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여행사들이 잇따라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들을 쏟아내는 가운데, 다수 업체가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IT기업들이 여행업계로 밀려들어오자 토종 업체들도 맞대응할 글로벌 플랫폼에 열을 올리고 있다. 비단 해외 OTA 뿐만 아니라 플랫폼의 양면사업모델을 취하는 전 온라인 기반 서비스들이 여행분야로 손을 뻗치는데 맞불을 놓겠다는 움직임이다.
하지만 지난 한해 출사표를 던진 다수 업체가 ‘글로벌’이란 이름이 무색할 정도의 성적을 내는 중이다. 외국어 서비스 혹은 기술적 측면은 고사하고 콘텐츠와 공급자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론칭 당시 눈에 띄는 글로벌 도메인 주소로 화제를 모았던 한 플랫폼업체는 당초 연말까지 영어 서비스 제공 및 호텔부킹까지 선보이겠다고 공언했으나 별반 진척이 없다. 현재 제공하고 있는 한국어 서비스마저도 일부는 해외 제휴사이트로 연결돼 ‘영어로’ 해결해야 한다. 이를테면 테마파크 입장권은 한국어로 검색하고, 페리는 영어로 구매해야 하는 실정이다.
또 다른 업체 역시 모바일플랫폼 시리즈를 투어, 항공, 호텔별로 론칭했으나 업계에선 아직까지 미지근한 반응이다. 플랫폼 전쟁시대에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최저가’를 강조한 것을 두고 회의적인 분위기도 형성됐다.
글로벌 플랫폼 사업에 촉각을 기울이는 건 패키지 여행사도 마찬가지다. 지난 2일에는 하나투어가 글로벌항공호텔사업본부 내 글로벌플랫폼R&D팀(T/F)을 본격 출범시켰다.
해당 팀은 플랫폼 연구개발에 우선적으로 집중한다. 내부 심사를 통해 전문성 갖춘 직원들로 꾸려졌으며, 기존에 없던 대규모 투자와 차별화된 처우를 받는다. 전담 팀을 갖춤으로써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이른바 ‘360도 전 방위 영업’이 가능한 종합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사업 일환으로 지난해 12월 오픈한 글로벌 항공 예약 시스템이 결제에서는 국내 PG를 장착하는 등 아구가 맞지 않아 빈축을 산 바 있다. 글로벌 사이트에 국내PG가 접목된 것은 국내 항공사들이 해외카드를 받지 않는 현 환경 탓이다. 이 경우 사용자가 해외카드 결제시 하나투어 자체PG를 사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선론칭 후보완 계획이었으며 내달 중 해결한다”고 설명했으나 다수 관계자들은 현 예약시스템의 정체성에 의문을 표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국내시장에서 ‘글로벌’을 자처하는 플랫폼이 출범할 때마다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전문가들은 출시 전 연구와 투자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성공적인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와 이를 모델로 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현 업계는 플랫폼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구축과정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마케팅에 대한 투자 역시 포함된다. 호텔사례만 봐도 해외 OTA들이 국내 대거 진입하며 적극적인 TV, 온라인마케팅으로 인지도를 단번에 높이면서 국내업체들이 주도권을 뺏겨버렸다. 가격 경쟁뿐만 아니라 인지도에서도 밀렸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성공적인 모델로 끌고 가기 위해서는 플랫폼 사업을 ‘플랫폼(platform)’ 명명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공급자와 사용자가 만날 수 있는 마켓 플레이스(場)로서의 플랫폼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지부터 재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때 수익 모델에 대한 명확한 정의도 요구된다. 초기부터 명확한 수익모델을 구축하거나 개발자-광고주등과의 공유 프로그램을 갖추는 등 전략적 준비는 필수 요건이다.
한 관계자는 경쟁업자까지 끌어안는 호환성과 경쟁력을 강조하며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도태된 노키아, MS, 야후는 호환성 및 활용성이 떨어진다는 공통점이 있었다”며 “즉 모델이 성공하려면 개방성을 띠고 있어야 하며, 비즈니스 모델간 융합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사용자와 개발자를 고착시킬 수 있는 차별성을 제시해야 하는데 글로벌을 표방하는 국내플랫폼에선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조재완 기자> cjw@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