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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6호 2026년 04월 06 일
  • BIG 애물단지 A380

    ‘럭셔리 비행’ 무색 조종사 인력난 가중 ‘좌석 채우기’ 덤핑 / ‘4000억 몸값’ 부담 / 오르지 않는 탑승률 / 경쟁자 ‘드림라이너’ / ‘편의성’에서 앞서



  • 윤영화 기자 |
    입력 : 2016-07-14 | 업데이트됨 : 1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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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럭셔리 비행을 지향하며 항공시장에 야심차게 출사표를 던진 A380이 5년도 안 돼 애물단지로 변하고 있다. 국적사로서 고급 항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하나의 숙명이기도 하지만, 정작 중요한 운영 효율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탓에 A380은 거대한 빚덩이로 항공사의 재무부담을 키우고 있다. 항공 업황의 부진 속에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A380의 운영 실태를 알아봤다.
<양재필 부장> ryanfeel@gtn.co.kr
<윤영화 기자> movie@gtn.co.kr


‘꿈의 비행기’, ‘하늘을 나는 호텔.’ 에어버스사에서 제작한 A380을 가리키는 화려한 수식어들이다.

2007년 싱가포르항공이 최초로 도입해 운항했으며, 국적 항공사 중에서는 대한항공이 2011년 인도받아 첫 운항을 시작했다.

A380은 등장 초기부터 화려한 주목을 받아왔다. 2층으로 구성된 내부에는 최대 850여 명을 실을 수 있고, 퍼스트클래스와 이코노미클래스를 감안해도 400~500석을 싣는 초대형 크기를 자랑한다. 기존 B757에 비해 운영비용은 18%가 더 들지만 좌석은 36%가 더 들어간다.

즉, 좌석을 다 채울 수만 있다면 수학적으로 이익을 더 많이 남길 수 있는 셈이다. 이처럼 우월한 스펙과 위용을 자랑하는 덕에 도입 초기에는 ‘A380을 보유한 항공사’라는 자부심을 피력하는데 상당한 투자를 했다. 

그러나 A380의 국내 최초 운항은 순조롭지 않았다. 초창기에 직면한 문제는 ‘조종사 부족’ 문제였다. 조종 방법이 기존과 다르고 복잡한 A380 면장 시험을 통과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기존 면허 대신 신규 면허를 새로 취득해야 번거로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서는 일정 기간 동안 대형 항공기를 운항한 경험이 있는 조종사에 한해, 교육을 받은 후 A380 운항에 투입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약 6개월 동안의 비행 훈련을 받고 시험에 통과해야 면장을 받을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비슷한 절차를 두고 있다.

이 운항 자격을 갖춘다면 다른 조종사들에 비해 A380 운항으로 기존보다 5배 이상의 급여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부 조종사들은 까다로운 합격 절차 때문에 A380 운항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있다고 전해진다. 이렇다보니 대한항공의 A380 조종사는 전체의 10%가 채 되지 않는 250여 명에 그친다. 아시아나항공의 조종사 중에서는 5%가량으로 70여 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항공기를 처음 도입하고 조종사를 훈련하는 과정에서 투입된 단거리 노선을 오염시킨다는 우려도 팽배하다.

아시아에서 A380이 안전하게 이착륙 가능한 공항은 홍콩, 방콕, 나리타 등 일부에 불과하다. A380을 연결할 수 있는 3개의 브릿지, 가장 많은 승객을 태웠을 때 착륙에 필요한 활주 거리, 주기장 넓이 등을 확보한 공항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A380을 도입하면 일단 홍콩, 방콕, 나리타에 투입시켜 운항 적응성을 키운 후 유럽과 미주 장거리 지역으로 노선을 확대한다.

문제는 시험 운항 삼아 투입 시킨 A380이 단거리 노선 역학구조를 단기간에 흔들어 버린다는데 있다. 대형 국적사들이 이 시기에 높은 탑승률을 올리며 쏠쏠한 재미를 봤지만 타 항공사들의 피해는 상당했다. 

A380은 타 항공기에 비해 보유 좌석이 월등히 많아 투입이 되자마자 해당 노선의 공급 좌석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공산이 크다.

만약 250여 석을 보유한 B777 대신 A380을 투입하면 공급 좌석이 순식간에 두 배로 증가된다. 실제로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A380을 오는 3월 초까지 인천~방콕 노선에 투입 중이며, B777을 투입하는 것보다 주간 편도 3500여 석이 늘어났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A380을 투입한 대형 항공사가 이를 이용해 ‘저가 마케팅’까지 병행한다는 비판도 등장하고 있다. 넘쳐나는 좌석을 채우기 위해 운임을 지속적으로 내려 평균 항공료를 끌어내리는데 일조한다는 것이다.

모 외항사 관계자는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이 A380을 인천~홍콩 노선에 임시로 투입했을 때 여행사 공급 가격이 20만 원대까지 내려갔다. LCC들은 여기에 맞춰 10만 원대로 운임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며 “현재는 어느 정도 회복됐지만 과거 운임으로 만큼 재미는 보지 못하고 있다.

대형 항공사는 ‘임시 투입’ 이후 타 항공기를 투입하면 그만이지만 오염된 시장은 회복이 더디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대외적인 분위기 역시 A380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4000억 원 을 훌쩍 뛰어넘는 몸값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수요가 많은 장거리에서 높은 탑승률을 유지하는 것 밖에 없다.

하지만 장거리 여객 수요가 떨어지고 외항사들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웃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대형 항공기를 운용할수록, 장거리를 운항할수록 여객 단가가 높아져야 현상 유지가 된다.

하지만 중동 항공사 및 유럽·미주 외항사들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에서 높은 운임과 탑승률을 유지하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좌석이 많이 채워져야 하는 상황에서, 유럽에서는 외항사에 치이고, 미주에선 낮은 탑승률로 고전하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대당 4억 달러가 넘는 항공기를 도입은 했지만 충분한 수익을 얻지 못한 채 양민항 부채비율만 높였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실제로 양민항은 A380 도입과 함께 차입금이 급증해 부채비율이 1000%를 넘기는 등 재무건전성이 더욱 악화됐다.

최근 외항사들이 한국 직항 노선에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B787 드림라이너 역시 A380의 하락세를 부추기고 있다.

A380은 초대형 럭셔리에 초첨을 맞춘 반면에 B787 드림라이너는 최첨단 운영 효율성에 집중했고 어느 정도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B787 드림라이너의 경우 승객을 많이 태우는 데 초첨을 맞추기보다 정교한 각종 편의 장치와 감압 장치 등 승객들의 비행 편의성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장치들이 많아 승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급증하고 있다.

이미 에어캐나다, 일본항공, 에어인디아, 스쿠트항공 등이 한국 시장에 B787을 도입해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운항 효율성을 동시에 누리고 있다. A380으로 항공시장에 야심찬 고급화 전략을 꽤 했으나, 뒤늦게 등장한 B787 드림라이너가 인기를 역주행하며 A380 인기를 희석시키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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