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스페인 노선 영향력 커졌지만
‘결국 여행사 부담’… 업계, 부정적 여론
오는 4월 대한항공의 인천~바르셀로나 전세기 운항을 앞두고 업계 내 대한항공의 영향력이 더 굳어질 전망이지만 업계에서는 분분한 의견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지난 11일 인천~테헤란 운수권까지 대한항공이 가져가며 장거리 노선 포석 강화는 늦춰지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11일 국토교통부는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고 인천~테헤란 주 4회 운수권을 대한항공에 배분한다고 발표했다. 대한항공은 현재 인천~텔아비브(주 3회), 인천~두바이(주 7회), 인천~리야드~제다(주 3회) 등 3개의 중동 노선을 주 13회 운항하고 있다.
이번에 이란 직항 노선까지 신설하게 된다면 대한항공의 중동 영향력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반면 중동 노선이 없어 이번 운수권 배분을 두고 아쉬움이 남는다는 반응이다. 한국과 이란을 잇는 정기 노선은 지난 2009년 이란항공의 테헤란~베이징~인천 운항 이후 처음이다.
여기에 대한항공은 오는 4월부터 인천~바르셀로나 직항 전세기 운항을 앞두고 있다. 현재 인천~마드리드 노선에 단독 정기편을 띄우고 있기 때문에, 해당 지역 상품 구성에 대한항공을 선택하는 것이 불가피한 수준으로 자리를 잡게 됐다. 스페인 노선을 단독으로 연결하는 방면으로도 영향력이 굳어지는 셈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곱지만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마드리드 직항 노선이 있음에도 직항 노선을 개설하는 것 자체가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이다. 게다가 정규 노선이 아닌 전세기라는 점 때문에 다른 노선 좌석을 빌미로 여행사에 좌석을 ‘밀어내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인천~바르셀로나 노선 전세기가 2달여를 계획했던 것과는 달리 1달이 늘어나면서 여행사들은 고충이 더 심해졌다고 토로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당초 해당 노선 전세기는 지난해와 비슷한 기간인 4~6월 초까지로 계획됐으나, 대한항공이 타 노선으로부터 기재를 하나 더 확보하면서 늘어났다.
모 여행사 관계자는 “전세기는 항공사 입장에서 여행사에 판매하면 끝이지만, 여행사에게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인질이나 다름이 없다. 항공사에서 의무적으로 전세기 좌석을 판매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번 참여하던 여행사가 빠지면 다음 해에 어떤 보복이 있을지 뻔하지 않느냐”며 “굳이 마드리드 노선이 있는데 바르셀로나 노선이 잘 된다는 논리로 전세기를 띄우고 있는데, 로드올리기에 급급한 항공사들의 허상”이라고 일침했다.
여기에 인천~테헤란 단독 운항이 결국 독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극단적인 전망까지 나온다. 대한항공이 취득한 운수권은 화물과 여객으로 대한항공이 분류해 운항할 수 있으며, 대한항공은 화물기 운항 계획을 밝힌 상황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화물 비율을 높여서 운항을 개시하더라도, 이란 시장 수요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여객 공급을 여행사로 이전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이란은 애초에 상용 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분류된 곳이고, 상용 수요도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갈지 뚜렷하지 않은 지역”이라며 “상용 수요가 먹히지 않아서 화물 운항으로 돌린다면 차라리 낫다. 여객기 운항을 지속하며 여행사 좌석 공급을 늘릴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한편, 이란 운수권이 대한항공으로 돌아간 가운데, 인도 하늘 길을 연결하는 운수권은 대한항공에 주 7회, 아시아나항공에 주 6회가 배분됐다. 이로써 아시아나항공은 그간 독점으로 운항하던 인천~델리 노선의 파이를 대한항공과 나눠먹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윤영화 기자> movie@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