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서울’이 출범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 가을쯤 취항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서울이 어려움에 빠진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성을 개선시켜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에어서울은 안전운항체계 심사인 운항증명(AOC)을 받아야 하는데 오는 8월이면 발급이 확정된다. 일반적으로 AOC 발급 이후 취항 준비까지 2~3개월이 걸리는 전례를 볼 때 올해 안에는 정식 취항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3년 이후 적자가 지속되자 상황 개선을 위해 자회사 저비용항공사 설립을 추진해왔다.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항공기 5대를 이관 받아 국내선을 먼저 취항하고 아시아나항공의 저수익 중·단거리 16개 노선을 취항하게 된다.
에어서울은 인천공항을 기점으로 일본 오키나와, 도야마, 구마모토, 마쓰야마, 아시히가와, 시즈오카, 미야자키, 요나고, 다카마쓰 등 9개 노선을 신청했다. 중국은 칭다오, 옌타이, 웨이하이 3개 노선, 동남아는 캄보디아 프놈펜, 캄보디아 씨엠립,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베트남 다낭 등 3개국 4개 노선에 취항한다는 계획이다.
신청한 16개 노선은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운항 중이기는 하지만 LCC 항공사와의 노선 중첩으로 대부분 수익이 나지 않는 노선들이다. 때문에 LCC인 에어서울이 넘겨받을 경우 보다 공격적인 가격 책정과 서비스 절감으로 수익성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에어서울은 취항 초기에는 일본 미야자키, 요나고, 시즈오카, 구마모토를 주 3회 운항하고 동남아 노선 씨엠립에 야간 비행기를 띄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운항 중인 이들 노선의 탑승률은 70~80%대를 유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노선을 넘겨준 후에도 코드셰어 등을 통해 일부 좌석에 대한 예매는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에어서울이 올 하반기에 취항에 성공하고 아시아나로부터 노선을 넘겨받으면 현재보다 탑승률이 더 높아질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단독으로 취항해 기존 수요가 확보된 노선에서 기존 취항 항공사에 비해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며 승객을 유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이 100% 출자한 에어서울은 그간 일부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운항증명까지 재신청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어왔다. 국토교통부에 신청한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도 수차례 반려된 데다 최근 운항증명까지 재신청을 하는 등 난항을 겪었다. 출범 계획을 밝힌 직후에는 국적항공사의 대외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는 다른 LCC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최근 대대적인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나서면서 하반기 취항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AOC가 나오면 국내선 취항은 바로 가능하다. 해외는 각 국가마다 다르지만 해외 AOC가 나오면 취항이 가능해지고 대충 하반기쯤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에어서울 취항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미 중단거리 노선이 저비용항공사 텃밭이 된 상황에서 또 다른 LCC 출현은 상당한 부담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특히 최근 공격적인 항공료 할인으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타 항공사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에어서울까지 요금 경쟁에 합류하면서 중단거리 노선 가격이 더욱 내려갈 소지는 더욱 커졌다.
반대로 에어서울 취항으로 아시아나항공이 중단거리 노선 요금을 정상화하고 에어서울이 그 역할을 하게 되면 현재보다는 상황이 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항공사 관계자는 “일단 초창기 에어서울 인기는 상당할 것이다. 대한항공-진에어, 아시아나-에어서울 구도로 LCC 전체 그림이 다시 그려질 텐데, 1등 LCC를 표방하는 제주항공이 가장 큰 압박감을 느낄 것이다”라고 전했다.
<양재필 부장> ryanfeel@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