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가구·1인 여행’ 시대 도래했다”
굽이치는 FIT 물결에 대리점 지원 전략 有
하반기도 절반이 지나면서 어느덧 항공업계가 동계 시즌을 앞두고 있지만, 여행업계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지난해에 비해 큰 굴곡 없이 한 해가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독 10월 이후 비관적인 업황이 예고되는 상황. 특히 이번 동계 시즌에 항공사들의 영업 전략이 어떻게 변할지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에 10월 동계 시즌의 시작을 앞두고 이진호 대한항공 한국지역본부장에게 앞으로의 전망을 들어봤다.
<윤영화 기자> movie@gtn.co.kr
>>이 진 호 대한항공 한국지역본부장이진호 대한항공 한국지역본부장 약력
1988. 1 : 예약관리부 입사
1994. 10 : 더블린지점 파견
1999. 5 : 여객노선부
2002. 3 : 여객전략개발부
2004. 7 : 뉴욕지점 관리 및 판매관리 담당
2008. 2 : 여객전략개발부 시장상품개발팀장
2009. 5 : 한국지역본부 여객팀장
2011. 1 : 시카고지점장
2015. 4 : 한국지역본부 여객팀장
2016. 1 : 한국지역본부장
업계 전반적으로 지난해에 비해 4분기 성장 전망이 좋지 않은 것 같은데.
해외여행 수요의 본격적인 성장이 작년부터 어느덧 2년이 돼 가고 있다. 그간 매년 여행업계를 방해하는 갖은 사건 사고들이 발생했지만, 올해는 규슈 지진과 지카바이러스 외 큰 이슈가 없어 다른 해에 비해 안정적인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성장률에 있어서 월별로 편차는 생기고 있다. 이 편차가 생기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해 추석 연휴는 9월 말부터 10월까지 걸쳐 있었고, 금년 추석은 완전히 9월 중순에 껴 있었다. 전반적으로 추석 연휴 직전과 직후에는 수요가 약하고, 연휴 기간에는 수요가 올라가는 트렌드를 유지하고 있다. 즉, 10월로 치자면 작년에는 추석 연휴가 걸쳐있었고, 올해는 연휴가 완전히 끝나서 달라졌다는 점이 고려돼야 한다. 내년 역시 추석 연휴가 10월에 껴 있어서 월별 변화에는 또 다른 결과가 있을 수 있다.
이처럼 월별 편차가 생길지는 몰라도 전체적으로 좋은 흐름은 유지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연휴 시작 직전에는 10월 자체의 수요가 부정적인 상황이었지만, 연휴가 끝난 후 10월 판매에 집중하면서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이 아직 강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지역별로는 테러와 지카 바이러스 영향이 없는 대양주와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 FIT 수요가 유지되는 일본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 영향이 적은 미주 지역 역시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반면, 유럽은 안전 이슈가, 중국은 비자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슈들을 종합해 볼 때, 금년 말까지 대양주, 미주, 일본 중심으로 성장세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동계 시즌이 성수기인 동남아 시장은 지카 바이러스의 영역에 들어가 있어, 이에 따라 성수기 성공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구주는 동계 자체가 슬로우한 시즌인데, 작년과 비슷한 기준으로 보면 안전 이슈는 거의 해결이 됐다고 본다. 그러나 사람들의 인식은 몇 달 후행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오는 12월을 기점으로 회복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12월 방학 시즌이라 동계기간이더라도 추가적인 이슈가 없다면 완전히 정상화를 노릴 수 있다.
지역별 이슈가 분명 있지만 한국 여행시장의 전체적인 기조는 유지가 되고 있다. 승무원을 뺀 기준으로는 지난해 1815만 명 정도의 한국인이 출국했고, 지난 1월에서 7월까지 출국자는 작년에 비해 18%가 증가했다. 나머지 하반기에 15%가 성장한다고만 가정해도 2000만 명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이 추세가 어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는가.
금년 2016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가구 수가 총 1956만 가구란다. 올해 출국자 성장을 15%로 전제하면, 승무원을 제외하고 올해 2070만 정도가 출국한다고 계산된다. 이 수치를 비교해보면, 올해를 기점으로 1가구 1인 여행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대한민국에 있는 각 가구에서 1명은 해외로 나가는 의미 있는 해다.
저비용항공사(LCC)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늘어난 공급좌석을 누가 흡수하느냐가 관건이었는데, 결국 잠재된 수요를 깨운 측면이 굉장히 컸다. 해외여행을 고려하지 않던 사람들도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여건이 개선된 것이다. 여행 용의가 적었던 수요층이 여행을 가니,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수요층도 여행을 안 가면 안 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 수요층이 꼭 저비용항공사만 선택하는 것은 아니니, 풀 서비스 캐리어의 잠재 수요도 많이 자극했다.
전체적으로 출국 수요가 성장하면서 최근 2년 정도 항공업 전반이 성장세를 누리고 있다.
관건인 점은 이 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에 대해서다. 통계적으로 보면 한국 인구가 오는 2018년에 정점을 찍는다고 한다. 현 추세에 따르면, 출생률은 낮지만 사망률이 더 낮기 때문에, 미약하나마 인구는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1985년과 비교했을 때, 유·소아 층보다 65세 이상 인구가 빠르게 늘어났다. 유·소아 층보다 노년층 인구가 여행 용의와 여건이 높기 때문에, 내년까지는 굉장히 높은 확률로 성장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 수요를 깨우는 요인인 가격과 환율, 유가에 따라 앞으로의 향방이 결정될 소지가 높다. 유가는 항공료를 결정해 여행 욕구를 자극하고, 환율은 실제 여행지에서의 비용 부담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현재까지처럼 유가와 환율이 유지된다면, 오는 2018년까지도 성장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대한항공의 성장세 역시 기대해도 괜찮은가.
대한항공에서는 이 같이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일단 내년에 신기재를 들여올 예정이다. 단거리용 CS300기와 장거리용 드림라이너 B787 기재다. 지역적 이슈가 적고 수요가 늘어나는 지역을 위주로 증편 계획도 있다. 전체적으로는 수요가 증가한다는 전제 하에 기재 운용 계획 및 신규취항, 증편 등을 병행할 예정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대한항공 역시 성장할 것으로 본다. 지난 반분기 영업이익의 감소는 계열사인 한진해운의 영향이 컸다. 자체적으로는 높은 성장세를 갖고 있고, 대한항공뿐만이 아니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등 전체적인 항공사들이 점진적인 성장세를 이룰 것이다. 그 배경에서 늘어나는 공급에 상응하는 수요가 강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대리점에 대한 판매 전략은 어떻게 갖고 있는가.
대리점에 대한 전략이 크게 변한 점은 없다. 기존에 호텔업을 중심으로 하던 OTA인 익스피디아가 한국 시장에서 항공 업무에 들어오는 것 역시 FIT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다만, 여행 수요 자체가 FIT 홍수로 흐르고 있어, 여행업계에 힘들게 작용하는 근본 원인이 되고 있다. 패키지는 여행사가 많은 공을 들여서 만드는 것이라 수익성이 확보되는 반면, FIT는 항공과 호텔의 가격이 수요의 절대 변수로 작용한다. 이윤을 남길 수 있는 여지가 적은데, 수익이 적게 남는 수요는 늘어나고 많이 남는 수요는 늘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FIT에 대한 인센티브 등 판매 대리점의 노력에 상응하는 부분을 과거보다 많이 지원하려고 하고 있다. 가격 위주로 짜여진 FIT에 대한 전략에서, 다른 혜택을 엮어서 업계가 커 나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FIT 판매에 대한 지원을 많이 늘리는 것이 최선이다.
여행지가 개발되기에 앞서 시장에 소개되는 데는 패키지의 역할이 중요하다. 또 비자 등의 제한이 있는 지역 역시 패키지 상품의 영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곳이다. FIT가 성장하는 시장이 있는 반면 패키지가 제 역할을 하는 시장이 있기 때문에, 시장 변화에 의해 같이 급변하기 보다는 기존 패키지 위주 전략에서 점진적인 수익 창출 전략을 추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