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항공사들 사이에서 미국 내 ‘쿠바’ 운수권 분배가 초미의 관심사로 남겨져 있다. 그러나 향후 국내 수요까지 포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남아있다.
현재 미 교통부는 쿠바의 수도인 아바나까지 왕복 항공편 20편과 그 외 소도시 항공편의 운수권을 두고, 항공사들의 취항 신청을 검토 중이다. 다수의 외신에 따르면, 최소 8개 항공사가 취항 신청서를 제출했고, 이들이 가장 원하는 노선은 단연 아바나 노선이다. 현재 아바나에 갈 수 있는 일일 전세기 운행편은 10~15대 정도다.
현재 미국과 쿠바를 연결하는 항공편은 전세기가 운행되고 있지만, 양국의 협정 조인으로 앞으로 110편의 항공기가 추가로 허용된다. 전세기 운항편의 거의 5배에 달하는 셈이다.
지난 3월 초 다수의 항공사들은 미 교통부에 운항을 신청한 바 있다. 미 현지에서는 해당 항공사들 사이의 갖은 비방이 루머로 떠돌 정도로 치열한 경쟁에 나서는 중이다.
쿠바는 미국 본토 국민들에게도 인기 여행지로 분류된 곳이다. 지난해 쿠바를 방문한 미국 관광객은 쿠바 출신 이민자들을 포함해 16만 명에 달한다. 미국과 쿠바의 여행은 오바마 미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국교정상화 선언 이후 정식으로 가능해졌지만, 이전부터 갖은 이유로 쿠바를 찾는 수요가 많은 탓에 지금은 관광 수요를 구분하는 의미가 없어졌다는 전언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 쿠바를 연결하는 정규 항공편이 개설되더라도, 한국 시장에 큰 반향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미주 항공사 관계자는 “이미 미국 내에 ‘짐 싸고 기다리는’ 여행 수요층이 다수”라며 “아예 내국인만을 대상으로 항공권을 판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운항 초기에 한국 시장 공급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안 확정될 것으로 보이는 취항 결정 후에도, 곧 바로 항공편이 생성될 가능성 역시 적다. 노선 배정을 끝낸 후 정확한 운항 스케줄을 확정해야 비행기 좌석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미 항공당국뿐만 아니라 쿠바 민간항공 당국에도 취항 신청서를 제출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해당 항공편을 운항하는 항공사들에게는 라틴 아메리카의 연결편이 강화되는 수혜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더 이상의 포인트 투 포인트 운항은 심화된 경쟁으로 의미가 없어진 만큼, 라틴 아메리카 연결편으로 레저 수요를 사로잡겠다는 전략을 내세울 수 있는 것이다.
모 항공사 관계자는 “미주 항공사들은 보통 레저보다 상용이나 이민자 수요가 대부분”이라며 “미주 항공사들의 패키지 수요가 한 자릿 수 퍼센트에 불과한 만큼, 레저 국가 연결편을 강점으로 패키지 수요를 끌어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일(현지시각) 미국 마이애미에서 출발한 유람선이 40년 만에 처음으로 쿠바 수도 아바나에 정박하면서, 미국-쿠바 사이 상업 여행이 개막했다. 미국 유람선이 쿠바에 정박한 것은 1970년대 후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퇴임 전 여행 제한 조치를 해제한 이후 처음이다.
<윤영화 기자> movie@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