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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9호 2026년 05월 18 일
  • [기자수첩] 반대보다 더 무서운 ‘무관심’



  • 강세희 기자 |
    입력 : 201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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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부터 베트남 가이드 협회는 하나투어를 비롯한 대형 여행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최근 설 연휴 전까지 이 가이드의 1인 시위를 본 업계 관계자들은 꽤 많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간 가이드들의 생존권과 관련해서 많은 이야기를 들어왔지만, 필자는 이번 1인 시위를 통해 새삼 가이드들의 생존권이 얼마나 심각한지 실감하게 됐다.


베트남 가이드의 1인 시위 목적은 간단명료하다. ‘가이드 일비를 지급, 생존권을 보장해 달라’는 것이다. 특히, 하나투어 앞에서 몇 주간 1인 시위를 진행한 것을 보면 아무래도 하나투어에 하고 싶은 말이 더 있는 모양새다. 사실 베트남 가이드가 얼마나 힘들면, 혹독한 추위 속 1인 시위에 나서게 됐을지 십분 이해하면서도, 그보다 여행업계의 무관심에 더욱 놀람을 금할 수가 없었다.


‘베트남 가이드 1인 시위를 보셨나요?’라는 질문에 여행사 직원들은 열이면 열, 대부분이 봤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기자에게 돌아오는 그 다음 질문은 ‘근데 뭐 때문에 시위한답니까?’였다. 봤다면서 그것도 모르나, 반문하고 싶었지만 더 이상 대화를 진행할 수 없었다. 얼마나 여행사 직원들이 현지에 무관심한지 알게 됐기 때문이다.

 

가이드들의 생존권 보장 요구는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각각의 내용은 달랐으나, 터키, 로마 등 각지에서 가이드들은 소위 ‘잊을만하면 한 번씩’ 그들의 생존권과 관련된 내용을 한국여행사들에 요구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가이드들을 더 어렵고 힘 빠지게 했던 것은 ‘반대’가 아니라 ‘무관심’이었다. 차라리 여행사에서 ‘이런 부분은 마음에 들지 않아’라며 입장을 밝히거나, 최소한의 관심은 보여줬더라면 오히려 이 지경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쩌다 여행업계에서 가장 큰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여행사 직원들이 현지를 외면하게 된 것일까. 랜드와 현지는 매번 같은 말들은 반복한다. 여행사 직원들이야말로 현지에 대해 알아야 된다고.


생존권을 외치는 그들을 사각지대로 몰아세운 현실도 참으로 매섭지만, 그것보다 이를 방관하고 무관심한 직원들의 태도가 더욱 문제로 느껴진다.


짚어야할 대목은 또 있다. 가이드 문제가 업계 이슈로 떠오르면서, 가이드와 관련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비틀어진다는 것. 역설적으로 가이드를 ‘황제가이드’, ‘귀족노동자’라 칭하며, 고객을 돈으로 밖에 안보는 파렴치한으로 몰고 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가이드들이 그렇게까지 행동하는 근본원인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그동안 예고만 돼 온 가이드들의 파업, 생존권 문제는 언제 분출되더라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여행사들의 ‘무관심이 곧 대응’, 어차피 생존권을 말하려면 일단 우리가 보내주는 팀부터 받아야 된다는 발상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베트남 가이드의 1인 시위. 혹자에게는 어차피 반복되는 문제라 할지라도 잔인한 진실의 반영이다.

 
<고성원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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