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2C 항공권 늘리며 ‘수수료’ 등 갈등… 과당 경쟁 유발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성장은 매년 거듭되고 있지만, 여행업계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아 보인다. 그간 발생했던 항공사와 여행사 사이의 갈등 구도와도 또다른 방식으로 향하는 모습이다. 특히 여행사를 제외한 유통 채널까지 늘리려는 조짐이 일면서, B2B보다 B2C에 관대한 모습도 포착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영화 기자> movie@gtn.co.kr
시작은 점점 커져가는 B2C 판매였다. A 저비용항공사의 주기적인 보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해당 항공사의 B2C 판매 비중은 국내선 68%, 국제선 46%로 해마다 증가하는 직판 비율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에는 아예 소셜 커머스(Social Commerce)로 직접 진출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 통상적으로 소셜 커머스에는 판매 중계 업자인 여행사가 진입하기 마련이고, 이 경우 여행사에서 보유하고 있는 블록 좌석이 판매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일부 저비용항공사들에서 직접 소셜 커머스에 입점해 이 관행을 무너뜨리면서, 본격적으로 ‘여행사 vs 항공사’ 구도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소셜 커머스 판매 비중이 직판으로 감안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과정에서 항공사가 여행사와 소셜 커머스를 불가피하게 차별한다는 점이다. 소셜 커머스에 항공사가 직접 진출할 경우, 소셜 커머스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통상 5% 이내의 한 자릿수지만 계약에 따라 10% 안팎까지 높아질 수 있다. VI 체제로 전환하기 전 항공사에서 여행사에 지급하던 평균적인 커미션 5% 안팎보다 확연히 높은 셈이다. 현재는 그나마 지급받던 커미션마저 VI 제도로 전환된 지 오래다.
이에 대해 외국적 항공사 관계자는 “엄연히 말해 소셜 커머스는 유통업자이고 여행사는 판매 중개업자이기 때문에 수수료를 주는 것 자체는 당연하다”며 “항공사가 직접 소셜 커머스에 진출하면 직접 발권까지 마무리해야하기 때문에 이중고다”라고 전했다.
이 같은 관행 때문에 소셜 커머스에 진출했던 일부 국적 저비용항공사들은 현재 백기를 들기도 했다.
여행업계에서는 저비용항공사들이 여행사들 사이의 경쟁 구도를 만들고 있다는 거친 비판도 나오고 있다. 동아시아 인기 지역의 경우, 이미 저비용항공사들의 좌석이 가격 경쟁력을 점유하고 있는데 좌석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국적 저비용항공사들은 통상 B737 항공기를 이용해 약 190좌석을 운용하는데, 국제선 여행사 판매 비율이 50%임을 가정한다면 노선 당 100좌석 정도를 판매할 수 있다. 패키지 상품을 만드는 데 최소 20석 안팎의 좌석이 필요한 것을 감안하면, 최대 5개 여행사에만 한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어 여행사 실적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위치까지 된다.
대형 항공사에서 저비용항공사로 이동한 인력들이 여행업 판매 관행에 진입하면서 결과적으론 잘못된 B2B 판매 불씨를 붙였다는 시각도 있다. 극단적으로는 영업 방침만이 아니라 ‘여행업계 갑(甲)’이라는 인식 역시 여기서 비롯됐다는 말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풀 서비스 캐리어를 모회사 형태로 두지 않은 타 국적 저비용항공사에서는 한때는 그 비율이 절반에 가까웠다는 전언이다. 항공업종의 특수성 때문에 출범 초기 저비용항공사 내 팀장급 이상은 대형 항공사 출신을 기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실제 ‘여행사 블록 판매’ 관행이 이들로부터 시작된 직후인 2010년대 초반 A 저비용항공사의 직접 판매 비중은 20% 안팎에 불과했다.
저비용항공 업계는 B2C로 판매를 선회하는 것이 운임을 낮추는 것에도 효과를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셜 커머스에 진출한 것 역시 대외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여기고 있으며, 직접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B2C 판매 자체가 증가하기 때문에 소셜 커머스 입점 역시 언제까지나 계속되지는 않는다는 의견이다. 또 늘어나는 FIT 수요가 여행사 대신 직접 항공사를 방문하게 만든다는 전략도 맞아 떨어지고 있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소셜 커머스에 직접 입점했던 모 국적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긴급하게 소진해야 할 좌석이 있을 때 소셜 커머스 판매를 감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항공업계에 처음 발을 디디면서 대형 항공사 출신들의 영업 방향을 많이 전수받았을 수는 있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판매 방식도 변할 수 있다”며 “이미 항공사 이름에서 직접 창출되는 수요가 있기 때문에 패키지 주류의 여행사에 대행 판매를 맡길 필요가 줄어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