유럽 시장이 비수기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반대로 유럽을 전담으로 하는 전문 여행사들은 도태되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A 여행사는 최근 BSP 발권을 더 이상 하지 못 하게 되면서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 10년 전만 해도 배낭여행의 선두주자로서 동종업계 1위를 선점해오던 A 여행사가 최근들어 BSP 발권 실적이 걷잡을 수 없이 곤두박질쳤다. 이전에 A 여행사는 회사의 재무 관리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이러한 참담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이에 더해 무리한 시스템 관련 사이트를 구축하면서 유럽의 굴지전문 여행사라는 타이틀이 퇴색됐다.
이같은 전문여행사의 어려움은 비단 A 여행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각자 사정은 다르지만 A 여행사를 비롯한 숱한 유럽 전문 여행사들이 지난 2~3년 전부터 적자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럭셔리 콘셉트로 한때 스위스를 비롯한 서유럽 지역을 쥐락펴락했던 B 여행사 또한 기존에 고가상품가를 확 낮추면서 B 여행사만의 개성을 상실했다는 평이다.
모 유럽 FIT 여행사 부장은 “B 여행사는 과거에 비싼 만큼 내구성 또한 타 사에 비해 탁월했다”며 “B 여행사 특유의 상품 구성과 감성으로 한 때 FIT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그 매니아 층이 사라진 느낌이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C 여행사는 소리소문없이 직원들을 정리해고하고 있으며, 유럽 외 지역을 넓혀 종합여행사로 탈바꿈하거나 직영 랜드사를 설립해 승부수를 두려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같이 유럽 FIT 전문 여행사들이 낙오되는 상황을 놓고 업계 전문가들은 공통된 두 가지 사안을 지적하고 있다.
첫 번째는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등 TV 프로그램이 유럽 여행에 대한 대중화를 불러 일으키면서 너도나도 유럽 자유여행을 아주 쉽게 접근하게 됐다는 점이다.
더불어 FIT여행객들 사이에서 최고 멘토라 불리는 모 유럽 카페를 비롯한 SNS, 블로그가 유럽 FIT 여행객의 자신감을 불어넣는데도 한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요즘에는 포털 사이트에서 간단히 검색을 하기만 하면 시중의 가이드북을 능가하는 정보가 홍수처럼 넘쳐나고 있으며, SNS나 블로그에서도 여행 상품을 아주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두 번째로 이같은 온라인의 시대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해 유럽 전문 여행사들의 설 곳이 협소해졌다는 지적이다. 여행정보의 홍수 속에서 유럽 FIT 전문 여행사들의 살아남을 방도는 FIT 여행객이 혼자 힘으로 할 수 없는 틈새 시장을 진작에 공략했어야 한다는 거다.
한 종합여행사 유럽팀 대리는 “일반 종합여행사와 구별되는 유럽 전문 여행사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일반인들이 하기 어려운 유럽 지역의 구간 사이의 예약이나 픽업 서비스 등을 실행해야 되는데 현실은 상품만 비치해놓고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모 여행사 실장은 “전문 여행사들이 현지 지사를 설립해 로컬화에 힘쓰거나 실시간 시스템을 개발해 현지 상황을 적극 반영하는 것이 전문여행사가 나아갈 길이지만 이를 과도하게 등한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기로에 서 있는 유럽 전문 여행사들에 대해 관계자들은 늦어도 내년 하반기까지는 관련 업체들의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체만의 고유 브랜드를 구축해 척박한 시장 환경에서 살아남거나 시대변화를 외면하고 핀트가 어긋난 사업 진출에 나서 도산되는 두 가지 상태로 양분된다는 것이 오랜 경력자들의 분석이다.
모 유럽 전문 여행사 대표는 “유럽 FIT 여행사들이 최근들어 우후죽순으로 생겨난만큼 대부분 과도기를 겪고 있는 것 같다”며 “내실을 다지고 시대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여행사만이 내후년 께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강세희 기자> ksh@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