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여행업계가 유통업으로 변모하고 있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여행업은 이제 서비스업이 아닌 유통업’이라는 의견을 제기하며, 갈수록 업계 판도가 유통업계와 비슷하게 대형여행사로의 규모의 경제가 실현될 것이라 전망했다.
실제로 현재 여행업계는 유통사 구조의 흐름을 답습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공장, 도매상, 대리점, 소매점 등 최소 4~7단계를 거쳐 각자가 유통마진을 챙겼던 유통업계의 구조는 현재 소비자와 생산자가 중간 유통관계를 거치지 않아도 될 만큼 축소됐다.
이러한 자연스러운 흐름에서, 대형마트들이 선택한 전략은 바로 ‘저가 경쟁’이다. 특히 파는 제품이 어느 마트나 비슷하고, TV 홈쇼핑과의 경쟁이 심화되자 대형마트들은 더욱 공격적으로 가격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그 결과 대형마트들의 실적은 갈수록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강한 질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대형마트들이 유통과정을 축소하며 중소 상인들을 외면한 반면, 기존에 챙기던 유통마진은 고스란히 유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업계 역시 이미 대형여행사들에 의해 유통과정이 줄어들고 있다는 의견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박리다매 식 상품 판매에 집중하며, 유통업계의 방식을 그래도 차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 여행사 관계자는 “여행사 직원들의 전문성이 갈수록 떨어지는 점을 봐도 알 수 있다. 짜여진 상품을 경쟁적으로 파는 데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혹여, 소비자들이 궁금한 점을 질문을 하면 랜드에게 물어보는 일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여행업은 서비스업이 아닌 알선업의 형태로, 변모한 지 오래다. 대형여행사들은 패키지로 보내는 순수 이익이 아닌, 영업외 수익을 올려 ‘주식 올리기’에 혈안이 돼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랜드사 관계자들도 업계 내 유통업의 구조가 더욱 고착화되며 랜드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대형여행사들이 문어발식 사업을 진행하며, 랜드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중소 여행사를 비롯해 전판점 관계자들 또한 “과거에 비해 5~7% 커미션으로 수익을 못내 문을 닫는 곳이 많다”며, 대형여행사를 제외한 중소여행사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호소했다.
모 대형여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전판점 입장에서도 전판점이 늘지 않기를 바란다’며, 지난 2010년부터 전판점 기준을 강화했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전판점 수도 5년 전과 비교해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과는 반대로 여전히 대형 여행사들은 박리다매 식 판매를 위해 ‘채널 늘리기’에 혈안이 돼있는 양상이다. 때문에 전판점을 비롯해 중소 여행사, 랜드사들의 유통 마진은 ‘마이너스’까지도 보는 반면 대형 여행사들의 수익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판매 채널 늘리기 역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해야만 가능한 전략이므로, 대형여행사 위주의 업계 구조를 고착화시키겠다는 주장”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행상품은 공장에서 찍어내는 공산품처럼 만들어 질 수 없어 유통업과는 절대 같아질 수는 없다는 의견도 제기했다. 하지만 상품차별화, 마케팅 등의 원론적인 방법은 이미 과도기를 넘어섰다는 데 공감하고 있었다.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랜드 입지는 축소된 지 오래며, 랜드사·여행사, B2CB2B 모든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다. 차라리 플랫폼을 구축하거나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전략으로 하루빨리 살아남을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성원 기자> ksw@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