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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9호 2026년 05월 18 일
  • [기자수첩] 아날로그 알파고



  • 윤영화 기자 |
    입력 : 2016-12-01 | 업데이트됨 : 16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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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한국과 전 세계는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 바둑계의 전설 이세돌 9단이 치루는 세기의 대결에 온 관심을 쏟았다.


한 달여가 지난 지금 벚꽃의 계절이 다가오니 사람들의 생각은 이미 그 때의 충격을 다 잊고 꽃밭에 가 있다.


당시 군중과 언론은 세상 끝날 것 마냥 많은 소리를 쏟아냈지만, 결국 사람은 화창한 날씨와 흐트러지는 벚꽃에 더 마음이 끌리는 법이다.


사실 알파고가 던져준 명제는 여행업계에도 충분히 생각해볼 것들이었다. 인공지능 사회, 시스템이 점령한 사회, 프로그램이 인간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세계. 문득 생각하면 참 편리해서 살기 좋을 것 같지만 중요한 건 그 속에 사람이 없다.


학자들은 알파고가 미래의 많은 일들을 대체하며 많은 직업이 사라질 것이라는 엄포(?)를 하기도 했다.


회계사, 수학자는 물론이거니와 본인의 직업인 기자도 컴퓨터가 대신 자동으로 글을 써서 위태롭다는 것이다. 한동안 언론들이 쏟아내는 우울한 분석에 참 어이가 없었다.


필자가 지금 쓰고 있는 이런 기자수첩을 과연 컴퓨터가 쓸 수 있을까. 사색의 총체, 경험을 통한 깨달음, 인간관계 속에 펼쳐진 수많은 복잡한 감정의 고리들을 컴퓨터가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을까.


그럴 것이라고 단언한다면 사실 과도한 과학 사대주의적 생각이다.


마치 조지오웰의 소설 ‘1984년’에서 자동차가 날아다니고, 달을 부산처럼 여행하는 그런 세계를 꿈꾼 것처럼 말이다. 지금 1984년보다 30년이 더 지났지만 차가 날기는커녕 알아서 자동으로 운전하는 것조차 어설프다.


세상은 맹목적으로 발전하지만, 인간이 기대하는 욕망의 속도만큼 빠르게 발전하지는 않는다.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업계에서도 시스템, 자동화, ERP를 외치지만 제대로 된 것은 아직도 없다. 결국 사람 손길이 닿아야만 해결될 것들 투성이다.


특히나 여행업은 더욱 그렇다. 누군가 “유독 여행업은 여전히 시스템적이지 못하다”라는 발언을 한 적이 있는데 그건 몰라서 하는 이야기다. 업계도 IT 기반의 시스템으로 가고 있지만 그 시스템이 여행업 자체를 커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사람을 만나 웃어주고, 전화로 상담해주고, 현지에서 데리고 다니고, 술이라도 한잔하며 친분을 쌓는 일을 시스템이 해결해 줄 수는 없지 않은가. 하물며 시스템이 그런 모든 것들을 해결해 주다면 그것이 여행이라고 할 수 있을까.


여행은 아날로그적인 것이 정석이다. 힘들게 여행해도 남는 깨달음이 있고, 여행 중 황당한 사건이 평생의 추억이 되기도 한다.


사람은 실수하고 어설프다. 그래서 인간적이고 그립다.


우리가 아무리 반대해도 경제는 발전하고, 시스템은 완고해지는 방향으로 간다. 그러니 완벽한 알파고가 되기만을 추구하지 말자. 아날로그의 감성을 가진 어설픈 알파고로 사는 것이 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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