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제로’ 자유여행상품
‘시장 분석?신규 개발’ 없이 ‘에어텔’ 만 난무
‘시스템 한계?정보력 부족? 폐쇄 조직’ 문제
개별자유여행객(FIT)은 날로 늘어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자유여행 상품은 등장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상품 개발을 위한 여행사들의 노력조차도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다.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패키지 시장은 포화에 이른지 오래고 자꾸만 마이너스 수익으로 치닫는데, 아직도 자유여행 상품의 본질이 무엇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다.
대부분의 여행사에서 자유여행 상품으로 ‘에어텔’을 전시하는데 에어텔은 사실 자유여행 상품이 아니다”라고 한탄했다.
홈페이지에 전시하는 자유여행 상품을 조회하면 흔히 말하는 ‘에어텔’ 상품이 등장하며, 국내 여행의 경우 렌트카가 여기에 결합된 ‘에어카텔’이 노출된다.
이에 업계에서 에어텔이 아닌 ‘본질적인’ 자유여행 상품 부재 원인으로 짚는 부분은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먼저, 시스템 개발이 지지부진하다는 점이다. 몇몇 여행사를 비롯한 시스템 주력 업체들은 이미 부킹엔진 시스템을 개발해 보유하고 있지만, 개발 계획이 점차 늦춰지는 등 내부적인 계획 실행은 더디다는 평이다.
현재 대다수의 여행사 홈페이지에 등장하는 자유여행 상품은 패키지 상품에서 현지 일정이 제외된 형태로 노출되며, 결국 ‘A항공+B호텔’의 에어텔 상품으로 귀결된다.
때문에 몇몇 여행사들에서는 부킹엔진 시스템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상품 판매 자체보다 시스템 개발에 주력하는 양상이다.
이 경우 소비자가 항공을 선택하면 이용 가능한 호텔이 노출되고, 호텔을 선택하면 가격이 결정되는 형식이다.
여기에 이용 가능한 현지 투어까지 선택할 수 있다면 입맛대로 패키지 상품을 만드는 셈이다.
담당자의 현지 지식 부족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관된 일정의 패키지 상품과는 달리 생생한 현지 정보를 습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경직된 정보에 머물러 있다는 것.
심지어 일부 담당자들은 온라인 블로그로 여행을 ‘공부’하고 온 손님들이 오히려 여행을 더 잘 알기 때문에 공부가 필요 없다는 적반하장식 태도로 고정돼 있다.
모 여행사 관계자는 “최근 진행한 팸투어에 참석한 여행사 직원 중 사진을 본격적으로 찍는 사람은 10명 중 1명에 불과하더라.
현지 업체를 만날 수 있고 현지 정보를 각 사에서 보유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는 인식조차 없는 것”이라고 일침하며 “담당자가 자유여행을 문의하는 고객에게 하나의 포트폴리오를 보여주는 능력 정도는 갖춰야 한다.
그런데 실제 그런 능력을 갖춘 직원이 얼마나 될까 의문”이라고 말했다.
경직된 조직문화 역시 ‘패키지 일관’ 사업에 목을 매는 고질적인 이유로 거론된다. 경영진의 패키지 중심 사고방식이 시대에 한 발 늦은 결과로 도출된다는 점이다. 극단적으로는 모든 문제가 이 같은 병폐 때문이라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일례로 A 여행사는 현재까지 시스템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나 완성된 결과를 노출하지는 못하고 있다.
반면 더 작은 규모의 B 여행사는 직원의 1/3 이상이 IT 담당으로 구성돼, 시스템 개발을 강점으로 삼고 있으며 자유여행 부문의 고속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C 여행사는 시스템 개발에 뒤늦게 뛰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완성된 부킹엔진 시스템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내부적인 현지 정보를 팸투어나 블로그를 통해 수집해 포트폴리오로 만들자는 말이 한때 등장했다.
하지만 가공과 수정을 거치는 작업이 만만치 않다는 이유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않은 채 결국 흐지부지 됐다”며 “규모가 있는 여행사일수록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에 애를 먹는다.
날렵한 경영 구조와 유연한 조직일수록 자유여행 상품으로 주목을 받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윤영화 기자> movie@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