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들이 지난해에도 승승장구 했지만, 앞으로 고정비용 급증으로 인한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제주항공의 경우 지난 한 해에만 51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전년 대비 74.2%가 늘어났다. 매출은 19.1% 당기순이익은 47.3%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8.5%를 나타냈는데 이 역시 역대 최고다. 그 외 국적 LCC들도 매출과 순익이 골고루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가파른 성장세 속에 지난해 발생했던 LCC 각종 안전사고는 충격으로 남아있다. 고속 성장에만 집중한 나머지 안정·정비 문제에는 소홀했다는 질타가 나오는 이유다.
또 1월말 발생한 제주공항 고립 사태도 LCC들의 위기대응 시스템 부재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 양민항이 각자의 위기 대응 시스템 가동으로 승객 컨트롤에 성공한 반면, LCC는 아날로그식의 대응으로 혼란을 부추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LCC의 안전 정비 문제와 위기 대응 시스템 부제 문제가 겹쳐진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고정 비용을 줄이고 이익을 극대화하다 보니 운항의 기본이 되는 안전 및 시스템 투자가 소홀이 이뤄지고 있다. 향후 LCC 규모가 더 커질수록 안전 및 시스템 투자는 피하기 힘들어진다”고 진단했다. 고정비용은 유류비, 정비비 등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을 의미한다.
저비용항공사들이 현재는 10여대 수준의 항공기로 늘어나는 수요를 흡수하며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지만, 규모가 커지면 그에 따른 고정비용 증가가 기하급수적으로 일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GDS의 경우도 현재는 LCC 산업 성장에 힘입어 대형사보다 혜택을 주고 있지만, 시스템이 정착되면 조만간 대형사 수준의 수수료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실제로 저비용항공사들의 경우 대부분 항공 정비를 위탁하고 있고, 지상조업 등 부대 업무도 아웃소싱으로 주로 해결하고 있다. 자체 정비 시설을 보유한 LCC는 없으며, 제대로 된 위기 관리 시스템을 갖춘 곳도 아직은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비용절감 및 고정비용 축소에 따른 고효율 구조는 LCC 규모가 대형화됨에 따라 유지하기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결국 매출 확대에 따른 빠른 고정비용 상승이 향후 LCC 산업에 독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럽 및 미국의 경우 고정비용 상승으로 인수·합병 과정을 거쳐 많은 항공사들이 사라졌다.
현재는 초대형 LCC들만이 그들만의 리그를 펼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파악한 LCC들은 커지는 고정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연료비 등 변동비용의 절감은 물론 항공기 도입비와 각종 보험, 전문인력 양성 교육비 등 전체원가에서 40% 가량을 차지하는 고정비용을 효율적으로 분산시켜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것.
고정비용 분산을 위해서는 항공기를 보다 효율적으로 가동시킬 수 있는 노선을 보유해야 하고, 기단을 확대해 단위비용을 낮출 수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LCC 관계자는 “고정비용 문제는 앞으로 LCC들에게 수익 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양재필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