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재 여행사들이 침체되고 있는 가운데 꾸준한 송출 인원과 매출이 발생하는 지방 토종 업체들이 재조명받고 있다.
대형 규모의 업체들이 지방 여행사의 영역까지 침투하며 여행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분위기지만 일부 토종 업체들이 선전하고 있어 지방 여행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청주의 한 토종 여행사는 한 달에 1200여 명을 동남아와 중국으로 송출하고 있으며, 이는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소규모 직판 여행사 실적과 비슷한 수치다.
이같이 토종 업체로서의 위상을 지키며 대규모 여행 기업과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여행사들의 노하우는 무엇일까. 건실한 지방 토종 업체들을 살펴보면 일정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전판점 병행 등 대형 업체들에 귀속되지 않는 토종 여행사들은 여전히 아날로그 판매 방식을 고수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기존에 판매됐던 상품들을 재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옛것을 지키되 최신 여행 트렌드에 맞춰 시즌성에 맞는 상품 구성 개발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장기화된 태국의 침체된 시장 상황으로 인해 A 여행사는 주력으로 판매하던 치앙마이를 비롯한 태국 상품 판매를 지양했다. 대신에 중장년층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장가계 전세기를 띄어 시즌성에 맞는 판매 전략을 구사했다.
또한 최근 동남아 지역 중에서 베트남이 신규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을 감지, 일주일에 두 번 꼴로 다낭 전세기를 겨울 성수기 기간에 띄우는 것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해당 여행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힘겹게 존속하고 있는 지방 토종 여행사들은 단거리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기에 승부수를 두고 있다”며 “건실한 업체의 경우 평균적으로 전세기 좌석이 매주 90% 가까이 채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소위 ‘잘 나가는’ 토종 여행사들은 여행사 브랜드와 상품을 홍보하는데 있어서 현재까지도 오프라인 채널을 적극 이용하며 아날로그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지방 소비자들, 여행사들을 대상으로 팜플렛을 제공하거나 꾸준한 신문 광고를 통해 광고비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TV 시청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은 중장년층을 겨냥해 지방 지상파 방송을 통한 TV 광고를 실시하고 있으며 라디오 광고 역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는 온라인 포털 사이트의 키워드 검색이나 배너 노출 등 서울 지역의 주요 여행사의 홍보 방식과는 정 반대의 모습이다.
이와 더불어 입지를 굳건히 다지고 있는 지방 토종 업체들은 기존 고객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 직접 발품을 팔아 상품 구입을 독려하거나 좋은 상품임을 어필하며 입소문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A 청주 여행사 관계자는 “잘 나가는 지방 토종여행사의 경우 기존 리피터나 여행사 직원의 지인 등 인맥을 활용하는 노하우가 있다”며 “기존 인맥을 동원할 경우 최소 출발 인원 4~8명이 금방 충원돼 행사 또한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같이 지방 토종 업체들의 구시대적인 판매 및 홍보 전략이 현재에도 통하는 이유를 두고 오랜 경력의 관계자들은 토종 여행사와 대형 규모 여행사의 상품이나 행사 방식에 대한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토종 여행사들의 경우 순이익보다는 고객 만족도를 1순위로 여기는 풍조가 깔려 있어 쇼핑 등 옵션을 일체 지양하는 상품들로만 구성이 돼 있다. 또한 최소 업계 20년 경력의 전문 인솔자를 동행해 현지 행사의 퀄리티를 높이려는 일종의 노력파 근성이 발휘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돈 버는 토종 여행사들의 마지막 공통점은 이들 여행사가 침체되는 여행사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신사업에 과감없이 뛰어드는 도전 정신이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지방 토종 여행사들은 전세기 상품에 매진하는 동시에 국내 여행 사업에 손을 벌려 규모를 확장시키고 있다. B 지방 여행사 부장은 “최근 국내 여행 상품가가 해외여행 상품보다 높아져 소비자들이 국내 여행 상품을 기피하고 있다”며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제주도와 부산 등 인기 지역 외에 영덕이나 제천 등 신 여행지를 발굴하면서 관련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가 이용하게끔 하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지방 토종 여행사들은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바운드 사업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30년 경력의 모 지방 여행사 대표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승인을 받아 중국 인바운드 전담 여행사로 지정됐다”며 “현재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쇼핑·옵션으로 얼룩진 저질스러운 국내 여행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미래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도다”고 말했다.
<강세희 기자> ksh@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