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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9호 2026년 05월 18 일
  • [기자수첩]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 강세희 기자 |
    입력 : 2016-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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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立春)이 지난지가 한 달 가까이 됐지만 아직도 차가운 바깥바람은 옷을 여미게 만든다. 밖으로 나가야만 돈을 벌고 기사를 물어오는 세일즈맨들과 기자들은 삼한사온 변덕스러운 날씨에 외근이 반갑지만은 않다.

 

여행업계 분위기도 사뭇 다르지 않다. 여행업계에 언제 한번 제대로 된 봄이 있었을까. 있더라도 아주 잠깐 지나가는 유행 같았고, 일부 업체만 누리는 보이지 않는 봄 같기도 하다. 최근 분위기는 아직도 꽁꽁 언 겨울과도 같다.

 

항공사들은 낮아진 수익에도 좌석을 컨베이어 벨트처럼 돌리며 버티고 있지만, ‘대박’이라는 단어를 써본지가 꽤 오래다. 여행사들은 ‘양극화’의 부작용을 역설하며 대형여행사들에게 원망의 눈초리를 보내지만, 대형여행사들도 불안하기는 매 한가지다.

 

매일 뉴스에서는 공항에 북적이는 인파에 명절마다 대박이 났다는 소식을 전한다. 그런데 주변에 아는 사람 중에 모객해서 인생 폈다는 사람은 본적도 없다. 대체 그 많은 수익은 누가 가져가고 있는 걸까. 수익이 제대로 나긴 나는 것인가.

 

여행업은 100% 사람 역할이 중요한 아날로그적인 서비스다. 면대면으로 이야기할 때 더 이해가 쉽고, 시스템이 발달해도 궁금증은 그만큼 증가하는 게 이쪽 분야다. 그만큼 시스템으로 안 되는 부분은 사람이 메워야만하는 아주 희한한 산업이다. 그렇다 보니 인건비가 많이 나간다. 인건비는 고정비고 규모가 커지면 알아서 고정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

 

상품이 1개 팔리다가 2개가 팔리면 단순히 수학적으로 매출이 2배 상승하지만, 그에 따른 인건비 등 고정비는 3배, 4배가 늘어난다. 배보다 배꼽이 크니 몸집이 커질수록 수익은 얇아질 수밖에 없다. 여행사들이 겪는 고충의 중심에는 이 고민이 있다. 크면 좋지만 너무 웃자라면 병이 생기는 것과 비슷한 논리다.

 

그러니 업황이 안 좋은데 누구하나 많이 팔아 보겠다고 욕심을 부리면 가격 경쟁이 붙고, 필히 그 상품은 성공하기가 어려워진다.

 

바다에 배가 떠 있는데, 인원이 너무 많아 가라앉게 생겼다. 사는 방법은 두 가지다. 몇 명의 인원을 바다에 던져버리거나 다이어트해서 전부가 가벼워지는 것이다. 지금 어려운 여행시장은 완벽한 이기주의 혹은 자본주의의 힘을 빌어 순항하고 있다.

 

배가 육지에 당도했을 때, 살아 돌아온 몇 명의 생존자에게 가족과의 재회에 대한 행복만 있을까. 아니면 살기 위한 살육의 현장을 오래 기억할까.

 

여행업계는 조직은 있지만 함께하는 법은 잊어가고 있다. 돈을 두고 싸우는 처절한 전쟁터, 혈흔이 낭자한 생존에의 욕구로 연명하기 급급하다. 그만큼 업황은 어렵고 생명선은 과거보다 금방 끊긴다.

 

겨울이 가면 언제나 그랬듯이 봄은 온다. 봄이 봄 같지 않겠지만 봄은 봄이다. 봄이 되면 개개인 혹은 여행업계는 새로운 일 년의 대박을 꿈꾼다. 대부분 알 수 없는 악재로 그런 기대가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지만, 그래도 봄은 또 다시 온다.

 

이기는 자가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자가 승리하는 시절이 왔다. 돈 따라 다닌다고 돈 버는 것 아닌 걸 다 들 안다. 돈돈 거리지만 말고 일단 화창한 봄을 기다리자.

 

 

<양재필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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