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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9호 2026년 05월 18 일
  • [기자수첩] 어쩌면 페이열정



  • 조재완 기자 |
    입력 : 2017-02-27 | 업데이트됨 : 16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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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을 빌미로 보수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경우, 혹은 일이 지나치게 많다고 느낄 때 우리는 ‘열정페이’라 부른다. 필자 역시 ‘열정페이’라는 생각을 종종 해본다. 혹자는 ‘페이열정하라’고 비꼬기도 한다. 딱 입금된 만큼의 열정과 노력을 보이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내가 열정이라고 여겼던 것은 진짜 열정일까.

 

한 업체 대표가 사무실을 방문했다. ‘지금껏 없던 물건’이라며 작은 기계들을 꺼내는데 가이드와 여행객들을 위한 송수신기였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기존 수신기가 여행사 위주라면, 본인의 기기는 여행객들을 위한 수신기라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가이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수신 기능은 물론, 여행자간 무전 기능, 가이드가 버튼 하나로 전체 인원 수를 체크하는 기능, 가이드가 자유시간 부여하는 기능, 심지어 흩어진 여행객들을 돌아오게 하는 기능까지.

 

작은 기계에 특허 딱지를 붙인 기술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생활밀착형 아이디어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여행업계 사람도 아니었다. 실제 그가 패키지에서 느낀 불편함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 고민 끝에 탄생한 기기였다. 그는 패키지의 단점은 버리고, 여행자 즐거움은 배가시킬 수 있도록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신통방통한 기술을 홍보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가 가진 열정이 특별했다. 패키지여행의 고질적인 문제에서 느낀 아이디어를 실현해낸 열정이 잠깐의 만남에서도 생생히 느껴졌다. 어찌 보면 별것도 아닌 ‘열정’에 감동하고 있는 본인 스스로에도 놀랐다. 아마 그의 고민에서 진심이 느껴졌기 때문일 것이다.

 

솔루션 업체를 운영한다는 그는 본래 자동차에 쓰이는 한 프로그램을 카센터에 제공한다고 한다. 필자의 이해력으로는 무엇인지 알 수 없었으나, 국내 시장에서는 점유율 1위라고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자부심이 느껴졌다.

 

패키지 고객이 가져온 ‘패키지 업계를 살릴 기기’가 당차지 않나.

 

물론 모바일 하나로 모든 걸 해결하는 시대에 그가 들이민 새로운 기기 역시 정답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업계가 아닌 외부에서 해답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면 내부에서는 열정적인 고민이 이뤄지고 있는지 자문해 본다.

 

패키지라는 포맷 자체가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수요는 줄어들고 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또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이가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시장은 OTA로 고객은 FIT로 향해가는 현 여행시장에서 우리는 기술에 목을 매고 있다. 하지만 어쩌면 패키지는 기술에 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진짜 솔루션에 이르게 하는 건, 그와 같은 열정일지 모른다는 희망이 반가웠다.

 

<조재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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