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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9호 2026년 05월 18 일
  • [기자수첩] 직장 상사 미스테리



  • 윤영화 기자 |
    입력 : 2016-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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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로서 취재원들을 만나다보면 ‘일관된 의견’을 얻기가 참 어렵다. 의견이나 분위기만으로 ‘팩트’를 체크하는 것도 쉽지 가 않다. 그래도 이제는 나름 내공이 생겼다고 “사람마다 체감하는 분위기가 달라 그러려니”하고, 최대한 객관적인 말을 찾으려 머릿속을 헤집는다.

그럼에도 같은 소속 직원들의 말이 서로 다 다르면 난감한 상황에 빠진다. 설상가상으로 두 사람이 같은 직위도 아니라면 고민이 더 커진다. 한 부서 차장이 한 말을 그대로 옮기자니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이고, 사원이 한 말대로 기사를 쓰자니 뒷골이 뻐근하다.

게다가 이런 일이 있을 때 백이면 백, 상급 관리자는 여유 있는 미소로 순조로운 모객 현황을 설명하고 있지만, 말단 직원은 벌건 얼굴로 모객 인원을 체크하며 초조하게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차장급 이상의 직원들을 만날 때, 기자는 은근히 옆 자리 조직원들의 얼굴을 살피게 된다. 표정으로 말을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가끔은 왠지 모르게 태연한 관리자급 담당자가 거짓말이라도 하는 것처럼도 느껴져 얼굴이 화끈해진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 부딪힐 때마다 느끼는 공통점이 있다. 상급자들이 장밋빛 실적을 달성했다고 홍보할 때, 아래 직원들은 우는 소리를 멈추지 않는다. 물론 비수기나 악재를 만났을 때는 너나할 것 없이 어렵다는 말을 꺼내지만, 이처럼 서로 말이 다를 때는 단 한 번도 입장이 바뀐 상황을 경험한 적이 없다.

한 지붕 아래 대장과 막내 담당자 사이의 업무 간극이 느껴질 때마다, 한때 온라인을 떠돌던 ‘직장 상사 미스테리’라는 고전 자료를 생각한다. 간략한 내용을 요약하자면 높은 자리에 있는 상사일수록 실무적인 부분을 이해하기 어렵고, 실제로 하는 작업은 점점 적어진다는 내용이다.

박봉과 과업으로 고생하다 업계를 떠난 지인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실적에 치이고 위에서 압박받는 여행업계 직원들의 ‘말 못할 속내’는 이보다 더 처절하다. 업계를 떠난 이들의 결정적인 이유들을 곱씹어 보면, 허황된 목표를 위해 압박하는 상사가 등장하지 않은 일이 없다. 그리고 입을 모아 말한다. “역시 일 자체보다는 같이 일하는 사람이 중요한 것 같아요.”

분명 상사들만을 위한 변명거리도 있다. 차마 부정적인 말이 입에서 떨어지기에는 직책이 너무 무겁다, 어깨가 무거워질수록 손은 가벼워지면서 자연스럽게 실무와 점점 거리가 멀어졌다.

하지만 우스갯소리로 떠돌던 직장 상사 미스테리가 시공불문 유효한 것은 분명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결과적인 수치만 다루는 상사의 태도, 그 자체가 ‘질보다 양’을 추구하는 태세로 바뀐 여행업과 겹쳐지는 것도 결코 착각이 아니다.

여행업은 타 업종에 비해 유연한 사고방식과 개방적인 마인드가 더 필요한 직종이다. 그래서 여행업계 상사들은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수평적인 조직문화, 자유로운 업무, 타 업종보다 여행을 많이 다닐 수 있는 환경 등 업계 상사들이 가진 환상이 외적인 이미지를 곱게 포장만 한다면, 여행사를 찾는 여행객들의 실망도 앞으로 계속될 것이다.


윤영화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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