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장이 15명이나 있는 줄은 얼마 전에야 알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난 10월27일에 알게 됐다. 그것도 그냥 서울시장이 아니라 ‘명예시장’이란다. 풀 네임으로는 서울시 명예시장. 박원순 시장 외에 14명의 명예시장이 더 있다는 뜻이다.
서울시는 지난 2012년부터 명예시장 제도를 도입했다. 분야별로 간택된 서울시 명예시장은 시민과 서울시를 연결하는 메신저로 서울시의 주요 정책 과정에 참여해 자문 및 정책 제안을 수행한다. 박원순 시장과의 핫라인을 통해서 언제 어디서나 직접 정책제안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이 서울시 명예시장 제도의 취지를 가장 잘 드러나게 한다.
이날 위촉된 명예시장 14명은 관광 부문의 서울시티투어버스 부회장을 비롯해 △어르신 한창규 △장애인 남산 △여성 이현주 △외국인 원옥금 △청소년 서은송 △아동 김인하 △문화예술 김정헌 △환경 남미정 △중소기업 김형태 △전통상인 서정래 △시민건강 이승욱 △도시안전 이태식 △도시재생 김기호씨 등이다.
박원순 시장은 위촉식에서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는 명예시장 정책이 현장성과 실효성을 높이고 의견을 시장에 담아내는 실질적인 소통창구가 되도록 적극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서울시 명예시장은 무보수 명예직으로 운영되고 있다. 위촉된 14명의 명예시장은 월 1회 정기회의에 참석해 각종 정책제안을 하고 관련 청책토론회 등의 행사에도 참가해 시정 자문역할을 한다. 임기는 1년인데 1회에 한 해 연임할 수 있다. 이번에 위촉된 14명의 명예시장도 이같은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당시 위촉식은 기자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키는 구석이 있었다. 서울시 명예시장이라는 제도에 대해 흥미를 품고 있던 찰나 박원순 시장이 ‘시장님 말씀’ 식순에서 청중들에게 ‘서울시에 시장이 몇 명이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고, 청중들은 자연스럽게 ‘14명이요’라고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그러자 박원순 시장이 ‘위대한 명예시장님들’ 외에 본인도 포함시킬 수 없겠냐며 토라졌고 좌중은 순간 웃음으로 번졌다. 기자에게는 이 대목이 퍽이나 인상깊었다. 박원순 시장 또한 이제 막 위촉된 명예시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또 당사자들 또한 그 사실을 당연시하고 있다는 점이 경외심마저 들게 했다.
위촉식은 행사가 무르익을수록 훈훈함을 더해갔다. 14명의 명예시장을 대표해 한창규 어르신 명예시장이 대표로 감사를 전했다. 뜻밖의 이벤트도 열렸다. 아동 명예시장으로 위촉된 김인하 어린이가 학교에서 배운 듯한 동요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꾀꼬리같이 맑은 목소리가 대회의실에 가득 울려 퍼졌다.
서울시 명예시장 위촉식에 녹아들 무렵 문득 업계 모습이 오버랩됐다. 가족들과 환하게 웃고있는 명예시장들 틈 속에서 그간 숱하게 쫓았던 여행사, 항공사들의 각종 시상식이 스쳐지나갔다.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업계 내의 시상식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불현 듯 떠오른 ‘대한민국 최우수 여행사상’, ‘여성소비자가 뽑은 기업대상’, ‘소비자가 선정한 품질 만족대상’, ‘KATA 우수여행상품’ 제도까지…. 오히려 여행사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모객왕, 친절왕, 우수사원 등 소소하지만 진정성있는 선발대회가 마음에 와닿았다. 이날 명예시장들이 주는 인상 역시 같은 의미로 오랫동안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