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지역 패키지 팀들이 홈쇼핑으로 가을 모객에 열중인 가운데 비인기 지역에서는 한숨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행사들은 ‘홈쇼핑으로 수익 안 난다’고 성화인 반면, 특수지역의 경우 이 마저도 인기 지역만 가능한 ‘배부른 소리’라는 것이다.
사측과 직원들의 입장은 사뭇 대조적이다. 회사들이 홈쇼핑 콜수와 결제율로 방송 손익을 따져가며 주판을 두드릴 때, 직원들은 자신들이 담당하는 지역 상품을 홈쇼핑에 내놓기 위해 경쟁하는 기류가 사내에 흐른다는 전언이다.
주요 10개 패키지 업체의 한 달 평균 방송횟수는 5회 정도다. 결국 일주일에 한 팀 정도만 방송을 탈 수 있는 셈이다. 사내결재와 상품 기획 및 구성, 타 여행사 및 산업 군과의 방송 슬롯 경쟁의 소요시간과 업무량을 고려하면 여행사들의 홈쇼핑 제작기간은 최소 한 달 이상이다. 몇 차례 준비할 수 없는 방송일뿐더러 이마저 일주일에 한 번씩 타 지역 패키지팀과 경쟁해 ‘회사 대표’로 방송에 설 기회를 얻기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 직판여행사의 터키팀 직원은 “홈쇼핑 방송 한 번하면 주말 근무도 해야 한다고 하지만, 차라리 주말에 일해도 좋으니 홈쇼핑 한 번 하고 싶다”며 “회사 내에서도 서로 홈쇼핑 하겠다고 경쟁이지만 사측은 잘 나간다는 인기 지역을 해야 그나마 수익이 생기니 일부 팀만 방송을 한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처럼 직원들이 방송을 자처하는 목소리를 내는 데는 패키지 시장 체감온도가 내려갔을 뿐만 아니라 홈쇼핑 슬롯마저 현격히 줄어 한 번에 고객을 송출할 수 있는 플랫폼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또 다른 특수지역팀 팀장 역시 “늘 팀장으로서 실적 부담을 지고 있는데 일단 홈쇼핑을 하면 모객은 확실히 되니 방송을 하고 싶은 마음은 당연지사”라며 “홈쇼핑은 한두 달 후의 모객을 예상하고 미리 내보내는 방송인데 이 같은 시기성과 회사 입장, 그리고 타사 유사상품과 방송 기간 차까지 고려하면 하고 싶어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팀에 편중된 홈쇼핑 방송을 지적하는 의견도 제기됐다. A여행사 미주팀 관계자는 “가을 시즌은 본격적인 ‘미주 시즌’인데 아직도 유럽, 중국, 일본 등 잘 나가는 지역이 자리를 꿰차다 보니 좋은 시간대의 방송 잡기가 어렵다. 타이밍을 놓치면 모객 최적기도 지나간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지난 8월3주차에 홈쇼핑 방송을 진행한 B여행사 관계자는 “상품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늘 같은 시간대의 여행 방송 자체에 피로를 느끼기 시작해 홈쇼핑 업체들 역시 시간대와 상품을 조정해 분위기에 변화를 주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고 전했다.
<조재완 기자> cjw@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