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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6호 2026년 04월 06 일
  • 컴플레인 質부터 틀리다

    ‘고질적 병폐’ 블랙 컨슈머?선진국 사례 비교



  • 윤영화 기자 |
    입력 : 2015-12-07 | 업데이트됨 : 2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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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는 ‘약관 ’위주 적용 … 소비자도 ‘최악의 경우’만 접수

‘무조건 접수하면 보상’국내와 달라 … ‘KATA 적극 대처’ 시급

 

만연한 고객 컴플레인이 여행 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고 있다. 업계 실무자들이 끊임없이 등장하는 컴플레인에 대응하지 않으면, ‘소비자원’이라는 철옹성이 등장해 신음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국의 컴플레인 해결 방법도 주목을 받고 있지만, 국내 시장의 현황은 아직 어둡게 남아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KATA(한국여행업협회)가 직접 여행사들의 편의를 위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윤영화 기자> movie@gtn.co.kr

 

한국 여행 업계가 ‘컴플레인’으로 얼룩진 것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갈수록 여행사들이 입는 반사적인 피해 역시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고객 컴플레인이 지나친 ‘소비자 보호주의’에서 발현된다는 극단적인 의견까지 힘을 얻고 있다. 고객들이 여행사에 하는 직접 컴플레인이 통하지 않을 때 찾는 대표적인 기관인 소비자원이 지나치게 소비자들의 권리를 보호한다는 점이다. 실제 여행사들 사이에서는 소비자원에 신고가 들어가면 무조건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인식까지 자리를 잡은 상황이다.

소비자원에 접수 돼 피해 구제를 받은 사례들은 이 처럼 ▲ 여행을 위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적반하장 식 대응을 하는 경우 ▲ 더 낮은 가격의 상품 봤다며 무조건 환불을 요구하는 경우 ▲ 실수로 다른 상품을 예약했지만 출발일 직전에 전액 보상 요구 ▲ 개인적인 사고나 사건으로 인한 전액 환불 요구 ▲ 여행지에서 증명할 수 없었던 피해를 추후 주장하며 전액 보상 요구 ▲ 모객 부족으로 취소된 상품에 대해 기회비용 주장하며 보상을 요구하는 경우 등 실로 다양하고 교묘하게 나타난다.

한국 소비자원 외에도 KATA 여행불편처리센터가 소비자와 여행사 사이 분쟁의 중재를 맡고 있다. 여행불편처리센터는 두 달에 한 번 꼴로 열리는 불편처리위원회를 통해 해당 컴플레인을 해결하고 있으며, 그 중재안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민사 소송으로 넘어가게 된다. KATA 관계자는 “일차적으로 여행사에 제기한 컴플레인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소비자원이나 불편처리센터로 소비자가 접수한다. 하지만 소비자가 소비자원을 더 신뢰하고, 여행사가 KATA를 더 신뢰한다는 보장은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고객 컴플레인 강도가 외국에 비해 극심한 것은 물론, 국내 대고객 서비스의 질이 월등히  높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 소위 말하는 ‘선진 여행 업계’를 구축한 해외 컴플레인의 경우, 항의의 유형은 다소 비슷하게 나타나더라도 여행사들이 대응할 수단을 남겨둔다. 국내 소비자원과 가장 큰 차이가 나는 부분은 여행사 약관이나 안내부터가 아닌 실질적인 피해 여부나 계약의 적법성만을 점검한다는 점이다.

먼저, 미국은 ASTA(American Society of Travel Agents)라는 협회가 회원사 권익을 위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때문에 이 협회의 협회장은 여행업뿐만 아니라 각종 규제와 법적 지식까지 갖춰야 하며, 적극적으로 앞에 나서 여행사 이익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게다가 ASTA가 회원사의 든든한 백업이 되기 때문에, 컴플레인 해결을 위한 분쟁에 휘말려도 여행사는 비교적 자유로운 입장이 된다. 

소비자 피해 구제의 경우는 각 주 정부 산하의 DCA(Department of Consumer Affair)를 두고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일례로 캘리포니아 주 산하의 DCA에서는 CRP(Complaint Resolution Program)를 통한 업체와 소비자 사이의 분쟁을 최후의 보루로 남겨두고 있다.

CRP 브로셔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내세우는 해결 사례는 당초 예약과 다른 항공 및 숙소. 당시 DCA는 여행사에서 대신 수배한 항공 및 숙소 비용을 적용하고, 10%가량을 정신적 피해로 인해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국내와 비슷한 업계 수준을 갖춘 일본 여행 시장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 정책 동향 연구서’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전체적인 소비자 구제 신청이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에 올랐다. 이 같은 결과는 일본 소비자청의 적극적인 소비자 문제 예방 정책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본 소비자청의 피해 구제 사례 접수에서 가장 독특한 점은 모든 접수 사건을 조회할 수 있다는 것. 현재 한국소비자원에서 조회할 수 있는 피해 사례는 구제 신청이 완료된 사안의 판례에 한한다. 즉, 한국소비자원의 사례 노출이 ‘소비자원의 실적’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일본 소비자청은 ‘접수되는 피해 사례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다.

홈페이지에서 조회하는 피해 구제 사례 역시 각 업체 별로 세분화된 것이 아닌, 피해 접수 연령 별로 분류됐다. 주요 피해 구제 접수 업체는 카테고리로 묶여 있지만, 여행업은 여기에 속하지 않는다.

‘여행’이라는 키워드로 가장 최근에 접수된 10개의 신고를 조회한 결과, 1개를 제외하고 연령 60~70대가 피해를 접수했다. 해당 내용들은 모두 여행지에서 발생한 식중독 등 실질적인 병원 피해가 발생한 경우다. 즉, 약관이나 안내에 의한 계약을 파기하는 것이 아닌 여행지에서 입은 증명 가능한 손해가 주를 이루는 것. 게다가 실명과 마찬가지의 정보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무작정 피해를 접수하기 힘든 구조다.

이처럼 분쟁 해결 절차가 해외 선진국과 동떨어져 있는 것에, 일각에서는 업계 전반적인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가격 경쟁력만 앞세워 저가 경쟁을 가속한 결과가 얼룩진 여행 문화를 만들었다는 것. 어느 한 업체나 연합이 아닌, 업계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KATA를 주축으로 선진 여행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컴플레인을 뒷수습하면서 중재하는 것은 이미 사후 약방문에 불과하다. 왜 점점 패키지 여행을 기피하는 문화가 생겼는지 업계에는 각성이 필요하다”며 “199(19만9000원) 저가 상품이 판을 치는 이유는 먼저 가격 경쟁에 뛰어든 여행사 책임이 크다. 필수가 된 선택 관광, 에어컨이 안 나오는 호텔, 과대광고로 인한 컴플레인까지 고객을 탓할 수는 없다. 지금이라도 여행사들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KATA가 그 중심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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