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사 5개월 만에 창간호 폭풍을 맞았다. 특집으로 지방 대리점 인터뷰가 기획돼 기자들이 각 지역으로 출장을 간다는데 걱정부터 앞섰다. 이제 겨우 여행사 본사 출입하며 관계자들과 안면을 트기 시작했는데, 지방 대리점 인터뷰라니 마치 최전방으로 나가는 기분이었다. 여행자들을 직접 대응하는 대리점이야말로 여행업 폐부 깊숙한 곳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들을 곳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문제는 나의 ‘짬’이었다. 대화를 이끌어가려면 상대만큼 본인의 내공도 필요한데 대화가 가능할지 스스로 의문이 들었다.
정작 찾아갔을 때는 대화를 위한 노력은 굳이 필요 없었다. 기자를 만난 대리점 대표들은 전하고 싶은 말이 무척 많았다. ‘기자’라는 직업 때문인지 업계 상황을 꿰뚫어 보고 있을 것이라고 여기는 것 같았다. 인터뷰어 앞에서 허심탄회하게 인고의 시간까지 이야기하는 사장들 앞에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여행사’를 그저 업계의 한 카테고리로 묶은 적은 있어도, 본사와 대리점의 입장을 나눠 생각해본 적은 없었던 것이다.
대리점들의 속사정은 예상보다 훨씬 치열했다. 여행객 한 명, 한 명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과 본사와 대리점간의 줄다리기, 그리고 위축된 여행시장의 직격탄까지 모두 감내하고 있었다. 이들 노장들로부터 신입기자는 지난 20여 년 역사의 여행업을 짐작할 수 있었고, 향후 20년도 이들과 함께 공생할 수 있길 바랐다.
한편으로는, 여러 여행사들이 대형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 대리점들의 노고가 가장 큰 자양분이었다는 사실도 모른 채 그들을 인터뷰하겠다고 찾아간 자세부터 되돌아봤다. 필자 역시 업계 좌우앞뒤 모두 살펴보고 경청하며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춘 기자로 성장할 수 있길 스스로 희망해본다.
담당 출입처 : 홈쇼핑 ? 소셜커머스 / 중국&대양주 관광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