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방적 전세기사업에 충청 ·호남권 ‘침울’ ... 여행상품도 편파적
-‘출구 없는’ 토종업체, 영남권도 매한가지
-부산업체 95%는 대리점 형태 영업... 패키지 실종 단계
겨울성수기 모객시즌을 맞아 지방여행시장에서도 대형여행사들의 시장잠식이 가속화되자 판매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일반 여행사들의 사기가 더욱 곤두박질치고 있다. 최근 본지가 지방여행시장의 문제점을 살펴본 결과, 예년부터 꾸준하게 제기됐던 대형여행사들의 독과점형성에 따른 시장불균형 현상이 여전히 가장 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정규편이 활성화 되어 있는 영남권과 달리, 충청·호남권 시장은 대형업체들과 항공사 주도의 전세기 운항이 추진되자 판매여행사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청주공항과 무안공항을 중심으로는 지방시장 활성화를 위한 명목으로 대형 여행사와 항공사 주도로 이루어지는 전세기 사업이 오히려 지방 여행사들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청주공항을 중심으로 국제선 정규편은 8편으로, 중국 지역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중국, 동남아를 위주로 전세기 사업이 활성화돼 있는데, 올해만 해도 대한항공과 하나투어가 진행한 청주~일본 북해도와 삿포로 전세기, 모두투어와 진에어가 진행한 의창 전세기 등이 있었다.
국제선 정규편이 2편뿐인 무안공항도 마찬가지다. 정규편 이외 무안공항은 국적사로는 티웨이항공을 필두로 중국, 베트남, 몽골, 라오스, 기타규슈 지역으로의 전세기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내년에는 전세기로 인해 공급좌석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돼 벌써부터 여행사 관계자들이 마이너스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충청·호남권 여행사 및 랜드사들은 전세기 사업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토종여행사들을 사각지대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는 시장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전세기만 진행되고 있어 이외 상품은 판매조차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나 전세기 사업은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만큼 대형 패키지여행사 위주로 참여하고 있어, 불가피하게 대형업체들의 시장 독과점이 형성되고 있다. 이에 대전과 광주 지역에서도 중견 여행사들이 직접 전세기 사업에 나서고는 있지만, 자금력 등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세기와 관련해서는 항공사에게도 비난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현재 지방공항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세기 지역들은 대부분 중국, 동남아, 일본 지역 위주인데, 항공사들은 해당 지역에서도 광고비 명목으로 보조금을 받고 있어 적자를 피하고 있다.
무안에서 출발하는 모 노선의 경우 한 편당 광고비라는 명목으로 해당 지역으로부터 600만 원 가량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모 항공사의 경우 김해공항으로부터 슬롯이 나오지 않아, 무안공항으로 대신 부정기편을 진행해 지원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광역시 모 업체 대표는 “광주뿐만 아니라 지방 여행시장의 큰 문제점은 여전한 대형여행사의 시장잠식이다. 여기에 전세기를 운항하는 항공사들도 지역에서 보조금이나 지원금 등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하지만, 중견 여행사와 랜드사들은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하는 꼴이니 살아남을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영남권 여행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형여행사의 시장잠식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상황에서, 급기야 최근에는 부산시장의 경우 95% 이상이 대형여행사의 대리점이 장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토종여행사들이 하나 둘 사라지다보니, 여행사보다는 랜드사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더 이상 회복할 수 없는 단계에 까지 이르렀다. 이러다보니, 영남권 지역에서 토종 여행사들은 이렇다 할 모객 파워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현재는 일본 전문 랜드 및 여행사들만 살아남았으나, 관계자들은 일본 지역도 대형여행사에 고객을 빼앗기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부산관광협회 관계자는 “영남권은 충청권이나 전남에 비해 전세기 사업이 뛰어들지 못할 정도로 운항편수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 여행시장마저도 장악한 대형여행사들의 영향력이 지방도 예외일 수는 없다”며 “부산마저도 지방 패키지는 참담한 수준이다. 오히려 인문 테마 기행, 역사 탐방 등 차별화를 꾀하는 수준이다”고 말했다.
<고성원 기자> ksw@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