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부스운영·설치 갈등최근 하나투어 박람회와 코트파가 끝이 났죠. 여기에 상당수 종합여행사들은 온라인상을 통해 박람회를 진행 중에 있지요. 그런데 다들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지엽적인 문제야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일단 대승적 차원에서 국내의 여행박람회 문제점이 무엇인지 되짚어봅시다. 선진국의 박람회는 수익창출을 어떻게 하고 있으며 운영방식은 국내와 어떻게 다른 것인지도 파악해 봅시다.
A. 요즘 박람회가 온오프라인에서 왕성하게 진행되고 있다. 일단 오프라인 박람회 인기에 불을 붙인 것은 하나투어다. 이번에 10년째 박람회를 개최했고 B2B-B2C에서 막강한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다. 매년 현장예약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박람회 자체 규모와 방문객 수요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나 업체 유치 중의 갈등과 부스 설치에 대한 불만은 여전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박람회 기간에도 단거리 목적지와 장거리 목적지를 나눠서 진행했지만 충분한 사전 설명이 부족해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업체 불만이 나왔다. 특히 유럽, 미주 등 장거리 지역 업체들은 이번에 관을 분리해서 진행하면서 단거리 부스 대비 방문객 유입이 많지 않았다고 강한 불만을 터트렸다.
박람회 규모가 더욱 커질수록 합리적인 부스 설치 문제와 형평성에 대한 갈등은 계속 터져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나투어가 오프라인 박람회에 획을 그었다면 인터파크투어를 중심으로 온라인 여행박람회도 성황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처음의 신선함과는 달리 갈수록 기획전 위주의 저가 상품 판매 창구로 변질되는 측면이 있어 안타깝다.허니문 결혼 박람회가 초창기 목적과는 다르게 매주 상시 진행돼 특별할 것이 없어진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온오프라인 박람회의 기본은 대박 수익보다는 홍보 마케팅에 따른 인지도 향상으로 중장기적인 매출 규모를 확대하는데 있다. 그렇다보니 일단 박람회를 하고 보자는 업체들로 넘쳐나고 있다. 그만큼 효율성 보다 당장에 매출 늘리기에 혈안이 된 업체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현재 여행업체들이 업체 단독 이름을 내세워 박람회를 하는데, 이는 박람회의 기본 취지가 다소 왜곡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박람회 기간을 매출 끌어올리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도 다소 후진적이다.
해외 여행 박람회는 대부분 여러 업체들이 참가하는 업계 교류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박람회 펀드를 조성한다거나 박람회 전문 브로커가 박람회 자체의 홍보 마케팅을 통해 신규 업체들을 모집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박람회로 얻은 수익은 펀드에 적립하거나 배당의 형태로 지급하고, 업계 발전기금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해외 박람회는 자사 이익보다는 업계 차원의 협력, 제휴, 홍보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박람회를 말 그대로 박람회 자체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여행업계 특수성을 가미하더라도 박람회 형태는 장기적으로 매출 신장용이 아닌 업계간 소통과 제휴를 위한 트래블마트 형태로 재편이 필요해 보인다.
<양재필 부장>
Q. 여행사들의 여행객 모객을 위한 광고패턴이 몇 년 사이에 완전히 바뀌고 있지요. 소위 ‘조중동’이라 불리는 일간종합지 광고는 서서히 등 돌리고 있는 반면, TV나 버스/라디오 등 공중매체 혹은 케이블 등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왜 광고마케팅 방향이 바뀌고 있는 것인지와 앞으로의 추세는 어떻게 변화해 갈 것인지 분석 좀 해주세요. 해외 여행사들의 광고패턴 분석도 겸해서 말이지요.
A. 단순하게 보자면 광고패턴은 ‘신문>TV>온라인’으로 흘러왔다.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따라 광고트렌드도 바뀌어가는 것이다.
신문은 물론이거니와 이제는 TV,라디오와 같은 전파를 넘어 이제는 특정 매체로 분류할 수 없는 소셜 미디어가 그 영향력을 쉽게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확장하고 있다. 뉴미디어로 분류되던 TV, 라디오도 ‘전통’ 매체로 자리를 옮긴 모습이다. 대중은 더 이상 신문에서 정보를 얻지 않는다. 검색 포털사이트에 키워드만 입력하면, SNS 어플을 누르기만 하면 곳곳에서 여행 정보는 쏟아져 나온다.
넘치는 플랫폼들 사이에서 기업들은 수천 만원을 들여가며 신문에 광고를 싣지 않아도 조금만 발품을 팔면 온라인 여기저기에 광고를 흘려보낼 수 있다. 소비자에게 닿는 광고 도달율도 훨씬 높다.
그나마 방송 마케팅비를 지출할 여력이 되는 대기업과 관광청은 신문과 TV방송을 활용하지만, 허리띠를 바짝 졸라맨 업체들은 TV방송은커녕 신문광고마저 ‘굳이’라는 반응이다.
일부 업체는 지금도 신문 광고를 전사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한 여행사 홍보팀 관계자는 ‘신문사와의 의리’를 1순위 근거로 꼽는다. 결국 광고효과를 기대하고 신문 광고를 진행하는 건 아니라는 이야기다.
문제는 이 같은 시대변화와 트렌드를 업체들이 모르는 것이 아니다. 온라인과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고 싶지만 영업마저 인력난이 극심한 와중에 홍보에 투입할 여력이 없다고 하소연하는 이들이 부지기수다.
가장 적은 마케팅비를 들여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으로 많은 이들이 ‘온라인’을 지목하면서도 적극 활용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다.
현재 해외 여행사들은 불특정 다수를 타깃으로 한 광고를 넘어 1:1 맞춤형 광고도 시도하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망을 통해 소비자와 상담을 진행하고,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며 전환율을 높인다. 고객의 연령과 성별, 여행 스타일에 맞춘 ‘맞춤형 광고’인 셈이다.
분명 국내에도 이를 눈여겨 지켜보는 이들은 많다. 하지만 ‘일을 하고 싶어도 사람이 없어 못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현 상황에서 ‘따끈따끈하고 트렌디한 광고방식’이 실제 도입되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다수의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조재완 기자>
Q. 홈쇼핑 지원비싫든 좋든 홈쇼핑으로 모객하려는 것이 최근의 트렌드인데, 이중 유독 랜드들이 지원비 문제로 골치 아파 하면서도 한쪽에서는 홈쇼핑에 목숨 거는 랜드들이 있다면서요. 이젠 랜드도 총알이 있어야 할 수 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들리는데, 랜드들이 홈쇼핑 지원을 통해 도움을 받고는 있는 건지요.
A. 홈쇼핑에 목숨 건다고(?)까지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소규모 랜드들이 외형을 늘리기 위해 홈쇼핑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이 포착됐다.
특히 동남아 지역의 경우, 지난 몇 년 새 공급좌석이 대폭 증가하자, 랜드사들도 대폭 늘어났다. LCC 취항이 활성화된 A지역의 경우 랜드사는 10배 이상 증가했다는 의견도 제기될 정도다.
최근 떠들썩했던 모 홈쇼핑 상품도 소규모 랜드가 지상을 맡았다. 해당 상품은 특급호텔로 진행하면서 지상비를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진행해 ‘초저가’로 탄생했다. 파격적인 지상비는 결국 현지에서 고객이 부담해야 되는 금액으로 돌아오는 터, 홈쇼핑에서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하더라도 고객 컴플레인이 극심했다는 전언이다.
이에 해당 여행사에서는 “일단 모객을 위해 1~2만원이라도 싸게 진행하려다 골치를 썩게 됐다”며 다른 거래 랜드사들에게 행사를 대신 진행해줄 수 없는지 요청을 했다는 후문이다.
이러한 사례처럼 소규모 랜드들이 외형을 늘리기 위해 우선적으로 가격을 낮춰 홈쇼핑에 목숨을 거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홈쇼핑을 자주 진행하는 랜드들의 의견은 또 다르다.
연 3억 이상을 홈쇼핑 지원비로 투자하는 모 대형 랜드의 경우 “홈쇼핑으로 인해 현지 경쟁력을 한층 더했다”고 강조했다. 현지에서는 어찌됐든 볼륨이 있는 랜드사들에게 예약 우선권을 주는 터, 때문에 성·비수기가 뚜렷한 시장임에도 꾸준히 팀을 보내주는 만큼 ‘유능가이드’를 연중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더군다나 볼륨이 다른 만큼 현지 관광지를 비롯해 쇼핑몰 등과 가격네고가 다르다는 이유도 있다. 모 랜드사 관계자는 “현지에서 10명 보내는 랜드와 100명 보내는 랜드 중 어디를 더 신경 쓸까”라고 말하며, “현지에서의 경쟁력, 행사 진행력 때문에라도 홈쇼핑으로 꾸준한 모객을 해야 인정받는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형 랜드들 역시도 홈쇼핑 자체에만 절대 목을 매는 것은 아니다. 굳이 홈쇼핑을 진행하지 않아도 모객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한두 번 홈쇼핑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보더라도 타격이 덜하다는 의견이다.
이러한 이유로 홈쇼핑을 진행해 랜드가 대형화될 수 있다는 인식은 오류를 범하게 될 수도 있다. 결국 랜드들이 홈쇼핑을 통해 얻는 이점은 당장 진행한 홈쇼핑으로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현지에서의 우위를 점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
물론 홈쇼핑을 아무리 진행한다 하더라도, 컴플레인이 발생한다면 해당 랜드는 더 이상 팀을 받기도 쉽지 않다.
<고성원 기자>
Q. 비수기이긴 하지만 여행사들의 메가세일이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동남아상품 10만원 짜리는 이제 손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언제까지 초특급 덤핑상품이 이어질 것 같은지 궁금하군요. 7월 중순 이후의 여름철 성수기에도 덤핑상품 판매가 이어지고 있는 것인지요.
A. 최근 대형여행사들에서 연일 메가세일을 진행해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업계가 재미를 본지 오래됐다는 현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대형여행사들의 실적은 매년 소폭이라도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이 가운데 중소여행사들도 아닌 대형여행사들까지 메가세일을 진행하니, 일부 관계자들은 그만큼 업계가 어렵다는 반증이라고 발언하고 있다. 대형여행사들마저 모객을 위해 세일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더 걱정해야 할 부분은 이러한 메가 세일이 7월 성수기를 얼마 앞두지 않고 진행된다는 점이다. 본래 메가 세일은 비수기 또는 평일 상품들의 할인율이 매우 높게 책정된다는 관례를 생각해볼 때 다소 갸우뚱한 부분이다.
메가세일 기획전을 들여다보면, 중국과 동남아는 10만 원대 상품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동남아 초저가 상품가가 199(19만9000원)에서 형성되는 것은 메가세일 기간이 아니라도 자주 목격됐지만, 이번에는 아예 10만 원대 중순까지 가격이 내려앉았다.
일례로 모 여행사의 북경/만리장성 세일 상품은 17만9000원으로 조회되기도 했다. 상품의 출발일은 8월 말까지다. 다른 여행사는 홍콩 왕복 항공권이 15만 원에 풀리면서 소셜커머스 특가 못지않은 운임을 선보였다.
물론 메가세일이라는 이름만 덮어 쓰고 주말 및 초극성수기 운임은 큰 차이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중소여행사에 비해 다소 상품가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대형여행사에서까지 이에 못지않은 덤핑 판매에 혈안이 돼 있는 것은 ‘저가 상품 박리다매’ 문화가 업계 전체로 퍼져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를 일종의 ‘얼리버드’로 봐야 한다는 시선도 나온다. 그나마 성수기 한 달여 전이기 때문에 곱게 보이지 않는 가격일 뿐, 막상 7~8월이 되면 상품가는 자연스럽게 높아진다는 것이다.
실제 모두투어 메가세일 기간은 지난 20일 종료됐고, 성수기를 눈앞에 둔 현재 덤핑 세일을 진행하는 여행사는 찾기 힘든 분위기다.
모 랜드사 관계자는 “때를 가리지 않고 세일을 진행하는 것도 모객을 위해 언제부턴가 자리 잡은 업계 관행”이라며 “어차피 성수기 당일이 되면 덤핑 가격은 정상 가격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윤영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