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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3호 2024년 11월 18 일
  • [GTN코멘터리] 어렵던 시절, 의리는 어디로 갔나요

    곳곳에 넘치고 ‘영업은’ 나홀로… ‘편의점’ 닮아가는 여행사 대리점



  • 양재필 기자 |
    입력 : 2016-07-14 | 업데이트됨 : 1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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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유화가 만든 ‘그늘’

최강락의
TODAY

 

순수하게 여행업만으로 외부의 도움없이 상장시킨 여행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여행업 규모가 해외여행 자유화 27년만에 거대 집단으로 성장했음을 확인시켜주지요.


그런데 해외여행 자유화 이전부터 여행업을 이끌어오셨던 분들은 말합니다. 30년전보다 여행업의 수익성이 더 떨어져 무슨 과자 찍어내는 공장처럼 다다익선(多多益善)이 됐다는 것이죠.


상품도 많고 여행사도 많고 항공사수도 늘었는데 수익은 떨어지고 경쟁력은 약해지고 있으며 이것저것 많이 할수록 낮은 단가로 현상을 유지해 나가는 그런 싸구려 중국산 과자공장이 되어가고 있다는 얘기겠죠.


거기다 상위여행사 10%와 하위 10% 격차가 거의 상상할 수 없는 차이로 벌어져 가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사회의 못된 것이란 못된 것은 모두 답습해 나가고 있는 형국이 오늘의 여행업이 아닐런지요.


이런 와중에 최근들어 요상하다면 요상한 것이 또 있습니다. 돈을 벌기위한 수단으로 여행업이나 항공업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투자자 돈 빌려다 마구 덤핑치며 너죽고 나살자는 것인지 도시 이해가 안되는 일들이 과반사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150석에서 200석 전후의 비행기 한 대를 동남아에 투입하려면 이거저거 통털어 최소 3만달러에서 5만달러가 기본적으로 지출됩니다. 최소 1인당 항공요금을 30만원은 받아야 최소 흑자를 낼수 있다는 결론이죠.


그런데 최근 몇몇 항공사나 저가항공사들의 행태를 보면 이해가 안됩니다. 4시간 이상을 가야하는 목적지의 항공요금이 10만원대를 들락거리고 20만원대는 거의 고착화 돼가고 있습니다. 항시 적자라는 얘깁니다. 여기서 챠터니 정규노선이니 따지지말고요, 적자냐 아니냐만 따져보자구요. 분석결과 무조건 적자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비행기 1대당 수천만원의 적자를 보면서 왜 운항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 돈이 투자자의 돈이든 자신의 돈이든 말입니다. 기존 운항하던 항공사들을 초토화 시켜놓았음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지요.


여행사들도 5천원 남기려고 고객과 진한 줄다리기 합니다. 어떤 상품은 팔수록 적자입니다. 그래도 여행사들은 적자를 랜드한테 떠넘기니 다행(?)이지만 말입니다. 해외여행 자유화 이전이 그립다는 원로분의 말씀을 되새기며, ‘구관(舊館)이 명관(名官)’임을 떠올려 봅니다.

 

Q. 이제 서울이건 지방이건 여행사들의 대리점들도 편의점 시대로 접어든 모양새입니다. 즉, 거리니 위치니 따지지 않고 대리점을 내어주는 통에, 편의점처럼 같은 여행사의 대리점이 주변에 다닥다닥 붙어 있어 영업은 물론이고 편의점 사장들이 홀로 먹고 살듯이 대리점 여행사들도 이제 홀로 영업을 해야 먹고 살 수밖에 없는 그런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는군요. 여행사와 편의점이 비슷해지는 그런 세월이 올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문제가 뭘까요.

 

여행사 사장들이 ‘독자적 여행사’가 아닌 ‘주요 여행사 대리점’을 차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대형 여행사 간판을 달면 소비자들로부터 선택 받기 쉬워지고, 첫 고객을 일단 받고 나면 그들을 리피터로 정착시켜 수익을 내는 건 대리점의 몫이 된다.


하지만 동일 브랜드의 후발주자들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수년 동안 나름의 영업 전략으로 탄탄한 지역 고객층을 만들고, 기업 브랜드와 직결되는 이미지 메이킹을 해놔도 하루아침에 신생 대리점에게 고객을 뺏겨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굴지의 1,2위 브랜드로 성장한 대형 여행사들에게는 10여 년 전 이야기이지만, 중형 여행사들은 지금 겪고 있는 성장통이다.


한 대리점 사장은 십여 년 단골 고객이 하루아침에 발길을 끊어 그 사정을 알아보니, 고객 자택 바로 앞에 동일 브랜드 대리점이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같은 집안 아니냐’고 되려 반문하는 고객을 붙잡지 못했다는 사장은 그 서운함이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고 한다. 처음 장사 시작할 때만해도 아무도 당시의 무명 브랜드를 알아주지 않아 온갖 고생을 다했는데, 지금 정작 ‘커진 기업’은 파트터만 여기저기 만들어내기 바쁘다는 것이다.


물론 신생 대리점이나 간판을 내어주는 본사를 무조건 탓할 수는 없지만, 기업들이 인지도가 없던 시절에도 그들을 선택해준 대리점 노장들의 공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대리점과의 ‘의리의 시간’으로써 여행사들이 성장할 수 있었다면, 원로 선배들이 강제적으로 은퇴하지 않을 수 있도록 최소한의 배려 장치는 필요해 보인다. <조재완 기자>

 

Q. 누구나 유리한 쪽을 선택하려는 심리는 마찬가지겠죠. 그래도 그간의 관계를 하루아침에 무 썰듯이 싹둑 잘라버린다는 것은 도리가 아니지 싶습니다. 일부 관광청이나 저비용항공사들의 행태가 그러한 것 같아 씁쓸합니다. 여행사들의 도움으로 자리를 잡은 클럽메드가 독자행보를 걷겠다며 소비자를 직접 공략하더니 그 실적이 그리 좋지도 않은 모양입니다. 모관광청도 BtC에 더 많은 시간과 예산을 투입하려해 여행사들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지요. 저비용항공사들도 초기와 달리 BtC 영업에 더 무게를 두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아마도 장사가 안 되면 다시 여행사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겁니다. 이들은 왜 이렇게 비겁하게 마케팅전략을 펴는 걸까요.

 

B2B 중심에서 B2C 시장으로 마케팅 및 판매 전략을 급격하게 선회하는 업체들이 요즘 따라 많이 생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로 파악된다. 먼저 B2B 시장은 매출 발생이 일정하고 마케팅 비용 투입 대비 그다지 성과가 빛을 발하는 곳이 아니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여행업계 B2B 시장은 일정 수준의 매출까지 끌어올리면 네트워킹에 한계가 있어 정체현상을 보이고, 수익성도 떨어지게 된다. 그러한 현상이 지속되다보면 업체 입장에서는 답답함을 느낄 수 있는데, B2C 시장이 더 괜찮아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B2C 시장의 경우 다양한 마케팅 툴이 있고, 그동안 매출 신장에 대한 자신감이 붙어 B2C 시장에서도 어렵지 않게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더욱이 B2C 시장은 매출 확대에 한계가 없고, 채널이 다양하기 때문에 잘만하면 대박이 터지는 경우도 목격해왔다.


본사에서도 B2B 비중을 줄이고 B2C에 집중하라며 예산을 편중시켜 배분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한국 시장의 경우 IT 채널이 다른 곳에 대비 발달해 있어 다양한 채널을 통한 홍보 마케팅에 상당한 자금이 들어가고, 성과물도 비교적 뚜렷한 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역대 업체들 중 B2B를 제쳐두고 B2C에만 집중해서 성공한 업체는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일부 관광청이나 호텔 판매 업체가 B2B 시장에서 장사가 너무 잘되거나 별다른 성과가 없으면 B2C 비중을 급격하게 늘리며 옮겨가는 경우가 있지만 성공 모델로 분류하기는 아직 어렵다.


B2B 시장이 다소 따분하고 정체된 모습이지만 매출 기반의 근간이고, B2C 시장은 투입 금액 대비 불확실성이 농후하다는 점을 간과한 탓이다. B2B 시장에서의 거래는 일종의 신뢰감이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업계 특성상 B2B 시장에서 네트워킹이 한번 깨지면 다시 회복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B2C 시장에서 엄청난 성과를 내는 것은 더욱 어렵다.


결국 싫든 좋든 여행업계에서 성장하려면 B2B, B2C를 대등하게 가져가는 전략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된다. B2B 시장에서의 성공 모델이 B2C 시장에도 그대로 먹힐 것이라는 것은 일종의 도박이 될 수 있다. 업계와 소통하며 B2C 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며 가는 업체들이 더 잘 성장하는 이유다.
<양재필 부장>

 

Q.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저비용항공사들까지 팸투어가 줄지어 대기 중입니다. 매년 봄가을로 혹은 그때그때 신규 취항지까지 수시로 팸투어가 진행되고 있지요. 그러나 문제는 팸투어 다녀온 분들까지 말들이 많다는 것이지요. 우수대리점을 중심으로 팸투어를 진행하다보니 매번 어느 항공사 팸투어건 똑같은 사람에 똑같은 여행사만 초대해 아무 이슈도 없고 옆집사람 만나 술 마시는 그런 행사로 변질됐다는 것이지요. 항공사 판매에 도움도 안 되고 말이지요. 중위권 여행사들은 왜 안 부르는 것이지요. 그들은 팸투어 다녀오면 엄청 몰입해서 판매할 가능성이 높은데 말이지요. 왜 늘상 하던 대로만 하는 것일까요.

 

판매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혹은 신규 취항지를 홍보하면서, 팸투어를 개최하는 목적은 허울뿐인 상황이다. 항공사들이 초청하는 여행사는 단연 ‘우수대리점’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매번 비슷한 사람들과 마주치는 일은 일상이 된지 오래다.


즉, 판에 박힌 행사 초청에 판에 박힌 참석 인사는 그 지역에 대해 더 잘 알 필요도 없고, 투어 자체를 그저 ‘접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인 것이다.


팸투어를 주최하는 항공사들은 판매가 많은 여행사들을 초청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팸투어 주최 항공사들의 입장을 그대로 해석하면, “앞으로도 잘 팔아 주십사” 초청을 하는 셈이다. 결국 해당 목적지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발굴하고 판매를 촉진한다는 목표가 허울뿐임을 자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몇몇 항공사 관계자들은 우수대리점이 아닌 중위권 여행사들을 초청하는 것에 눈치도 보인다고 고백한다. 앞으로도 우수대리점과는 꾸준히 거래를 이어가야할 입장이기 때문에, 이들을 배제하고 행사를 진행했다가는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여행사들은 판매 실적에 따라 초청을 할 수는 있지만, 판매가 지지부진한 여행사들을 독려하기 위해서라도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분위기다. 대부분 관광청들 지원이 그러하듯, 항공사 역시 잘 되는 여행사만 계속 지원하는 점을 마뜩치 않아하고 있다.


항공사의 지원 역시 ‘빈익빈 부익부’ 현상으로 접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중위권 여행사들의 입장을 반영해 실효성 있는 팸투어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윤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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