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한 해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국적 저비용항공사(LCC)들의 내년 취항지가 초유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항공사들의 통상 사업 계획 발표 시점이 2월 말에서 3월 초 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어느 노선에 취항할지 결정이 나지 않아 오리무중에 빠져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짚어보면 업계에서도 몇 가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국적 저비용항공사들이 취항하는 곳은 홍콩, 일본, 태국 등에 집중된 상황이다. 특히 홍콩으로는 티웨이항공을, 방콕으로는 에어부산을 제외한 모든 국적 항공사가 들어가고 있다. 여기에 해당 국가의 대표 외항사들도 노선을 운항하는 것을 감안하면, 노선 중첩은 이미 우려할 만한 수준에 돌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홍콩, 일본, 태국의 공통점은 바로 우리나라와 항공자유화(오픈 스카이) 협정이 체결된 곳이라는 점(일본은 하네다 제외). 항공사가 일반적인 국제선 노선을 운항할 때는 운수권이 필요하다. 하지만 항공자유화 협정을 맺은 국가에 취항할 때는 운수권을 획득할 필요가 없어, 훨씬 수월하게 노선 운항의 물꼬를 틀 수 있다.
때문에 내년 저비용항공사가 취항 지역을 탐색할 때, 항공자유화 지역에 우선적인 취항을 둘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신규 목적지를 탐색하기 보다는 타 항공사에서 운항 중인 목적지를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즉, 항공자유화 지역 노선 중첩이 심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홍콩, 일본, 태국을 제외하고 현재 5시간 이내의 단거리 지역 중 항공자유화 협정이 체결된 지역은 베트남, 미얀마, 말레이시아, 라오스, 캄보디아 등이다. 이 중에서도 베트남은 올해 유독 아웃바운드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동남아뿐만 아니라 앞으로 항공자유화 협정이 체결될 가능성이 미진하게 남아있는 중국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은 현재 완전한 항공자유화가 이뤄지지 않은 곳으로, 저비용항공사들이 몇몇 지역을 산발적으로 운항하고 있을 뿐이다. 이미 10여 년간 완전한 항공자유화를 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내년에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점과 중국 국적 항공사를 선호하는 현지 수요를 어떻게 잡을 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여기에 사이판이 제2의 괌이 될 것이란 예상도 미미하게 나오고 있다. 현재 인천~사이판 노선은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만 운항 중이다. 하지만 지난 7월까지 입국한 한국인이 지난해에 비해 44%가 증가하기도 해, 방문객 증가를 노려볼 수 있는 지역이다.
처음 사이판은 괌과 비슷한 지역으로 여겨졌으나, 인천~괌 노선에는 항공사들의 취항 열기가 올해까지 이어진 것과 비교하면 2개 항공사 취항으로 노선 중첩이 심각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이 노선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이 사이판 지역을 어떻게 방어할 것인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한편, 저비용항공사들의 장거리 취항이 내년까지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짙다. 무엇보다 중대형 항공기 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기 때문. 중대형 항공기 도입에 또 다른 비용을 쏟기 전, 상장이나 중단거리 영역 방어 등의 과제가 산재해 있다. 진에어의 장거리 취항이 이제 막 시작된 만큼 수익을 재고 있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B 항공사 관계자는 “사실 장거리 취항은 모기업이 대한항공인 ‘진에어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중대형 항공기를 들여오는 것도 일이지만 유지, 보수를 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며 “앞으로 진에어의 하와이 장사가 저비용항공사들의 향방을 좌우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영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