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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9호 2026년 05월 18 일
  • [기자수첩] 공정한 담합 사회



  • 조재완 기자 |
    입력 : 2016-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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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필자가 가장 혼란스럽게 바라보는 문제를 꼽자면 ‘상도덕, 의리, 공정성’ 등이다.


경쟁 사회에서 최소한 이 덕목만큼은 갖춰야 한다고 교육은 받았는데, 업계에서는 ‘어디까지’가 이런 예의의 범주에 속하는지 판단이 모호해지는 사건들을 자주 목격한다.


사실 더 이상 화두라고 말하기에는 진부할 정도로 회자되는 문제이긴 하다. 그럼에도 이제 와서 공정 문제를 따져보자는 것은, 사실 업계가 주장하는 공정이 진짜 ‘공정’은 맞는 것인지 든 의문에서 비롯됐다.


취재를 본격적으로 다니기 시작하며 처음에는 출입처 관계자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다. 하지만 가만히 보니 가이드는 랜드사를, 랜드사는 여행사를, 여행사는 항공사를, 항공사는 여행객을 탓하는 사연들이 반복되고 있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갑질 논란’을 들어보면 결국 다들 피해자이면서도, 또 다른 문제에서는 가해자이기도 했다. 필요할 순간에만 의리와 공정을 이야기한다면 결국 그것만한 위선도 없지 않나.


업계의 불공정한 문제들은 늘 도마 위에 오르는데 이 문제들의 옳고 그름을 따져보자는 이들이 공정한 지는 판단이 서질 않는다.


업계는 새로운 경쟁 자체가 가중 되는 게 싫은 걸까, 경쟁일지라도 공정한 선의의 경쟁을 바랄 뿐일까. 그마저도 아니면 ‘서로 합의 본 편안하고 안전한 사업’을 하고 싶은 걸까.


최근 한 항공사는 단독으로 소셜커머스 업체와 상품을 진행했다가 한 여행사로부터 공문을 받았다.


내용인 즉 여행사를 끼지 않고 단독으로 판매를 진행한 점에 심기가 불편하다는 것이다. 이에 항공사 측은 ‘눈치껏’ 계약된 판매기간보다 하루 단축해 항공권 판매를 일찍 종료할 수밖에 없었다. 소셜커머스 업체와의 계약 위반으로 인한 페널티를 고스란히 감수한 건 물론이다. 수익성 개선만 염두에 두고 일을 추진했던 담당자는 이 사건을 업계 생리를 잘 몰랐던 이의 경험 정도로 여기겠다며 웃어넘겼다.


필자는 소셜커머스를 주 출입처로 오가는 입장에서 이 일화를 듣고 씁쓸했다. 소셜커머스를 ‘절대 손해보지 않는 갑’이라고 여기는 여행사들이 대다수였기에, 그간 여행사를 그저 약자로만 여긴 부분이 없잖아 있었다. 하지만 이들 내부에서도 눈치 싸움이 있었다니 결국 불공평한 걸로 보자면 여행업 내부도 매한가지였던 것이다.


똘똘 뭉쳐 합의 본 경쟁은 상생이고, 독자노선을 걷는 이는 ‘생태계 교란자’ 정도로 여겨지는 분위기에서 살아남으려면 공정하게 담합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모든 콘텐츠가 과포화 된 시장에서 경쟁 하나 가중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상황은 분명 맞다. 하지만 경쟁 자체를 무조건 견제하기 전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공정한 경쟁을 스스로 하고 있는지 자문해볼 일이다.


불공정한 이들의 허울뿐인 공정 외침으로 인해 진정으로 ‘공정 여행’을 추구하는 업체들이 애꿎은 피해를 입지 않기를 바란다. 타인의 양보만 바라지 않고 선의의 경쟁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는 업체들이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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