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항공시장 경쟁이 심화될 조짐이다. 그간 포화 노선으로 분류됐던 인천~마닐라, 인천~세부에 이어 깔리보(보라카이) 지역 항공 경쟁이 업계에 미칠 영향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인천~깔리보 노선은 본래 필리핀항공이 주 14회, 세부퍼시픽항공과 필리핀에어아시아가 주 7회씩 취항하던 노선으로, 지난해 12월 진에어가 데일리 운항으로 합류했다. 진에어가 합류하면서 주간 운항 편수는 35편으로 대폭 늘었다.
진에어는 오는 3월26일 이후의 깔리보 노선 단항을 예고했지만, 이번 2월 아스트로항공과 씨에어 취항 소식이 업계를 뜨겁게 달구면서 향후 운항 편수가 늘어날 조짐은 더 커졌다.
두 항공사의 해당 노선 취항을 두고 업계에서는 ‘과연 뜰 것인가’라는 분분한 의견을 보내온 바 있다. 씨에어의 경우 지난해 운항관리가 잘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AOC 정지를 받은 전적도 우려에 한 몫을 담당했다.
앞서 아스트로항공의 경우 2월6일, 10일, 14일 총 3회 운항 계획을 밝혔으며, 지난 6일 첫 운항을 마지막으로 현재 운항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씨에어는 2월2일부터 29일까지의 데일리 운항을 공지한 바 있으며, 현재 개별 좌석 판매에 매진 중이다.
씨에어의 경우 장기적인 정기편이 뜬다는 소식이 새어 나왔으나, 아직까지 2월 차터 운영 외 계획은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필리핀에어아시아의 인천~깔리보 노선 판매를 오는 4월부터 YRM이 맡게 되면서 항공편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YRM 측은 해당 노선 GSA 계약 체결식을 통해 노선 증편을 예고한 상황이다. 동시에 그간 B2C 비중이 높던 판매를 B2B 방향으로 틀 계획임을 밝혔다.
인천~마닐라/세부에 이어 인천~보라카이 노선까지 활황에 나선 것은 ‘그럼에도 수익이 나는 노선’이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해당 노선을 운항하는 유일한 풀 서비스 캐리어인 필리핀항공의 탑승률이 90%에 육박한다. 타 저비용항공사들의 탑승률은 90%를 넘어서고 있다.
‘인기’로 분류되지만 지나친 과당경쟁에 돌입한 인천~세부 노선에 비해 실익이 크다는 분위기다.
인천~세부 노선의 경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필리핀항공, 세부퍼시픽항공, 필리핀에어아시아 7개 항공사가 운항 중이다.
때문에 100%에 육박하는 노선 탑승률에도 불구, 최저가 항공권이 10만원대에 등장하는 등 비현실적인 가격까지 난무하고 있다.
마닐라 공항의 제한적인 상황 때문에 차선책으로 깔리보 노선을 노린다는 의견도 다수다. 필리핀 국적의 항공사들이 인천~마닐라 노선을 운항하려면 국토교통부의 법적 제한이 많다는 점이다.
아스트로항공, 씨에어 등 필리핀 국적의 저비용항공사들이 인천~깔리보 노선을 우선적으로 노리는 이유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항공사 곳곳의 깔리보 취항 소식을 달갑지만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보라카이 지역 활성화 이전에 저가 경쟁에 급한 불이 붙을 것이라는 분위기다. 또 그간 세부 지역에 국한된 면이 있었던 호텔 부족 문제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씨에어에서 판매하는 인천~보라카이 노선의 항공운임의 경우, 20만원대에 형성되며 필리핀항공, 세부퍼시픽항공과 큰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다. 씨에어가 이번 차터 운항 이후 또 운항에 나선다면 해당 가격이 최저가로 뚝 떨어져 보일 수밖에 없다.
깔리보 공항의 상태 역시 ‘국제공항’이라는 이름에 맞지 않는 운영으로 이용객들의 불편이 가중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모 항공사 관계자는 “공항 자체의 규모가 작고 공항세를 내는 카운터가 두 개에 불과한 등 시설이 낙후된 면이 많다. 운항 편수가 늘어나고 파이가 커질수록 여행객 피해도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윤영화 기자> movie@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