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나항공이 여행사를 대상으로 단체좌석에 대한 선판매 입찰 공지를 띄우면서 전에 없던 공약을 내걸었다. 이번 입찰건은 항공사를 통틀어 업계 내에서 이례적인 경우로 꼽히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전체 여행사에 인센티브 등 판매 기회를 균등 배분하는 취지’를 강조했지만 여행사들은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가장 크게 양분되는 두 가지 의견은 아시아나항공이 공정하게 좌석을 배분하는 것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과 반대로는 일부 여행사들의 밥그릇이 뺏길 수도 있다는 상황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여기에 여행사간 과당경쟁을 불러 일으켜 상품 저하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다수 여행사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6월23일 한국 내 BSP 및 당사 계약 여행사를 대상으로 단체좌석 선판매 입찰 공지를 했다. 입찰 참여 기간은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일주일동안 진행됐으며 이달 4일 낙찰 여행사에 개별 통보를 하기로 예정돼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금번에 발표한 입찰 공지는 업계 최초로 시도되는만큼 향후 큰 변화를 불러 일으킬 것으로 유추된다.
항공사가 주 거래 여행사에 블록을 몰아주거나 남은 좌석을 인비디 요금으로 전환시켰던 기존 틀을 깨버린 전무후무한 판매방식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그간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ADM 판매를 통해 항공사가 실속을 챙겨야할 가장 핫한 시즌인 성수기, 추석 기간에 좌석을 푸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이다.
판매기간은 여행사 대목으로 꼽히는 하계 성수기(7월28일~8월5일 출발), 추석기간(9월13일~9월15일 또는 9월16일~9월19일)으로 설정했다.
입찰 노선은 일본, 중국, 동남아, 유럽 대양주로 미주 지역은 속하지 않았다. 추석 기간은 하계 성수기보다 더 많은 노선이 포진돼 있어 여행사들의 참여를 유도시켰다.
추석기간에 판매하는 일본 노선의 경우 나리타(NRT)를 비롯한 총 6개 노선에, 중국의 경우 장춘(CGQ) 포함 6개 노선, 동남아의 경우 홍콩(HKG)을 비롯한 7개 노선, 대양주는 팔라우(ROR) 한 개 노선만 내놨다.
여행사들이 신청할 수 있는 최소 좌석수는 단거리 8석, 장거리 10석으로 설정했다.
아시아나항공이 밝힌 취지와는 달리 지난달 30일 입찰 기간이 마감된 직후에도 여행사들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여행사들이 생각하는 긍정적인 의견은 더 이상 아시아나항공이 ‘친한 여행사에 몰아주기 방식’을 채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모 여행사 관계자는 “옛날에는 애매하게 남는 좌석을 친한 여행사에 몰아주는 것이 관행이 되버려 고질적인 문제로 남아있었다”며 “아시아나항공이 판매정책의 변경이라기 보다 단발성으로 선판매 입찰 방법을 채택한 것 같아 이 점을 높이 사고 있다”고 말했다.
불만 세력도 터져나오고 있다. B 여행사 관계자는 “기존 아시아나항공에 판매 기여도 높았던 업체들은 밥그릇 싸움에 전전긍긍하고 있을 것이다”며 “항간에서는 일부 여행사들이 담합해 그룹요금으로 참여하거나 아예 참여를 번복하는 형태로 일단락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사들이 가장 강력히 비판하고 있는 부분은 아시아나항공의 섣부른 판매가 여행사들의 과당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입찰건으로 인해 싼 가격으로 상품의 질이 급격히 떨어짐과 동시에 여행시장을 빠르게 오염시킬 거란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비수기 시즌이 돌아오면 여행사간 전에없던 출혈경쟁까지 번질 수 있다는 논란까지 가열되고 있다.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점점 어려워지는 시점에 항공사들이 업체간 출혈경쟁을 일으키는 그릇된 판매방식으로 여행사들을 옥죄고 있다”며 “여행사들이 십시일반으로 머리를 맞대 항공사의 향후 판매정책에 대해 예의주시할 것이다”고 말했다.
<강세희 기자> ksh@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