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엊그제 출근 전 마주한 모 방송국 아침 뉴스 브리핑 프로그램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최근 행적을 비판하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보도된 내용은 이미 익히 알려진 사실임에도, 근래 뉴스가 그렇듯 ‘아시아나항공 악재’라는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최근 발생한 사태들에 대해 요약, 정리하고 있었다.
일단 지난 2일 발생한 ‘조종사 난투극’이다. 기내에 300여 명의 승객이 기다리고 있음에도 불구, 공항 경찰대가 출동할 정도로 격렬한 주먹다짐을 벌인 것이다. 여론에서 문제로 꼬집은 부분은 해당 조종사 중 한 명이 바로 비행에 투입, 조종간을 잡았다는 점이다.
지난 5일에는 아시아나항공의 런던 행 항공기가 러시아 우랄산맥 인근의 한티-민시이스크 공항에 긴급 착륙했다. 다행히 사상자는 없었지만, 해당 사건은 불과 3일 전에 발생한 조종사 난투극과 연계된 데 이어, 안전 관련 사안으로 더 크게 부각이 됐다.
그렇다면 아시아나항공은 반드시 비판을 감수해야 할까. ‘아시아나 책임 논쟁’은 해당 사안들에 대한 아시아나항공의 대처를 냉정히 분석한 후에 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난투극 후 조종간을 잡은 조종사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이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아시아나항공은 면담을 통해 해당 조종사 두 명의 심리 상태를 체크, 한 명의 조종사에 대해 비행 투입 결정을 내렸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독일 항공기 추락 사고와 관련, 항공업계에 조종사 심리의 중요성이 대두된 역사가 있는데, 안일하게 대처했다고는 기대하기 힘들다.
긴급 착륙한 이유 역시 실질적인 사고가 발생해서가 아닌, 화재경보기의 오작동 때문이었다. 실제 화재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침착하게 긴급 착륙을 했고, 오작동이었기 때문에 큰 사고 역시 발생하지 않았다.
대체기가 실제 현지에 도착한 시간을 계산해보면 긴급 착륙 6시간 후 인천공항에서 이륙했다는 계산인데, 비교적 빠르게 수습에 나섰다고 본다.
일부 언론에서 긴급 착륙을 비판하기 위해 B777 기종이 지난 2013년 미 샌프란시스코 사고기와 동일 기종이라고 꼬집지만 개연성은 부족하다. B777 기종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면 진작 시장에서 사라졌어야 인지상정인데, 해당 기종은 최근 진에어가 중대형 항공기로 도입할 정도라 현역이라고 봐야 한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이 운용 중인 B777 항공기 총 11대의 평균 기령은 10년 남짓이고, 전체 보유 항공기의 평균 기령인 11년보다 낮다. 일반적인 항공기 수명으로 보는 20년보다 실제로 훨씬 젊다.
이번 사태들에 아시아나항공의 책임이 0%는 아니다. 그러나 불명예스런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이 취했던 방법에 대해서는 태클을 걸지 말아야 한다.
항공업계에는 결항이나 지연으로 불편을 겪은 승객들이 인천 공항으로 입국할 때, 항공사 최고 책임자가 (멱살 잡힐 것을 대비해) 넥타이를 풀고 공항으로 마중 나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항공기 사고가 인명 피해와 직결될 수 있어 여론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일리가 있지만, ‘손님이 왕’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것도 사실이다. 긴급 상황이 발생한 것 자체에 책임론이 불거지는 것은 둘째 치고, 부디 명확한 대처도 동시에 조명을 받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