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월부터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부과되기 시작하면서 항공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 항공사들을 중심으로 운임이 소폭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먼저, 국적 항공사들 사이에서의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거리비례 구간제’가 적용되고 있다. 그간 인천~하와이 등 장거리 노선이 인천~오사카 등 단거리 노선에 비해 현저히 적게 부과되는 경우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0원으로 지속되면서, 지난해 3월 마련됐던 ‘거리비례 구간제’가 국적 항공사들을 필두로 비로소 실현됐다.

일례로 대한항공의 경우 500마일 미만부터 1만 마일 이상까지 총 10단계로 나눠, 최소 1200원, 최대 9600원의 유류할증료를 붙이게 됐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500마일 미만부터 5000마일 이상까지 총 9단계로 나눠 최소 1달러에서 최대 5달러를 부과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유류세가 인상되는 상황에 대해 외국적 항공사들 사이에서 아직까지 큰 반향은 없으나, 유류할증료 인상 혹은 운임 인상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외국적 항공사들의 경우 유류할증료를 부과한다고 하더라도, 본사와의 협상에 따라 유류할증료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최근 유류할증료를 인상한 모 외국적 항공사 관계자는 “본래 계약상 1년 동안 유지하기로 했던 유류할증료를 1월 말경 본사에서 갑작스럽게 인상해 컴플레인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며 “국제적 유류비 인상에 본사에서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류할증료를 운임에 포함하고 있는 다른 항공사 관계자는 “아예 본사에서 이번 동계 스케줄 운임을 결정할 때, 유류할증료 부활을 예상해 운임을 소폭 인상했다”고 말하며 “당장 유류할증료를 올리지 않는 항공사들도 아예 운임을 올려서 유류비를 보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동 항공사에게는 이번 유류세 인상이 호재로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류할증료는 통상 유류비용을 항공사가 ‘최저로’ 보장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인데, 산유국 정부를 등에 업은 중동 항공사들은 이 부담이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른 항공사들이 유류할증료를 비용으로 보전해 운임을 인상한다면, 반사적으로 총액운임이 적어질 수 있다.
항공사 관계자는 “유류비가 오르면서 자금 운용능력도 올라가면 운임 인하도 가속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영화 기자> movie@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