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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9호 2026년 05월 18 일
  • [기자수첩] ‘하라는 모객은 안하고’



  • 조재완 기자 |
    입력 : 2017-01-25 | 업데이트됨 : 6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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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지내는 여행사 직원이 메신저에 종종 쓰는 짤(이모티콘·문자 대용의 흥 미로운 사진)이다. 지인은 동료 직원들이 일으키는 문제를 설명할 때 쓰고는 한다.


최근에는 정말 이 표현이 목 끝까지 차오르는 사건이 다수 일어났다. 직원의 제보로 모두 외부에 노출(?)됐다. 대형 패키지 여행사부터 시작해 중소 전문 여행사까지 한 달 새 들은 성(姓) 추문만 4건이다. 회사 규모를 막론하고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임을 짐작케 한다.


가장 최근 성 추문으로 회사를 발칵 뒤집어 놓은 A여행사 직원은 이전에도 숱한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이전의 B사에서는 직원들에 장기담보 서약을 쓰게 하기도, C, D사에서는 횡령 사건에 연루되는 등 루머도 가지각색이다. 현 직장에서는 걸어 다니는 퇴사 종용제란다. 그를 잘 아는 업계 지인은 이번 사건에 혀를 내두르며 ‘차라리 횡령이 낫다’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다.


문제는 그가 무수히 많은 추문을 뿌리고 다니도록 방관한 우리다. 그간 목도한 사후 조치만 봐도 도덕적 해이는 이미 위험 수준을 넘었다.


‘또?’라는 무심한 시선과 ‘사람 없다’는 타령으로 내리는 솜방망이식 처벌, 피해자를 위해서라도 공식조치는 금기다. 사건은 최대한 축소해야 하고 사측이 꺼낼 수 있는 최대 카드는 해고다.

법적 조치는 언감생심이다. 당사자는 스카웃 행세를 하며 회사를 옮기면 그만이다.

‘여기서’ 퇴짜 놓은 인물을 ‘저기서’ 인력이라며 덥썩 받아가니 스카웃도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횡령 후 이직’ 공식이 성립할 때와도 비슷한 모습이다. 회사는 범죄와 가해자를 안고 가야 한다는 입장과 피해자는 참아야 한다는 설명이 그렇게 한결같지 않을 수 없다.


범죄는 범죄다.

피해자를 생각해서라도 은밀한 처리가 아닌, 정당한 처벌을 요구한다. 우리의 도덕적 해이와 잘못된 성 인식이 피해자들을 낳았다면, 그들을 감싸 안고 ‘너무나 당연한’ 사회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범죄에 대한 처벌과는 별개다.

 

A사가 징계 수위를 놓고 고심 중이라고 하니 전례와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지 않길 바란다. A사가 작심하고 칼을 뽑으면 바깥 사회 역시 범죄에 대한 온당한 처벌에 나서야 한다. 피해자에 이해를 바랄 것이 아니라, 우리의 도덕적 불감증을 먼저 진단하고 극약 처방을 내리는 것은 물론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는 발 뻗고 자고 있겠지.

 

 

<조재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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