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사 할인에 압박… 여행사 덤핑 잇따라
>> 업체 ‘제살깎기’ 자충수… 중소업체 ‘타격’
최근 여행사 관계자들 사이에서 카드사들의 ‘갑질’ 논란이 제기되며, 카드사와 여행사의 업무 제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카드사들의 여행업 영역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자, 결국 여행사들이 생존권에 위협을 받게 된 것이다.
그동안 카드사들은 영역 장벽이 무너지자 수익이 될 수 있는 사업은 무엇이든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이에 여행업계뿐만 아니라 유통업 등 여러 방면으로 업종을 구분하지 않고 수익다각화에 나섰다.
여행업계에서는 기존에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결제를 유도하고 그 과정에서 할인을 해주는 관계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카드사들이 매출 증대를 위한 제휴로 맺고 있어, 관계가 역전된 상황이다. 더군다나 카드사들마다 여행 사이트를 보유해 본격적인 여행사로서의 역할을 넓혀 가는데 박차를 가해 중소 여행사들에게는 수익 악화 요인이 되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할인’ 문제다. 카드사에서는 고객이 자사 카드 결제 시 수수료 부분을 할인해 줄 수 있기 때문에 가격인하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이 부분이 여행사 입장에서는 요금 인하의 압박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대표적으로 해외 OTA 중 스카이스캐너에서 카드사들과 여행사들 간의 항공권 요금 경쟁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말 현대카드 프리비아가 스카이스캐너에 입점하게 되며, 스카이스캐너와 제휴를 맺은 여행사들은 “카드사가 입점하며 단번에 항공발권을 흡입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해외 OTA라는 특성상 스카이스캐너는 할인 요금을 철저하게 관리하지 않고 있어, 빠른 속도로 가격 경쟁이 과열된 것이다.
여행사들도 할인된 금액에 더해 각종 카드사와의 제휴를 통해 청구 할인을 제공하고 있지만, 결론적으로 현대카드 프리비아에서는 최종적으로 더 할인된 금액을 판매하고 있어 고객 노출에서 밀리게 된다는 주장이다.
결국 수익보다 매출이 중요한 카드사들 입장에서는 할인을 남발해도 이득을 보고, 여행사에서 결제가 이뤄져도 수수료 확보와 고객 확보라는 혜택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복수의 관계자들은 “여행사 규모를 막론하고 카드사에 휘둘리는 상황이 됐다. 최종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것도 여행사이며, 그런 와중에 여행사들끼리는 ‘제 살 깎아먹기’식 가격 경쟁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방안’을 발표하며, 올해 카드사들의 수수료 수익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수익 활로가 필요해 여행업계 영역 확대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관계자들의 비난을 해소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방안’ 역시 중소 영세 상인을 위한다는 명분이며, 이와 상관없이 신용카드 업계는 매년 수천억 원의 이익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모 여행사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여행업 확대는 최근의 일이 아니다. 예전부터 마케팅 제휴를 통해 움직임을 보여 왔으며, 앞으로는 더 적극적일 것이다”고 말하며, “때문에 카드사들이 정부의 규제로 인해 부수사업으로 여행업을 확대한다는 것은 모순이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지난해 카드 승인 금액 중 여행관련 업종의 카드 금액은 전년대비 8.3% 증가한 총 7조4300억 원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면세점과 여행사의 카드승인금액은 지난 2014년 대비 2015년 각각 27.7%, 7.4% 증가했으며, 올해 더 큰 상승폭이 예상되고 있다.
<고성원 기자> ksw@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