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른바 ‘객실전쟁’ 중인 사이판이 심각한 현지 인력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는 객실부족을 토로하나 현지에서는 객실보다 인력 수급 문제로 여행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이판에 거주하는 상당수의 외국인 노동자가 보유한 CW-1 비자 발급 상한인원을 미 정부가 매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CW-1비자(The CNMI-Only Transitional Worker Visa)는 외국인 노동자가 1년 주기로 갱신해야 하는 단기 비자로, 사이판 전체 경제활동 인구의 절반이 해당 비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간 사이판의 외국인노동자들은 큰 어려움 없이 해당 비자를 갱신해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적극적인 중국자본의 호텔 개발과 함께 대규모 인력이 급격히 유입되며 상황이 급변했다. 밀려드는 해외자본에 오히려 현지 거주민들의 생계가 위협받는 상황이 초래되자 미 정부는 지난 2011년부터 CW 비자발급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발급 상한인원이 매년 감소하자 취득 경쟁도 치열해졌다. 2011년 발급최대치는 2만2417명이었으나 2017년에는 1만2998명까지 줄었다. 실제 비자 수요에 못 미치는 인원이다.
이에 작년 10월에는 2017년도 CW-1 비자 발급이 시작된 지 14일만에 상한인원인 1만2998명이 신청해 접수가 마감됐다. 신청하지 못한 외국인 근로자는 본인 비자만료일로부터 10일 이내 떠나야 한다. 이에 1300여 명의 외국인근로자들이 당장 일자리를 잃을 상황에 처하자 현지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북마리아나제도호텔협회를 비롯한 현지 교민들 역시 정부에 지속적으로 비자발급요건의 개선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현재 사이판 호텔 개발은 계속해서 이뤄지는 반면, 비자발급이 어려워지자 개발에 제약이 걸린 것은 물론, 기존의 객실 운영도 100% 오픈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들이 객실이 없어 고객을 받지 못하는 게 아니다”며 “CW비자 발급이 어려워져 직원 수급이 여의치 않다 보니 있는 객실도 풀지 못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민국 업무가 미연방정부에 달린 만큼 관광청 본청 역시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트럼프 정부가 연방의회에서 외국인 비자신청 조건을 강화하는 법안을 추진하면서 발급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또 다른 호텔 관계자 역시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호텔 목표치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직원을 채용한 상황에서 이들의 50%가 CW비자 보유자”라며 “사람이 없으니 잠도 못 잘 상황이다”라고 토로한 바 있다.
한편, 지난 1월 북마리아나제도를 방문한 한국인 방문객은 전년동기 대비 83% 늘었다. 지난해 LCC가 적극 취항하며 공급좌석이 50% 이상 늘어난데 따른 성장세로 사이판 인바운드 시장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조재완 기자> cjw@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