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다각화 기대 VS 본연에 충실해야’ 이견 팽팽
호텔 사업 투자를 결정한 제주항공(7C)을 두고 업계에서 분분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18일 600억 원가량의 투자를 통해 호텔 사업 진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적 저비용항공사(LCC)로서는 최초다. 제주항공이 투자한 호텔은 현재 홍대입구역 인근에 복합쇼핑몰과 함께 지어지고 있으며, 제주항공은 이번에 준공하는 호텔이 항공여객과 연계한 인바운드 승객 유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호텔의 준공 예정 시기는 2018년이다.
호텔 투자를 밝힌 제주항공을 두고 여행업계에서는 다양한 시선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항공 산업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선도 존재하고 있는 한편, 여행업계 경쟁을 부추길 것이라는 비관적인 예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 같은 시선들을 포함해 제주항공의 호텔 사업 진출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먼저, 풀 서비스 캐리어(FSC)가 아닌 저비용항공사로서도 영역을 크게 확장 시키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이 여론의 주를 이루고 있다. 그간 ‘제3민항’을 표방하던 제주항공이 여행업계의 입지를 더 넓힐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영업이익을 크게 늘렸던 제주항공은 지난 2분기 6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것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93%가 감소한 수치다. 그간 달성할 수 있었던 성장의 정점을 찍어, 호텔업 진출이 필요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주력 업종인 항공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제주항공을 포함한 저비용항공사들이 안전 문제 등을 비롯해 항공사로서 기대치를 채우지 못하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 말에 발생한 사고로 ‘저비용항공업계 안전불감증’이 꾸준히 제기됐고, 국토교통부에서는 앞으로 노선 배분에 이를 반영하기로 한 바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해가 성장 피크였던 만큼 저비용항공사들도 수익성 때문에 ‘호텔업 진출’을 했을 확률이 높다”며 “그러나 한편으로는 호텔업 진출로 주가 방어만 앞세우는 것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제주항공의 여행업 진출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항공의 호텔 투자 소식과 함께 전해진 것이 향후 에어텔(항공+호텔) 상품 판매 계획이기 때문이다.
만약 제주항공이 호텔을 준공하고 직접 에어텔 상품을 판매하려고 한다면, 여행업 등록이 필수다. 즉, 한진그룹 소속의 대한항공-한진관광과 비슷한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 측은 “일단 호텔에 투자한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벌어질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언급한 것일 뿐”이라며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지만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항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호텔업에 진출한 항공사는 비단 제주항공뿐만이 아니다. 앞서 대한항공이 속한 한진그룹은 내년 하반기 개장을 목표로 미국 LA에 윌셔 그랜드 호텔을 건설 중이다. 올 상반기 종로구 송현동 부지에 한옥 호텔 건립을 추진하기도 했다.
<윤영화 기자> movie@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