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先 랜드 後 여행사… 지역 ‘홍보’ 목적
>> 랜드 ‘단독 부담’은 경계 대상
최근 홈쇼핑 기획 방향이 역(逆)으로 흐르고 있다. 랜드가 주도하고 여행사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여행사가 이끌어왔던 과거와 다소 다른 방식이다. 홍보 갈증을 느끼는 지역일수록 이 같은 양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주 방송된 ‘두바이·세이셸’ 상품은 세이셸 전문랜드인 YRM(크레올한국사무소)이 기획, 모두투어의 러브콜로 GS마이숍에서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방송됐다. 특수지역으로 분류되는 세이셸로서는 사상 첫 홈쇼핑 시도였다. YRM이 세이셸 인지도 제고를 한껏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로 상품을 재구성한 것은 물론, 오픈가를 대폭 낮춰 경쟁력을 확보하자 라이브채널 방송까지 검토됐다. 지역 홍보효과가 높다고 판단되자 양국 관광청에서도 방송을 지원한 것은 물론이다.
또 다른 사례로 작년 11월에는 남미 전문여행사인 비욘드코리아가 ‘쿠바 8일’ 상품을 기획해 롯데관광과 손을 잡았다. 300만 원을 호가하는 해당 상품은 여타 홈쇼핑 상품 대비 높은 단가에도 불구하고 750콜을 기록했다.
기획 측은 특수목적지라는 대중 인식에도 불구하고 사상 첫 쿠바 방송에서 무난한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기존 쿠바 패키지 상품 대비 저렴한 가격과 휴양과 관광을 복합적으로 즐길 수 있는 중소도시를 아우르는 일정이 성과 주 요인으로 꼽혔다. 남미전문가 비욘드코리아가 먼저 그린 밑그림에 롯데관광의 손길을 더해지는 순서로 제작됐다.
같은 달 13일에 방송된 ‘스페인 8일 일주’ 상품 또한 사상 최초로 일요일 22시45분이라는 황금슬롯을 배정받아 전파를 탔다. 이 역시 머큐리투어 선기획, 모두투어 후지원으로 진행됐다. 이처럼 각 지역 전문가들로 꼽히는 랜드 및 전문여행사가 홈쇼핑 상품을 기획해 제안하면, 방송 진행해 최적화된 패키지사들이 검토, 진행여부를 결정하는 순이다. 최근 들어 홈쇼핑 방송이 여러모로 다각화돼가며 이 같은 제작방식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 경우 공통적으로 ‘사상 최초’ 타이틀이 따라붙는데 성과를 가늠하기 힘든 실험적인 상품들이다. 패키지사는 한 발 물러난 상품인 만큼 소규모 여행사들의 부담은 커질 수 있으나 양측은 윈윈(winwin)이라는 설명이다.
한 랜드사 관계자는 “방송료 부담은 다소 있으나 대형 여행사의 브랜드를 빌리고 항공좌석을 해결하는 동시에 갖가지 채널을 활용하는데서 성과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성적이 나쁘지 않은 경우 해당 상품을 직접 진열해 향후 적극적인 세일즈를 벌이기도 해 후속 지원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부 랜드사들은 방송료 전액을 부담하면서 홈쇼핑을 진행하기도 해 이같은 방식이 경계 대상으로도 거론된다.
패키지여행사 관계자는 “자사가 축적한 홈쇼핑DB를 활용함으로써 상품의 실패 리스크를 확연히 낮출 수 있다. 또 상담직원을 비롯한 다양한 리소스를 패키지사가 제공하기 때문에 사실상 양측이 동시 부담을 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조재완 기자> cjw@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