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계 협동조합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지만 실질적인 취지와 실효성에 의문이 더해지고 있다. 업계 내에서 협동조합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협동조합은 업계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자 중·소 여행사들이 자구책으로 시작한 조직이다.
지난 2013년부터 부산에서 부산여행협동조합이 설립된 데 이어, 광주와 서울에서도 소규모 조합형태의 모임이 활발하게 만들어졌다. 이들 모임은 궁극적으로 협동조합형태로 운영돼 여행시장에 새로운 운영 형태로 주목을 끌었다.
2012년 기획재정부가 협동조합 기본법을 시행한 이래 각 분야에서 붐을 일어났고, 여행업계도 협동조합 설립이 이어졌다. 협동조합은 공동의 목적을 가진 5인 이상이 모여 조직한 사업체면 되고 그 사업의 종류에 제한(금융과 보험은 제외)이 없다. 따라서 경제적·유통구조상으로 약자의 처지에 있는 중·소 상공업자, 일반 소비 대중들이 상부상조의 정신으로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모인다. 물자 등의 구매·생산·판매·소비 등의 일부 또는 전부를 협동으로 운영하는 게 특징이다.
지난해 4월에는 ‘한국여행업협동조합(이하 Travelcoop, 트래블쿱)’이 결성됐고, 올해 2월에는 ‘우리여행협동조합’이 설립됐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갈수록 업체간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소규모 업체들의 조합결성은 필수라고 강조한다. 여행업계 채널 다양성을 추가하는 긍정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시각도 여전히 많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여행사들이 모여 상생과 화합을 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부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과거에 조합과 비슷한 목적을 가진 단체는 많았지만 여행업계 내에서 조합원 간 각자의 판매수익을 되돌려 받는 배당 형식은 결국 조직 와해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과거 사례만 봐도 비슷한 지방 여행단체가 결성됐다가 각 업체간 이익 분배 문제 때문에 이견이 엇갈려 규모가 축소되거나 사라지는 경우가 있었다. 또 최근 한 협동조합의 경우 초창기 소규모 자본을 모아 상생 유통 구조를 설립해보자는 취지에 어울리지 않게, 업체당 수백 여만의 추가 납부금을 요구해 말이 많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행업 협동조합이 초기 모델이다 보니 아직 완성도가 떨어진다. 들어가는 돈은 많고 효율성은 떨어지는 것이다. 확실한 수익 확보는 시간이 걸리다보니 다단계처럼 돈으로 탑을 쌓다가 무너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한 업체라도 엇박자를 내면 조직이 금방 와해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지방의 경우 여행협동 조합이 시간이 지날수록 보수적으로 변하면서 사실상 개점 휴업이 되는 곳도 두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동조합에서 판매하는 정보가 대형사 대비 정보가 빈약한데다가 정보 업데이트가 느려 구매자들의 호감을 끌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 온라인협동조합 관계자는 “영세한 온라인여행업체들이 덤핑을 일삼는 소셜커머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협동조합 등을 이용해 공동마케팅을 추진해야 하지만 업체 간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조합은 유명무실해졌다”며 “업체들이 오히려 소셜커머스에 의지하고, 필요한 공동마케팅 비용도 확보되지 않아 소셜커머스에 완패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조합은 소규모 업체들이 공동으로 마케팅 및 판매가 가능한데 조합원들의 투자 및 활동량에 상관없이 모든 수익이 똑같이 분배된다”며 “수익을 두고 조합원들이 각각 신뢰를 넘어서 엄청난 단결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재필 부장> ryanfeel@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