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프랑스-KLM은 100여 년 동안 매일 새로워지는 항공사다”
지난 7월 이문정 한국지사장은 새로운 직장인 에어프랑스-KLM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간 본사 본국직원이 지사장 직을 맡아왔다는 점 때문에, 이번 한국인 지사장 선임은 더욱 업계의 시선을 모았다. 경쟁적인 유럽 항공시장에서 앞으로 더욱 한국 친화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이문정 지사장을 만나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포부를 들어봤다.
<윤영화 기자> movie@gtn.co.kr
<취재협조=에어프랑스-KLM> www.airfrance.co.kr / www.klm.co.kr
> 에어프랑스-KLM은 ‘프로페셔널’ 조직...
> ‘SNS 11개 운영’ 대고객 서비스 강점... 정시 운항도 1등
에어프랑스-KLM 지사장으로 근무를 시작한지 두 달여가 지났다. 이전에 갖고 있던 에어프랑스-KLM의 이미지와 실제 겪은 소감은 어떠한가.
에어프랑스-KLM은 누구나 동경하는 브랜드이자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마음을 안겨주는 곳이다. 실제 캐빈을 처음 경험했을 때는 직위를 맡을 지 확정되지 않은 시기였고, 당시 가슴 벅참과 동시에 앞으로 이 일을 맡을지도 모른다는 만감이 교차했다.
실제 입사를 해보니 조직적으로도 탄탄한 곳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각 임직원들이 자기에게 주어진 일들에 있어 그야말로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실제 업무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누구 하나 게으른 직원이 없다. 조직에서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지 않나. 선임되면서 앞으로 결심했던 부분들을 하나 둘 같이 펼쳐갈 인물들이 모두 모여 있는 것 같다. 앞으로 격려와 응원을 통해 함께 이끌어나갈 책임감이 느껴진다.
지사장 선임에 있어서 업계에서 적지 않은 소문이 많이 돌았다.
에어프랑스-KLM뿐만이 아니라 모든 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이 비용을 줄이면서 경영을 어떻게 가볍게 만들지에 대한 부분일 것이다.
이번에 본국직원이 돌아가면서 한국인 지사장을 선임한 것은 본사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처음 항공업계에 입문했을 때는 거의 모든 외국적 항공사의 지사장 또는 지점장들이 외국인이었다. 본사의 문화를 한국 직원들과 공유하면서 회사 문화에 적응해간다는 좋은 점도 물론 있지만, 곧 바로 업무에 100%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만큼 현지 적응 문제가 없지는 않았다.
반대로 한국인 지사장을 통해서는 업계 파트너들과 소통하거나 동향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본다.
항공업에 종사한 이래로 유럽 시장을 처음으로 맡게 됐다. 시장의 특성이 있는가.
그간 항공업의 커리어는 미주 시장과 동남아 시장에서 쌓아왔는데, 이번에 처음 겪은 유럽 시장은 인프라 측면에서 다른 지역과 비교하기 힘든 목적지인 것 같다. 특히 다른 지역에 비해서 인프라가 갖춰진 곳이 많고, 에어프랑스-KLM이 갖고 있는 네트워크 역시 매우 성숙하다.
유럽 시장의 파이 자체도 커지고 있을 뿐 아니라, 여행 트렌드가 FIT로 변하고 있는 것을 주도하고 있기도 하다. 과거 배낭여행이나 패키지, 가족여행 등이 주류였다면, 여행 패턴이 바뀌면서 유럽 지역의 파이는 앞으로도 커질 여력이 있다. 테러 등 안전 문제를 겪으면서 잠시 조용한 시기를 겪고 있지만, 반드시 여행지 트렌드 사이클은 돌아올 것이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앞으로 그 사이클을 빨리 돌아오게 할 그림을 그리는 것을 숙제로 여기고 있다.
현재 에어프랑스-KLM이 가진 강점과 극복해야 할 점이 있다면.
현재 대한항공 코드셰어 항공편까지 합치면 에어프랑스-KLM을 통해 유럽으로 가는 스케줄은 굉장히 유동적이다. 거의 하루 종일 원하는 시간대를 선택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기내에도 기내식을 비롯해 한국인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에어프랑스-KLM은 고객과의 소통을 가장 중요시 여기고 있다. 설립 된지 100년이 가까워가는 성숙한 브랜드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외국적 항공사로는 이례적으로 11개의 SNS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고객과 소통하는 ‘친근한’ 항공사다. 고객 친화적인 면 덕분에 직판 비중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 극복해야 할 점이 있다면 유럽 항공 시장에 공급좌석이 포화에 가까워졌다는 점이다. 경쟁 구도 속에서 에어프랑스-KLM에 충성심이 높은 고객들을 찾고 앞으로도 계속 유치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유럽으로 가는 수요는 거의 고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한국인에게 어필할 수 있는 서비스와 장점을 늘려가면서 에어프랑스-KLM만의 강점을 어필할 것이다.
세계여행신문의 주기적인 조사에 따르면, 에어프랑스-KLM의 정시성이 전 세계적으로 톱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 입장에서 정시성이 좋다는 것은 매우 자랑할 만한 일이다. 원론적으로 들어가면 기본 스케줄을 맞추는 흔한 스토리지만, 제때 운항을 한다는 것은 결국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문제다.
만약 정시성이 절반 이하인 항공사라면 어느 고객도 그 항공사를 신뢰하기는 힘들 것이다. 항공편은 단 몇 시간의 딜레이도 연이은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를 허투루 보는 마인드가 낮은 정시성으로 이어진다. 곧 KLM네덜란드항공 설립 100주년을 맞는데, 이 같은 고객과의 신뢰와 소통에서 보자면 매일매일 새로 태어나는 항공사라고 자부한다.
업계에서 기대하는 에어프랑스-KLM의 모습은 어떠하다고 생각하는가. 또 앞으로 이끌어갈 에어프랑스-KLM은 어떤 모습이 될 계획인가.
여행업계에서 에어프랑스-KLM에 가장 원하는 모습은 상생하는 항공사의 자리일 것이다. 사실 각자의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언제나 2인3각하듯이 합을 맞추는 것은 힘들 수도 있지만, 언제나 제안을 거절하기만 하는 것이 당연히 능사는 아니다.
업계에서는 그래서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한 파트너들의 모습을 이해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역지사지의 자세를 기대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측면에서 세일즈 팀을 독려하는 자리가 바로 지사장의 자리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파트너들과도 종종 마주하고 역지사지를 실현할 계획이다.
항공업계에서 주목하는 여성 리더으로서, 업계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는가.
조금 있으면 업계에 입문한지 30년이 되는데 과거에는 업계 임원급 중에서 여성 인사를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최근에는 세일즈 부문에서도 여성 담당자들이 많이 늘어났다. 섬세한 터치가 필요한 마케팅 직무는 두말 할 필요도 없고.
업계에는 분명히 여성이 가진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부문은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분명 커리어를 이어가는데 환경적인 장애가 있을 수는 있지만, 그 시기를 지나면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다고 응원을 보낸다.
앞으로 남녀를 불문하고 능력 있는 후배들이 많이 성장했으면 좋겠다. 또 후배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가꿔주는 것이 바로 본인을 비롯한 윗선에서 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목표와 전략이 있다면.
에어프랑스-KLM이 소비자와 파트너 친화적인 항공사라는 것을 알리고 업계와 자주 소통하겠다.
장기적인 전략으로는 유럽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을 세일즈·마케팅 팀과 구사할 계획이다. 결국 유럽 시장은 유럽 항공사가 다져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에 가장 오랫동안 취항한 항공사 중 하나로서, 에어프랑스-KLM의 의무 역시 마찬가지라고 본다.
앞으로 B2B 세일즈와 B2C 마케팅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전략 역시 유효하다.
업계에 다가가는 항공사가 되는 것이 전략이자 목표다. 또 본인뿐만 아니라 누구나 꿈꾸는 브랜드이자 여행 목적지인 만큼 그 꿈을 실현시키는 항공사가 에어프랑스KLM이 되도록 이끌어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