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Expedia)는 지난해 미국 온라인 여행업체 오비츠(Orbitz)를 13억4000만 달러(약 1조4840억원)에 인수하며 세계 1위 규모 온라인 여행사로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2014년 총 504억 달러(약 55조8180억원)의 매출을 낸 익스피디아는 같은 해 503억 달러(약 55조1900억원)의 매출을 낸 프라이스라인과 업계 1∼2위를 다투는 사이였다. 그러나 그해 매출 124억 달러(약 13조7330억 원)를 낸 오비츠를 인수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여행업계 1위로 올라섰다.
지난 1996년 빌 게이츠가 운영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작은 온라인부서로 출발한 익스피디아의 성공 비결은 끊임없는 기술혁신과 거침없는 인수·합병에서 찾을 수 있다. 익스피디아의 탄생 자체가 기술혁신으로부터 출발한다. 1996년 MS의 경영진 중 한 명이었던 리차드 바튼은 사람들이 여행사에 가지 않아도 쉽게 정보를 얻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미국 내 여행 정보를 모은 CD 한 장을 만들었다.
바튼은 후에 이를 인터넷과 연결해 ‘익스피디아’라는 이름의 웹사이트로 발전시켰다.
아만 부타니(Aman Bhutani) 익스피디아 대표는 최근 미국 시애틀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익스피디아의 철학은 어떤 아이디어의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즉각적인 실험을 통해 투명한 결과로 증명해 보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익스피디아는 이런 경영방식에 따라 MS에 속한 시절부터 ‘유용성 실험실’이라는 기술개발실을 만들어 끊임없이 최첨단 기술을 산업에 적용하고 있다.
2014년부터는 사람의 얼굴에 나타나는 감정과 시각 변화를 추적해 행동방식을 연구하는 전자 근운동기록(Electro-myography·EMG) 기술을 활용해 자사 웹사이트에 접속하는 고객들의 행동과 수요를 연구·분석하고 있다.
익스피디아는 인수합병분야에서도 매우 공격적인 확장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트립어드바이저, 이롱, 호텔스닷컴 등 각종 온라인 여행업체를 사들였던 익스피디아는 지난해 오비츠를 인수하기 직전 2억8000만 달러(약3100억원)의 현금을 주고 온라인 여행업체 트래블로시티(Travelocity)
를 인수했다.
익스피디아는 같은 해 일반인들이 자택을 여행자들에 대여하는 공유경제 형태의 숙박예약서비스인 홈어웨이도 39억 달러(약 4조4천800억원)에 사들였다. 현재 익스피디아는 이런 상표들을 포함해 호텔·항공·렌터카·숙박공유 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100개 이상의 상표를 보유하고 있다. 익스피디아그룹은 이를 통해 26만9000개의 호텔, 475개의 항공노선, 150개 이상의 렌터카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마크 오커스트롬 익스피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기술과 혁신은 익스피디아의 출발점이자 미래”라면서 “매년 60억 달러(약 6조8900억원)를 기술개발과 인수합병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서비스를 운영하는 75개국에서 지난해 총 600억 달러(약 68조8900억원) 규모의 여행 예약을 접수했다”면서 “월평균 사이트 방문자는 450만명 이상이며 연간 이익률은 18∼20%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오커스토롬 CFO는 “세계 여행산업의 규모는 1조3000억 달러에 이른다”면서 “익스피디아는 자체로는 꽤 큰 기업이지만 업계 내에서는 그렇지 않으므로 앞으로도 경쟁사들에 대응해 계속 혁신하고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연합뉴스 시애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