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체기를 맞은 유럽 항공사들이 수익 하락으로 노이로제를 겪고 있다.
유럽 국적 항공사 관계자는 “몇 년 전과 비교하면 항공사의 수익이 급격하게 낮아졌다. 유럽 시장 자체도 타격을 받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유럽 국적 항공사들이 한국 시장에 공격적으로 취항하면서 경쟁사가 지나치게 증가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이 유럽 항공사들이 불안함을 품게 된 이유는 먼저, 유럽을 오가는 항공편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통설이다. 본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외에 에어프랑스-KLM, 루프트한자, 터키항공 등만 유럽을 직항으로 오갔지만, 최근 10년 사이에 유럽 국적 항공사는 점차 늘어났다.
지난 2008년에 한국에 취항한 핀에어를 필두로, 2012년에는 영국항공이 한국 하늘 길을 열었고, 지난해 알리탈리아항공이 20년 만에 한국 취항을 재개하며 직항 노선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 여기에 카타르항공, 에미레이트항공, 에티하드항공 등이 유럽 노선에 박차를 가하면서 저렴한 경유 노선까지 늘어나는 추세에 접어들었다.
또 동남아 국적의 풀 서비스 캐리어(FSC)들도 점점 수익을 구현하기 요원해지면서, 이원 구간을 통한 장거리 노선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모양새다.
늘어나는 공급 좌석은 자연스럽게 운임 하락으로 이어졌다. 불과 5~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수백만 원을 호가하던 항공 운임이 100만 원 안팎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렇다 보니 특가로 등장하는 항공 운임은 더 저렴하게 책정 돼, 여행객들의 기대 운임도 낮추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
모 유럽 국적 항공사 관계자는 “수개월 전 루프트한자에서 5만 원짜리 항공권이 등장했을 때 정말 아찔해지더라. 아무리 A380 좌석을 채우기 위해서라지만 상도덕이 없는 행태나 다름이 없다”고 탄식하며 “요즘 항공사들의 운임을 보면 유럽까지 비즈니스 좌석을 타더라도 200만 원이면 가겠더라. 유럽 시장은 안정적인 상황에 접어들었는데, 항공편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노선을 운항하는 항공사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시장 자체의 동력도 낮아져 더 이상 파이를 키우기 어려워졌다는 분위기다. 늘어나는 공급 좌석에도 아랑곳 않고 ‘꽃보다’ 시리즈를 딛고 점차 늘어나던 유럽 수요는 지난해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로 인해 곤두박질을 면치 못했다. 유럽 대표 관광지인 파리에서 처음 발발한 테러는 브뤼셀로 번지며 서유럽 시장 전체를 암울한 분위기로 몰아넣었다. 여기에 터키에서 발생한 테러가 유럽 시장 전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모 여행사 관계자는 “유럽으로 향하는 수요 자체가 급감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패키지 수요는 확실히 감소하면서 여행사도 어려워진 입장이다. 안전 위험에 유럽을 꺼리는 수요가 대부분 패키지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특히 항공 운임이 낮아지는 한편, 갖은 사건 사고가 터지는 등 악재가 겹쳤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하반기 폴란드 국적의 LOT폴란드항공이 동유럽 항공사 최초로 한국 발 노선을 최초로 운항하면서, 유럽으로 향하는 국제선 공급 좌석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윤영화 기자> movie@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