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감각에는 역치와 실무율이라는 개념이 있다.
역치는 매운 음식을 계속 먹은 후 덜 매운 음식을 먹었을 때 그것이 맵게 느껴지지 않는 것처럼, 큰 자극을 받았을 때 그보다 약한 자극에는 반응하지 않는 것이다. 실무율은 감각기관이 받아 들일수 있는 감각 수준 이상은 느끼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온라인 비즈니스에도 역치와 실무율의 개념은 그대로 적용된다.
모바일 환경이 도래하며 실무율은 더욱 축소됐고, 한정된 공간 안에 비집고 들어가려 는 주체들은 더 자극적인 것을 준비한다. 이렇게 하다보면 역치는 더욱 올라가게 되고 여기에 미치지 못하는 이들은 사라지기 마련이다.
역치에 도달하지 못하여 가장먼저 시들해지기 시작한 대상이 바로 앱이다. 현재 앱스토어에는 iOS 앱스토어 기준으로 200만 개 이상의 앱이 등록돼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최근에 다운 받아 본 앱이 무엇인가?’라고 물어보자. 쉽사리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예전에는 뉴스를 보고 싶으면 뉴스앱을 다운받았고 쇼핑을 하고 싶다면 쇼핑 앱을 켰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들을 대체한 것인가?
바로 Facebook, Instagram을 주축으로 한 SNS 생태계다.
Facebook 타임라인을 훑어보자. 우리 일상에서 필요하거나 필요하진 않더라도 시간을 떼우기 위해 소비하는 모든 것이 Facebook 타임라인 안에 다 들어있다.
이제는 Facebook 타임라인안에서도 역치와 실무율의 개념이 적용되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한 텍스트와 이미지 콘텐츠가 주를 이루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스토리텔링이 들어간 글과 이미지를 엮어 만든 카드형식의 콘텐츠가 유행했다.
카드 형식의 콘텐츠가 타임라인을 뒤덮게 될 때 쯤 고퀄리티의 영상들이 타임라인에 등장하며 우리의 역치를 높이고 있다. 올해는 동영상을 넘어서 실시간 콘텐츠인 Live 영상이 유행하게 될 것이라고 다들 예상하고 있다.
더 높은 역치를 만족시키기 위한 SNS 상 콘텐츠들이 요구하는 수준은 더욱더 높아져 가고 있으나 문제는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비해 대응할 인력과 자금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모든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는 이렇다 할 황금률을 제시할 수는 없겠으나 필자의 경험상 SNS 콘텐츠가 가져가야할 최소한의 원칙은 이야기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첫째로 전파하는 입장에서 선택받는 입장으로 바뀐 커뮤니케이션의 지형상 “나 좋은 사람이에요 알아주세요” 의 어법은 통하지 않는다. 대신 “당신의 이러한 문제를 풀어 드리겠습니다” 와 같은 서비스의 어법으로 대체해야 한다.
또한 흘러가는 타임라인 안에서 수용자의 관심을 잡아 둘 수 있는 시간은 매우 작기 때문에 메시지는 명확하고 간결해야 한다. Facebook, 카카오스토리, 밴드 등 다양한 플랫폼의 타깃과 그에 따른 역치와 실무율의 발전단계는 다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형식의 콘텐츠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2016 F8 기조연설에서 “메신저 챗봇 앱은 앞으로 5년 간 페이스북의 중심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Live 콘텐츠가 뒤덮인 타임라인에 피로를 느낀 수용자들은 타임라인 자체를 벗어나 인공지능이 내게 필요하고 좋아할만한 콘텐츠만을 바로바로 가져다주는 메신저로 옮겨갈 것이다.
타임라인에서 메신저로 옮겨가는 과정에 업계의 패러다임은 다시금 흔들릴 것이다. 그리고 이 분야에서도 역치와 실무율의 법칙은 그대로 적용될 것이다.
-맹주영 인공지능 연구가
philogrammer@me.com