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트래포트(대표 안경열)가 국내 최초의 메타부킹 기반의 해외 여행 서비스인 ‘트래블하우(TravelHow)’를 공식 론칭했다.
메타부킹이란 메타검색과 예약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IT기술로 국내에서는 트래포트가 최초로 선보인다. 한 화면에서 다양한 여행사의 항공권이 가격별로 빠르게 검색되고, 페이지 이동 없이 바로 결제까지 가능하다. 일단 서비스는 해외 항공권과 국내 항공권에 한하며 상품 판매 카테고리는 점차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론칭 이후 본격적인 홍보 마케팅도 하지 않았으나 트래블하우는 신규 여행 어플리케이션(이하 앱) 순위 5위 안으로 진입하는 등 벌써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트래블하우가 향후 여행업계에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궁금해진다.
여행업과 IT의 완전한 융합을 꿈꾸는 안경열 트래포트 대표를 만나 트래블하우의 론칭 스토리를 들어봤다.
<글·사진=양재필 팀장> ryanfeel@gtn.co.kr
Q. 3년 개발 끝에 고대하던 ‘트래블하우’가 론칭 됐다. 이 시스템을 개발하게 된 동기와 론칭 후 소감은 어떠한가.
12월 첫날 새벽 트래블하우를 공식 론칭하면서 마음이 뭉클했다. 지난 3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지나가서 그런지 감회가 새롭다. 보통 3년 동안 무언가를 기다리라고 한다면 정말 어려운 일일 것이다.
회사 설립 당시에는 시스탬 개발(SI) 업무에 주력했다. OTA로 시작하고 싶었지만 자본이나 인프라가 딸렸고, 체계를 잡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트래포트의 최강 장점은 직원들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를 좋아하고, IT 경쟁력이 탁월하다는 것이다. 그 부분을 믿었고 트래포트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는데 그것이 바로 ‘트래블커머스 플랫폼’이었다.
사실 트래블하우가 론칭하기전 3번 정도 시스템을 갈아 엎고 다시 개발했다. 직원들의 노고로 결국 자잘한 문제들이 대부분 해결 됐고 이번에 정식 론칭을 할 수 있었다.
중소기업으로서 이러한 거대하고 복잡한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았다. 다행이 훌륭한 결과물이 나와서 행복하다. 시스템을 오픈했으나 이제 끝이 아니고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개발 초기 카약(Kayak)이나 스카이스캐너, 위고 닷컴 등이 메타서치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지만, 워낙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인지도도 높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네이버까지 메타서치 항공권을 오픈할 정도로 이 영역도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3년 전에 메타서치나 메타부팅 시스템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던 업체들도 이제야 분위기를 파악하고 반응을 보이고 있다. 메타서치나 부킹에 대한 개념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알리고 설득하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은 오히려 이런 개념들이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어 이해력에 대한 진입장벽은 어느 정도 풀렸다고 생각한다.
최근 론칭 후 느끼는 감정은 메타부킹 서비스를 지향 했던게 정확했다는 것이다. 메타서치 서비스를 뛰어 넘는 시스템을 발표하자 업계와 다양한 곳에서 열화와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어려 모로 감사드리며 그 기대에 부응하고자 한다.
Q. 개발 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플랫폼 사업자로서 앞으로 어떻게 사업을 운영할 것인가.
플랫폼 사업자는 소비자와 판매사의 양쪽을 두루 만족시켜야 하는 책임이 있다. 카카오 택시가 택시 운전수와 소비자들의 니즈를 모두 만족 시켜야 하는 것과도 비슷하다.
여행업계에 대해서는 노하우가 나름 있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트래블하우를 이용할 때 누릴 수 있는 가치에 대해서도 고민 많이 했다.
사실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응답 속도였다. 현재 트래블하우 검색은 3초 이내에 실행된다. 이게 말처럼 쉬운게 아니다. 처음 개발 할때만 해도 이래저래 10초까지는 페이지가 넘어갔다. 이것 역시 당시에는 다른 OTA들보다 빨랐지만 만족할 수 없었다. 2번째 개발시에는 7초가 나왔고 마지막 3번째 개발시에는 3초까지 시간을 단축했다. 한 개 회사의 항공권을 검색하는 것은 어렵지 않게 빠른 실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트래블하우는 한두개가 아니라 100개 여행사의 항공권 검색시에도 3초 이내에 결과가 나오도록 개발됐다.
빠른 검색과 실행을 위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없이 고민했고, 드디어 그 점이 해결됐다. 트래블하우만이 가진 최고의 장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현재 기준 13개의 업체들이 들어와 있고, 이후 계속 추가할 예정이다. 몇 달내에 100개 업체까지는 무난하게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은 고객과 판매자의 니즈에 따라 스스로 진화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앱 안에 들어가 있지 않은 기능들도 있고 앞으로 계속 새로운 기능들을 소개할 것이다. 관련 특허도 준비중에 있다.
조만간 본격적인 홍보 마케팅 활동에도 돌입할 예정이다. 일단 중소기업 상생 모델로서 역할을 해 나갈 것이다.
트래블하우는 상품을 올리는데 돈이 전혀 들지 않는다. 상품 경쟁력만 있으면 언제든 누구나 들어와 상품을 팔 수 있다.
마케팅과 관리는 트래포트에서 전담한다. 중소여행사들의 경우 좋은 자체 상품이 많지만 마땅히 내놓고 팔 수 있는 시장이 부족했다. 트래블하우를 이용하면 팔 때가 없어 여행사 쫓아다닐 필요 없이 상품을 올리고 팔기만 하면된다.
Q. 트래블하우가 앞으로 여행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는가.
현재 여행시장은 대형여행사 위주의 기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트래블하우는 인지도와 관계 없이 오로지 가격 경쟁력으로만 경쟁할 수 있도록 시장을 열어준다. IT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결국에는 손해 보는 사람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는 소비자만 좋고, 경쟁력 있는 상품만 살아남는 것이다.
플랫폼은 좋은 서비스와 고객을 연결하는 창이다. 플랫폼 운영이 잘 된다면 단순 브로커들은 서서히 사라져 갈 것이다. 트래포트와 같은 한국 업체들이 이러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선보인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외국계 OTA들이 한국 시장을 빠르게 점령하고 있고, 한국 여행사들이 오히려 그 플랫폼에 상품을 올려 파는 지경까지 왔다. 그런 외국계 OTA들과 경쟁할 수 있는 업체로 성장했다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도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한국 업체로서 무엇보다 한국 여행시장의 고민과 업계의 요구를 잘 알고 있다. 현재 고객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 오프라인 광고도 생각 중이고 제휴 모델도 고려중이다. 최대한 많은 트래픽을 끌어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다각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빠른 시간안에 트래블하우 플랫폼을 이용해 큰 매출을 발생시키는 업체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면 다른 업체들에게도 사용 의지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본다.
트래블하우 론칭을 하면서 대부분 서울에 위치한 업체들만 입점했는데, 앞으로 지방 업체들도 입점 시켜 갈 것이다. 여행사 10개 정도 가격을 비교하는 것과, 100개 업체를 비교해 보여주고 예약까지 한 번에 되는 것은 차이가 크다. 이미 단체항공권, 땡처리 항공권 등도 들어온 상태고, 선택은 결국 소비자가 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단품 상품 위주의 판매의 장을 만들고, 온라인-모바일에 최적화 된 상품들을 소개할 것이다. 항공, 호텔, 렌터카, 경유 구간, 액티비티 등 판매 가능한 모든 상품들을 망라하는 판매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다이나믹 패키지 구성에서도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을 배가 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의 시선도 변해야 한다. 광고비 지출 대비 수익이 별로다. 솔직히 돈 벌어서 다 포탈 업체 가져다주는 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그런 경쟁 시장은 그만하고 정말 본질에 충실하게 경쟁력 있는 요금과 상품으로만 승부해야 한다. 트래블하우가 그런 시장을 만들어 갈 것이다. 판매한 항공권에서만 1% 수수료를 받는다. 시스템 개발에 수억 수천을 쏟아 부을 필요가 없다. IT 솔루션, 홍보 마케팅, 트래픽까지도 다 끌어다 준다. 모두 무료이니 판매에만 집중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