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영인 주몽투어 대표 kojalia@naver.com / jumongtour.com
밤에 청계천가를 매일같이 산책한다. 거의 매일같이 중국인들의 스쳐 지나가는 대화를 들을 수 있다. 언제부터인가 중국인들이 자연스럽게 우리의 이웃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이다.
필자도 수년 전에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자 중국을 찾았다. 중국인 인바운드 시장 개척을 위한 것이었다. 중국을 방문하고 평소 친분 있던 중국인 동생의 도움을 받아 해외에 송출하는 중국인 여행사 몇 군데를 소개 받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손님을 나에게 보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조건이 붙었다. 인두세이다.
인두세라 함은 사람 머리 숫자를 돈으로 계산해 모객한 중국 측 여행사에 지불하고 한국에서 그 여행팀을 받는 것이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호텔, 차량, 음식도 제공해야 한다. 심지어는 한국에 이미 도착한 중국인 단체를 돈으로 사고팔고 하는 행위도 있다. 그렇게 온 중국 여행객을 한국의 여행사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서 저렴한 숙식의 제공과 쇼핑으로 돌리는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한마디로 저품질의 상품이 나올 수밖에 없으며 한국 측 입장에서 보면 ‘도 아니면 모’의 형태로 도박성이 강한 것이다. 중국 여행사측에서는 인두세를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저가의 한국 상품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확보된 저가의 상품은 타 여행사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그들 나름대로의 경쟁력의 확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에서는 어떠한 여행사들이 중국 측에 인두세를 주고 여행객을 받는가? 놀랍게도 대부분을 중국 출신의 조선족 여행사들이 하고 있다. 언어적인 강점과 문화적인 동질감을 이용한 조선족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밀려 한국 여행사는 감히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그들의 방법은 한국인의 방법과는 다르다. 성공에 대한 투철한 의지와 성공을 위해서라면 때와 장소 구분 없이 밀어 붙인다. 방법에 있어서 투박하더라도 주변 시선을 아랑곳 하지 않는다. 한국인은 마치 야성을 잃어버린 온순한 늑대처럼 그들의 성공을 지켜만 볼 뿐 감히 그들의 경쟁 상대가 되지 못하는 듯하다.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는 밀려오는 중국 관광객! 적어도 이 분야에서는 절대 갑은 조선족이다. 한국 땅에서 한국인이 주도권을 잡지 못하는 것이다. 심지어 가이드도 무자격 조선족이 하고 한국인 유자격 가이드는 단속 나올 때에 대비해 자격증을 지참하고 앞자리에 앉아 일당만을 챙기는 경우도 있다. 일명 시팅 가이드(Seating guide)인 것이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토종 한국인 여행사 입장에서 보자면 주도권을 놓쳐 부아가 치밀어 올라도 된다. 하지만 우리 한국인도 외국 나가면 별다르지 않다.
한국에서 조선족에게 중국손님을 내어 주었을 뿐이지 동남아 가면 같은 행위를 일부 우리의 여행사들이 하고 있다. 현지의 유자격 가이드를 맨 앞좌석에 앉혀놓고(시팅 가이드) 한국인이 마이크잡고 가이드 하고 쇼핑센터도 식당도 한국인이 운영하는 곳으로 간다. 또한 지나친 쇼핑을 돌리는 등 한국에서 조선족이 하고 있는 행위와 매우 비슷하다. 중국인 여행에 있는 인두세라는 단어만 없을 뿐이지 현지에서는 마이너스 투어라는 용어로 대신하고 있다. 수익 보전을 위해서는 중국인 여행 스타일과 같이 무리한 옵션과 쇼핑 강요로 수익을 내지 않으면 별다른 방법이 없다. 저가 여행일수록 정도가 심하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알면서 낮은 가격에 유혹돼 저가 상품을 선택하고 있다. 저가 여행을 선호하는 한국인처럼 중국인도 한국 여행이 싸기 때문에 선택하는 것이다. 고객에 투명하지 않은 일방적인 여행 행태는 공분을 살 수 있다. 우리 한국은 중국보다 앞서가는 나라인 만큼 이제는 그들과 완전히 다른 차별화로 그들이 부러워하는 여행 선진국이 됐으면 한다. 우리의 자본이 동남아에 투입돼 현지에 여행사를 설립 하듯이 조만간에 중국의 자본이 한국으로 들어올 수도 있다. ‘중국 자본 한국의 모 메이저여행사 인수하다’는 뉴스를 보는 날이 올 수도 있다.
한국과 중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저가 여행에 대한 틀이 이미 잡혀있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저가여행의 풍토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한국 내에 특별한 불미스러운 사건만 없는 한 중국인 여행객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이렇게 늘어난 여행객들이 건설적인 여행사들의 프로그램으로 인하여 단순한 관광이 아닌 의미 있는 여행으로 진화하기를 바란다. 아울러 파생되는 관광 수입 역시 특정 집단으로 쏠림 현상 보다는 혜택이 현지 민들에게 골고루 퍼질 수 있도록 법적 보안 장치가 만들어 지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