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를 상대로 휘두르는 홈쇼핑 ‘갑(甲)’들의 칼자루를 두고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항공사는 ‘성수기 좌석’을 두고, 호텔은 ‘홈쇼핑 참여권’을 잡고 여행사들에 압박을 가해 홈쇼핑 갑질 논란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여행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항공사들이 여행사를 압박해 홈쇼핑 방송을 진행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고질적으로 탑승률이 낮은 노선의 수요를 늘리기 위해 여행사들에게 당사 항공권을 포함한 상품을 만들라는 식의 외압을 행사하는 것이다. 이를 거절하면, 항공사들의 부탁은 결국 “성수기에 좌석을 불리하게 줄 수 있다”는 압력으로 돌아온다는 전언이다.
지난 3월4주차 주말에 방송된 한 중국 지역 상품 역시 항공사의 압박으로 진행됐다. 50~60만 원대에 판매됐으나 콜수는 약 1100콜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여행사가 자발적으로 나선 상품이 아닌 만큼 방송료가 저렴한 시간대에 배치해 시청률도 낮았던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해당 여행사 관계자는 “탑승률이 안 좋은 경우 실적이 나쁜 이유가 있다. 이를 모르지 않는 상황에서 방송을 기획하니 콜수나 결제율이 나빠도 별반 신경 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한 호텔은 자체적으로 연간 홈쇼핑 참여 횟수를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하지만 여행사들의 홈쇼핑 러브콜이 쇄도하자 자체 규정을 무기로 삼아 여행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호텔 측이 ‘과거 다른 호텔과 기획 진행한 이력이 있는지’ 여부까지 따지는 등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것이다.
한 직판 여행사 관계자는 “여행사가 손해 보더라도 항공사나 호텔 입맛대로 상품을 기획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조재완 기자> cjw@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