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CC 영향력 확대에 포지션 ? 운임 놓고 고심
>> ‘항공료 하락 ? 서비스 확대’ 압박에 스트레스
외국계 항공사들이 점점 넓어지는 저비용항공사(LCC)의 포지션과 운임을 두고 갈피를 잡지 못해 시름하고 있다.
근거리 국적 항공사들은 저비용항공사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사이에 끼어 갈피를 못 잡는 한편, 장거리 항공사들 역시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동남아 국적 항공사 관계자는 “동남아 항공사는 운임으로 저비용항공사에 밀리고, 브랜드 이미지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에 밀리는 애매한 위치”라며 “아무리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도 소비자 인식을 개선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는 국가 특성에 따라 차이는 있어도 동남아 국적 항공사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부분이다. 여기에 전반적인 운임까지 떨어지지만 ‘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고민도 깊어지는 한편, 외국계 저비용항공사들로 인해 ‘눈속임’ 운임까지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인천~하노이 노선의 경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베트남항공, 비엣젯항공이 운항하고 있다.
풀 서비스 캐리어(Full Service Carrier)들만 운항하던 해당 노선에 비엣젯항공과 제주항공이 합류하면서 운임 하락은 불가피한 일이 됐다. 더군다나 비엣젯항공은 ‘초특가 항공권 9900원’ 등 초저가 프로모션을 강행하는 항공사로도 유명하다.
필리핀 지역 역시 예외가 아니다. 마닐라, 세부에 이어 가장 강력하게 떠오르는 ‘보라카이’ 지역의 경우, 인천~깔리보 노선을 운항하는 저비용항공편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해당 노선을 운항하는 풀 서비스 캐리어는 필리핀항공이 유일하다.
해당 노선을 운항하는 씨에어는 최저 왕복 10만 원대 후반의 운임으로 온라인에서 유명세를 타는 한편, 같은 저비용항공사들의 운임까지 끌어내리고 있다.
동남아 항공사들이 이 같은 저비용항공사들의 공세로 노이로제를 호소하는 가운데, 장거리 외국계 항공사들 역시 안전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저비용항공사들의 운항 거리가 점점 길어지는 한편, 전반적인 운임 역시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유나이티드항공은 지난해 9월 이후 인천~괌 노선을 단항한 바 있다. 티웨이항공이 해당 노선을 취항한 직후였으며, ‘조용한 단항’으로 업계에 궁금증을 자아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당시 유나이티드항공의 단항은 ‘수익성’이 문제였다는 후문이다. 파이가 커진 만큼 저비용항공사에서 저렴한 운임으로 수요를 흡수했다는 것이다.
인천~호놀룰루 노선에 취항하며 저비용항공사 최초로 장거리 운항을 시작한 진에어를 두고도 비슷한 말들이 떠돌고 있다.
당초 진에어의 장거리 취항을 두고 국적 항공사 중 비교적 운임이 낮은 아시아나항공이 위기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됐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다른 결과가 나왔다는 것. 오히려 진에어가 하와이안항공의 승객을 흡수했다는 분위기다.
모 항공사 관계자는 “진에어가 취항하기 전에는 승객들이 저비용항공사인 진에어를 이용하느니 운임을 더 얹더라도 하와이안항공을 이용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대다수였다”며 “진에어가 예상보다 선전하면서 비슷한 운임대인 하와이안항공이 고민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일부 외국계 항공사들은 저비용항공사들의 영향이 미치지 않은 지역을 발굴하며 파이를 키우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윤영화 기자> movie@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